오늘부터 디제잉 - 국내 1호 디제이 코디네이터가 전하는 가장 트렌디한 취미생활
장규일 지음 / 청림Life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오늘부터 디제잉 (2106년 초판)
저자 - 장규일
출판사 - 청림Life
정가 - 15000원
페이지 - 171p

 

 

더할나위 없는 디제잉 입문서

 


학창시절 'Marilyn Manson'을 신봉하며 콘서트 까지 다녀올 정도로
New Metal에 심취했었다. 그땐 그렇게 메탈을 들으며 머리좀 흔들어야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반항기로 푸는거라 생각했었더랬다.
그러다 EDM을 처음 접하게 된게 군 입대 후 후임과 함께 휴가를 맞춰
클럽데이로 열풍을 올리던 홍대 클럽에 출입하면서 였다. 데낄라로
알싸하게 취한 상태에서 피를 솓구치게 만드는 무아지경의 빠른 BPM의
일렉트로 뮤직은 내겐 컬쳐쇼크 였었다. 그렇게 클럽 출입 후 Trance
부터 House 등등 점차 여러 종류의 EDM을 찾아 듣게 되었고, 어느덧
십수년이 지났다....-_- 배불뚝이 아저씨가된 지금은 홍대 클럽 출입은
진즉에 그만 뒀고 그저 유명 DJ들의 음악을 헤드폰으로 듣는데 만족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그러다 이 디제잉 입문서를 발견하고....이제 듣기만
하는데서 나도 한번 도전해 볼까? 라는 의욕을 아주....아주 조금

가져봤다...-_-

 


때마침 이 책을 접하기 바로 얼마전 와이프와 애들을 처가에 두고 홀로
'월드디제이페스티벌'을 다녀온 것도 딱 타이밍이 맞는것 같기도 하고...
그저 EDM이 좋아서 좋아하는 뮤지션의 디제잉을 직접 보고 듣기 위해
적지 않은 티켓비용을 지불하고 먼거리를 홀로 다녀온것도 디제잉에
대한 의욕이 아주...아주 조금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도 해봤다.

 


어쨌던, 이 책은 낮에는 회사원으로, 퇴근후에는 디제이로서 활동하는
회사원 디제이가 쓴 책이라고 한다. 작가도 디제이에 대한 열망 만으로
디제이 학원 수업도 받아보고, 고가의 학원비를 날리기도 하는등 여러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어엿한 디제이로서 '퇴근후 디제잉'이라는
직장인 디제이 커뮤니티(www.afterworking.com)를 운영하는 운영자라고
한다. 가재는 개편이라던가...일과 취미의 병행이 얼마나 힘든지 경험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디제이가 되는 길을 알기쉽게, 직장인
디제이의 입장에서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같은 직장인도
한번 도전해 볼 수 있겠는데...라는 작은 희망이 불씨를 일으켜 주었다..

 

 

일단 이 책은 나같이 EDM음악을 좋아해서 듣기만 하던 리스너가 디제잉에
약간이나마 관심이 갔을때 읽기에 아주 좋은 디제이에 대한 입문서로
딱이다. 좋은 디제잉 학원을 고르는 법이나 간단한 디제잉 장비에 대한
가격과 기능 설명, 간단한 믹스셋 만드는 법 등등 여러 팁들이 알기쉽게
설명되어 있다. 글로 이해하기 어려운 믹싱 스킬은 QR코드를 통해
동영상으로 보면서 배울수 있어 유익했다. '연애를 책으로 배웠어요.'
처럼 이 책만으로 복잡한 디제잉을 배운다는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고 초보 이론 정도를 배우기에 좋은 책인듯 싶다. 이 책으로 입문하고
작가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에서 정보 교류를 하면서 디제잉 학원을 다니는게
베스트라고 작가는 언급하고 있다.

 


이십대때 여친에게 선물하기 위해 각 EDM음악을 음악 편집 프로그램으로 
페이드 기능을 넣어 끊김없이 한곡으로 만들어 선물했던 적이 있다.
머...어설프나마 나의 첫 믹스셋이라고도 할 수 있을것 같다. 이,삼백만원의
고가의 DJ장비를 구입하여 디제잉을 시작할 수도 있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디제이 앱으로 패드나 휴대폰으로 디제잉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천리길도
한걸음 부터 아닌가...나도 앱으로 먼저 디제잉 첫 걸음인 비트 매칭부터
시도해 봐야 겠다.

 


그나저나...10월에 열리는 스펙트럼 뮤직 페스티벌도 가고 싶어은데...흠...
와이프가 허락해 줄런지...ㅠ_ㅠ 뭐든....솔로일때 먼저 저지르는게 제일이다.

그것이 인생의 진리....

 

 

 

[2016 월디페 워터워 습격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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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 2부 암흑의 숲
류츠신 지음, 허유영 옮김 / 단숨 / 201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삼체 2부 암흑의 숲 (2016년 초판)

저자 - 류츠신

역자 - 허유영

출판사 - 단숨

정가 - 16800원

페이지 - 705p





레전드로 남을 두번째 삼체





약 450페이지의 [삼체 1부]를 보고 바로 700여페이지의 [삼체 2부]를

완독했다....추석 명절 몇일을 빼니 거의 열흘에 걸쳐 천백여 페이지를

독파한것 같다. 애들 재우고 잠들기전에 짬짬이 시간내 읽은것이 

열흘이니 나름 선방한것 같은데...사실 1부도 꽤 두껍다 싶었는데 2부를 

보고 두께에 깜놀 했다.-_-;; 1부는 실존 과학이론으로 무장한 하드SF

스토리로 페이지 넘기기가 쉽지 않았는데, 다행스럽게도 2부는 과학이론

보다는 본격적인 스토리 진행에 치중하여 1부에 비해 훨씬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물론 하드적인 요소가 배재된것은 아니다.)

1부도 높은 완성도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는데, 2부는 그 완성도에  

재미와 감동을 녹여내 한층 더 격을 높여 놓았더라.....ㄷㄷㄷ




이번 2부는 1부의 결말로부터 몇년 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1부의 주요 등장인물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2부는 새로운 

인물들로 새롭게 진행된다.(다행히 제일 매력넘치던 스창은 계속 등장한다.)

좀더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으로 초반 누가 누군지 헷갈리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1부엔 없던 등장인물 소개 페이지가 첫페이지에 있어  

앞으로 돌려가며 읽으니 그나마 도움이 되었다. 시리즈는 총 3부작인데, 

지금까지 본 바로는 1,2부 모두 연작이 아니라 독립된 개별 작품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깔끔한 결말을 보이고 있다. 1부도 그렇지만 2부의 

결말은 감동적이기 까지 한데...과연 3부는 어떻게 진행하려는 건지...





삼체 1부(스포가득)

인간에게 실망한 한 여성이 어느날 태양이 거대한 전파 증폭기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태양을 이용하여 머나먼 우주로 전파를 쏜다. 

그로부터 몇년 뒤, 우주에서 응답이 왔으니....'대답하지 마라

다시한번 신호를 보낸다면 너희들은 멸망할 것이다'란 내용이었다...

이미 인간에게 절망한 여성은 다시한번 신호를 보내고.......

그 신호를 계기로 태양계에서 4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 삼체종족은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 공격 선단을 출항시킨다. 각 국의 정보요원

들은 과학계의 이상현상을 조사하다 삼체 선단이 400년 후 지구에 

도착하는것을 알게되고, 인류와 삼체인과의 최후의 싸움을 위해 

준비하는데....




삼체 2부

인류가 400년 후 삼체선단의 습격 사실을 알게 된지 얼마 후 

삼체인이 쏜 지자의 영향으로 기초 과학은 정지상태로 더이상의 

발전을 할 수 없고, 지자를 통해 전 인류의 일거수일투족을 

삼체인에게 감시 당하게 된다. 모든것을 감시당하지만, 인간의

마음만은 꿰뚫어 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인류는 UN과 

각국의 정상들과 함께 면벽자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인류의 

대표로서 4인을 선발하여 지자의 감시로 속에서도 400년 후 

삼체인에 대항할 수 있는 전력을 짜내게 한다. 각각 4인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삼체인데 대항할 전력을 짜내고, 삼체인은

지구의 삼체 추종세력에게 지령을 내려 면벽자에 대항할 

파벽자 프로젝트를 개시하는데......





면벽자와 파벽자(삼체인)의 대립이 200년에 걸쳐 장대하게 펼쳐진다.

더불어 '아서 클라크'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모노리스의 

오마주격인 삼체인 탐측기의 첫번째 컨택트 장면은 전율이 일 정도로 

높은 텐션과 흡입력을 보여준다. 아...뭐라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재미

있었다.....700페이지가 점차 줄어드는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던건 

이 작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이 작품이 여타 SF 소설들과 다른점은 동양의 

작가가 선보이는 오리엔탈 적인 철학이 절묘하게 녹아 들었다는 점이다.

삼체인은 지자를 통해 인류의 모든것을 관찰하는 관찰자지만 작품에서는 

미래를 꿰뚫어 보는 거의 신과 다름없는 전지전능한 외계인으로 묘사된다. 

그러면서 부처와 중생의 선문답과 같은 삼체인과 인간의 대화가 이어지면서 

묘한 동양적 정서가 듬뿍 담긴 독특한 분위기의 SF작품으로 거듭난다.

비단 이런 분위기는 중국 SF이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중국은 바로 몇일전 무인 우주 실험실인 천궁2호를 우주 로켓으로 쏘아 

올리는데 성공했다. 우리나라가 나로호로 삽질하는 동안 중국은 경이로운

실적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_-;;; 작품속 삼체인은 인류의 과학 발전을

막기위해 물리학을 정지 시켜 버린다. 모든 과학의 기본을 물리학으로 보기 

때문이다. 나는 물리학에 앞서는 것이 과학적 상상력...바로 SF라고 생각한다.

지금 중국은 아시아 최초 휴고상을 수상하며 SF의 질적 향상을 이뤄 냈다.

과연 우리나라의 SF는?.....장르소설이라는 3류 문화의 꼬리표를 달고 아직도 

공상과학이라는 문구로 소개되는 현실이 아쉽다....  




어쨌던...[삼체 1부]가 출간된지 3년만에 2부가 출간됐다. 북커버 디자인도 

말끔하게 새로 뽑았고, 중국내 영화 개봉도 내년으로 다가온 만큼.....

과연 3부는 언제 출간될지 사뭇 궁금해지면서...부디 3년보다는 덜 걸렸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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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에서
김상묵 지음 / 모비딕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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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에서 (2016년 초판)

저자 - 김상묵

출판사 - 모비딕

정가 - 12000원

페이지 - 291p




한계에서....





[한계에서]라는 제목과 함께 힘차게 도약하는 우주선의 삽화.

한계에 직면한 자들이 어떻게 그것을 극복하고 한계를 넘어서는지

에 대한 이야기일거라는 상상과 함께 책을 펴들었다.

실로 오랜만에 읽는 국내 작가의 SF였고, 간간이 읽었던 짤막한 

단편이 아닌 본격 SF 장편이라는 기대감, 한국형 디스토피아라는

익숙한 배경과 개성적인 설정이 어우러지면서 기대감을 배가 시켰다.





광속 우주선을 개발하여 우주를 정복하겠다는 인류의 희망은 

첫 비행의 실패로 형편없이 패대기 쳐진다. 이후 두번째 실패 후

한계를 뼈저리게 경험한 인류는 더이상의 도전을 접고 생명연장

기술에 집중한다. 하여 마침내 유전자 기술로 창조해낸 더미를

사용하여 전뇌화에 성공하고 한 인간이 최대 8번의 젊은 몸뚱이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시술을 받을때마다 이름을 더하는 행태가

자리잡는다. 대부분의 경우 전뇌화 되고 남은 몸뚱이는 바로 

심장이 정지하여 폐기 되지만, 간혹 백번에 한번꼴로 영혼이 

빠져나간 몸뚱이에 새로운 영혼이 깃들어 깨어나는 경우가 발생

하고....그런 자들은 허깨비로 남은 여생을 살아가게 된다.

어느날 허깨비로 깨어나 남은 여생을 살아가는 85세의 

'김 수지 다비치 소접시 백이십 종묘 메밀 준'에게 '김 수지 

다비치 소접시 백이십 종료 메밀 칠 준'이 나타나 자신과 함께 

여행하길 제의 하는데.....





뒷 표지에 소개되는 대강의 줄거리만 봤을땐 허깨비 메밀과 칠이

자신의 정체를 깨닫고 반인륜적인 생체 복제 더미 시스템에 맞서

한계를 딛고 체제를 전복하는...(영화 아일랜드 같은) 스펙터클

하드보일드 SF 스토리가 전개되지 않을까 했는데...뭐랄까..

이 작품은 좀더 현학적(?), 철학적이랄까...허깨비지만 자신의 

이름에 대한 히스토리를 알아내고 그로 인해 편견과 정체성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험난한 여행을 떠나는 메밀과 칠은 그 여정 

만으로도 한계에 대한 저항의 의미를 담고 있고 하나 하나 이름의

의미를 찾으면서 점차 성숙해가는 성장 소설의 면도 보이는 것 

같다. 




작품 전반적으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숨만쉬며 여생을 살아가는 

똥같은 인간 군상들이 즐비한 암울한 분위기와 거듭되는 환생의 

부작용으로 생식능력이 저하되어 인류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도시의 자정작용이 중지된, 폐허와 다름없는 을씨년 스런 디스토피아

서울의 모습은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한국 작품이기에 느낄 수 

있는 그런 정취를 담고 있었다. 이름만 하더라도 누구나 알고 있는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의 패러디 아닌가...이 얼나마 한국적

인가....-_-;; 복제인간, 궤도 엘리베이터, 광속 우주선, 전뇌 이식 

등등 익숙한 SF적 요소들을 적절히 잘 버무려 이정도 뽑아 냈으면 잘 

뽑아내긴 한거 같은데, 또 치밀하게 설계된 설정은 아닌듯 하여 

인과에 대한 설명이 아예 없거나 빈약한 부분으로 인해 흐름이 끊기는 

아쉬운 경우가 좀 있었다.




어찌됐건, 더이상 과학이 한계에 직면하여 정체되고, 인류는 점차

고령화 되는 상황에서 환생 기술을 발견하는.. 근 미래에 있음직한 

세상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는것 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가치는 

충분한듯 하다. 더불어 메밀과 칠이 어떻게 한계를 극복하고 

넘어서는지, 자신의 의지로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는 하루하루 한계에 

직면하고 그 한계를 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 할 

거리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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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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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2016년 2쇄)
저자 - 박연선
출판사 - 놀(다산북스)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94p

 

 

농촌 생활 밀착형 미스터리

 


가입된 도서 카페에 서평 이벤트가 열려 신청하였는데, 운좋게도
당첨 되었다...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한국형 코지 미스터리라는
문구를 보고 코지 미스터리가 뭐지?...라는 생각에 찾아보니
Cozy Mystery로 선정적이거나 잔인한 묘사가 배제된 일상생활에
일어나는 소재의 미스터리 작품이란다...허허...선혈이 난자하는
잔혹하고 섹스가 난무하는 선정적 작품을 좋아하는 나로선 처음
듣는 용어일수 밖에...-_-;;; 어쨌던, 코믹한 표지 삽화나 2중,
3중에 걸친 띠지 등등 요소 요소 공들인 흔적이 가득하고, 작가가
무려 [연애시대]의 작가라는것 때문에 취향이 아님에도 신청하게
되었다...한창 시절 감각적이고 아련했던 한드 [연애시대]에
열광했었는데...그 작가의 첫 미스터리 장편이라니...웬지 기대가
되더라....

 


일단 펴들고 읽다보면 백여페이지는 훌쩍 넘어갈 정도로 가독력은
최고였다. -_- 코믹적인 상황과 요소 요소 진지한 스토리 전개가
스무스 하게 어우러져 책속으로 빨려드는 흡입력을 보여주더라.

'정신 놓고 웃다보면 시체보다 차가운 현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뒷 표지 문구 딱 그대로 이다...키득 거리며 읽다보면 어느새
더럽고 추악한 현실을 그대로 직면하여 마지막 장을 덮을땐
뒷맛이 씁쓸한 개운치 않은 느낌을 받게되는.... 머..그럼에도불구하고
이야기의 복선이나 결말, 반전 등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여
작가의 첫 미스터리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것 같다.

 

 

 

첩첩산중인 충남 운산군 산내면 두왕리...이곳에서 3수생 백수
강무순의 할아버지가 운명을 달리하고, 장례식차 모인 가족들은
홀로남은 팔순의 노모 홍간난 여사를 염려하여 강무순을 남겨둔체
조용히 도주한다. 그리하여 홍간난 여사와 단둘이 남게된 무순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한없이 바지런한 홍간난 여사와 달리
빈둥대는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한체 하루하루 소일거릴 찾는 무순은
어릴적 자신이 그렸던 보물지도를 찾고, 지도에 표시된 곳에서
'다임개술'이라 적힌 오래된 영양제 상자속에 담긴 젖니, 자전거를
탄 소년이 조각된 목각인형, 낡은 배지를 발견한다. 이를 본 홍간난
여사는 15년전 마을에서 일어났던 4명의 소녀 실종사건을 떠올리고,
흥미가 동한 무순은 종가집 미소년과 홍간난 여사와 함께 실종된
소녀들의 흔적을 더듬어 가는데.....

 


실제 지명인가 싶어 찾아보니 안나온다...가상의 지명인듯...-_-
하지만 작품속 히로인인 홍간난 여사는 그저 가공의 인물로 그치지
않고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캐릭터이다. 우리가 상상해 봄직한
시골 할머니의 이미지를 모두 포용한다.....함께 해로한 남편을
묻고서 호박잎 쌈을 한입 가득 머금는 억척스럽고 무뚝뚝 하지만
속으론 잔정 깊은 우리네 할머니의 모습 그대로다. 새벽 5시부
일어나셔 집안이 떠나가라 TV 볼륨을 높이고, KBS1에서 8시반에
하는 일일 드라마를 애청하시고, 9시 뉴스가 끝나면 주무시던
우리 할머니가 절로 생각 나더라....강무순 여사야 말로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분위기 메이커이자 실질적 주인공인듯 싶다...

 

무순과 미소년이 탐문을 통해 사라진 4명의 소녀의 비밀에 접근해 가는
미스터리적 요소도 좋았다. 여러 가지로 상상해 볼 수 있는 떡밥을
꾸준히 던져 주면서 실마리를 풀어가는 과정이 Cozy 답게 과하지 않고
적정 선을 유지하는듯 하다....부담없이 재미있는 작품이랄까...
코지미스터리도 나름의 매력이 있는 장르라는걸 알게되었다.

 

간난 여사와 무순이 콤비로 나오는 후속작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캐미가 사는 캐릭터 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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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린의 살인광선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준수 옮김 / 마마미소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완역으로 다시금 세상에 나온 러샤 SF

 


[위험한 낙원]이라는 제목으로 1991년에 출간됐던 이 작품이 새롭게 번역, 출간된다는

소식을 얼핏 듣고 있었는데 드디어 출간 되었다. 작가는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레프 톨스토이'가 아니라 SF작품을 주로 써낸 '알렉세이 톨스토이'이다. 이 작가의 작품으로

지만지에서 출간된 러시아판 유토피아를 그린 [아엘리타]와 위에도 언급한 91년도에 출간된

[위험한 낙원] 단 두권 뿐이다. 머...작가의 손녀의 작품 [키시]도 09년에 출간된바 있다.

위 책들 전부 읽었었고, 이 작품 역시 13년도에 [위험한 낙원]판본으로 먼저 읽었었다..

다만 안타깝게도 [위험한 낙원]판은 일어 중역으로 번역의 질이 가히 참혹한 수준으로 

읽다가 집어던진..내게는 매우 않좋은 기억의 작품이었다...ㅠ_ㅠ

 

 

다행스럽게도...이번에 출간된 [가린의 살인광선]은 진정 [위험한 낙원]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양질의 번역 수준을 보여주고 있어 무사히 완독 할 수 있었다.

두번째 읽는 작품이지만 마치 처음 읽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할 정도로 번역이 잘되어있는

작품을 읽는 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출판사 마마미소의 그동안 출간된 라인업을 보니 SF의 고전..'알렌산드르 벨라예프'의 

[물고기 인간]이 라인업에 떡!하니...있더라는...그 외에도 여러 러시아 작품들이

출간되어 러시아 작품을 전문적으로 출간하는 출판사라는것을 알 수 있었다......

더불어 아무도 모르게 묻혀있던 주옥같은 러시아 SF를 앞으로도 소개해주는 엄마미소

짓게 만드는 출판사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죽음의 살인광선을 발명한 엔지니어 가린은 자신의 발명품을 이용하여 세상을 휘어잡는

독재자로 거듭나고자 자신에게 필요한 인물들을 가차없이 이용해 먹는다. 그의 이상향을

실현시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막대한 자본이라 느낀 가린은 미국의 화공산업 부호

롤링에게 동업을 제의하고자 한다. 롤링에게는 매혹적인 사업파트너이자 연인 조야가 있었고,

조야는 가린의 살인광선 소식을 접하고 롤링에게 가린을 살해한뒤 살인광선을 취하자고

롤링을 설득시켜 암살자들을 가린에게 보낸다. 수차례 목숨을 잃을 위기를 가린의 재기로 

극복하고 드디어 롤링과 조야와 가린은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데.......

 



초반엔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범인을 찾는 형사와 가린의 숨바꼭질이 추리 분위기로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이후 가린과 롤링이 전면에 나서면서 모험이 가미된 정치 경제

소설로 가고, 후반부엔 지구 맨틀을 굴착하면서 지구과학SF의 향기가 나다가 결말부엔 

유토피아/디스토피아의 요소까지....실로 여러 장르가 혼합된 장르 선물 세트 같은 

구성을 보인다. 이야기의 구성이 약간 엉성한 면이 간혹 보이기도 하지만, 가린의 끝없는 

욕망과 집념, 번영과 몰락이 560여페이지에 걸쳐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야기의 주축이 되는 살인광선은 사실상 조악한 수준이다. 살인광선을 쏘기 위해 발광

물질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 라이터로 불까지 붙여야 사용할 수 있는 번거롭기 짝이 없는

무기 이지만, 일단 발동만 되면 파괴력은 극강으로, 마을 전체를 초토화 시키고 이 광선으로

지층 밑 멘틀까지 뚫어 버린다. 빛을 집약시켜 산란 없이 집약하여 막강한 파괴력을 가진 

광선으로 만든다....이 작품의 살인광선이 바로 '레이저'의 시조라고 한다. 이 작품을 

읽고 영감을 받아 과학자 '찰스 타운스'는 레이저를 발명 했다고 하니....실제 과학에 일조한 SF인듯...


 

러시아 작가의 작품 답게 작품 내내 민주주의를 조롱하고 개혁적 혁명을 강조하는 언급에 많은

부분을 할애 하고 있다. 또한 1920년대에 쓰여서 그런지 1차 세계대전 이후의 경제, 정치

상황을 배경으로 유독 독가스 공격이 많이 묘사된다. 세계사에 관심이 없어 잘은 모르지만

1차 세계대전 당시엔 무차별로 독가스 공격이 자행됐고, 이후 인도적 차원에서 독가스

사용 금지 조약이 체결 된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도 민간인에게 살포되는 독가스 

공격이 아무 거리낌 없이 빈번히 묘사된다.(21세기를 살고 있는게 얼마나 다행인가?..)

어쨌던 간혹 단점들이 보이기도 하지만, 1920년도에 쓰인 작품인걸 감안한다면, 재미나게 

가린의 모험에 동참 한것 같은 느낌이다. 허무한듯 하면서 유쾌한 결말도 마음에 들었고

어떨땐 광기에 휩싸인 냉철한 또라이 독재자 였다가, 어떨땐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면서 

까지 동료의 믿음을 얻으려는 뜨거운 야심가 무한 긍정인 가린의 성격이 참 매력적인것 같다.

 

  

 

 

* 자...구판과 신판의 번역 비교를 해보자...소설 첫 도입부를 비교해보자면..


[위험한 낙원]판본

파리의 사업계 모두가 점심 식사를 위해 마제스틱 호텔에 모이는 때였다. 그곳에서는 

프랑스 사람만 빼고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모인 사람들을 만날수 있었다.

상담은 요리가 나오는 짬짬이 이루어졌고 오케스트라의 음악과 콜크 마개따는 소리,

여자들의 잡담 속에서 계약서가 만들어졌다.

 

[가린의 살인광선]판본

그해 봄 파리의 마제스티크 호텔은 아침마다 비즈니스 파트너와 조찬 회동을 갖기 위해

모여든 사업가들로 북적거렸다. 이 호텔에 가면 프랑스 국민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모범적인 인사들을 만날 수 있다.오케스트라의 선율,

병마개 따는 소리, 재잘거리는 여자들의 목소리가 뒤섞여 분위기가 어수선한 레스토랑에서

상담이 이루어지고 거래가 성사되고 있었다.

 

 

음....뭔가...구판본은 축약판인가?...-_-;;;; 보라..확연히 차이나는 번역의 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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