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이유 버티고 시리즈
이언 랜킨 지음, 최필원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치명적 이유 (2017년 초판)
저자 - 이언 랜킨
역자 - 최필원
출판사 - 오픈하우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431p

 


현실적 공포

 

전 컬렉션이 출간된지 3개월 안에 50만부 이상 팔려나간다는 유럽 범죄문학의 초인기작이자 '존 리버스' 탄생
30주년이 되는 해에 시리즈 여섯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벌써 여섯번째 이야기지만 '존 리버스'시리즈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고로 리버스 경위의 명성도, '이언 랜킨'이 얼마나 인기 작가인지도 전혀
모른채 접하게 되었는데, 강력 범죄에 대한 투박하면서도 끈질긴 수사 방식과 중요한 순간에 긴장을 풀어주는
듯한 리버스의 영국식 조크에 빠져드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특히 주인공인 리버스 경위는 여타 범죄 소설에서
보여주는 독불장군식 마초형 주인공과는 달리 여자친구 몰래 매력적인 여성에게 흔들렸다가 호되게..아주 오지게
호되게 봉변당하고 막상 따지러 가서는 꿀먹은 벙어리가 되버리는 인간적으로 약간은 빈틈이 있는 사람으로 그려져
뭔가 친근한 매력이 들게 만드는 캐릭터였다. 작은 단서들을 끈질기게 파헤쳐 점차 거대한 음모와 배후를 파헤치는
리버스의 수사 방식은 탄탄하고 치밀한 구성과 잘짜여진 얼개식 구조와 맞물려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한채 집중
하여 보게 만드는 마력을 가진 작품이었다.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서 벌어지는 국제페스티벌로 정신없는 와중에 숨겨진 지하 거리에서 참혹하게 살해
당한 남성의 시체한구가 발견된다. 양쪽 팔꿈치, 양쪽 무릎, 양쪽 발목 그리고 머리에 총격을 받아 사망한 소위
식스팩이라 불리는 고문을 당한 남성의 수사를 위해 리버스 경위가 스코틀랜드 수사반으로 파견되어 차출되게 되지
만 기존의 수사반 맴버들은 리버스 경위를 적대시 하며 대놓고 수사를 방해하기에 이른다. 리버스 경위는 같은
경찰 동료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동료인 농부 왓은, 홈스, 쇼반 클락 경찰의 도움을 받아 차근 차근 단편적
단서들을 짜맞춰 거대하게 도사린 음모의 진실을 향해 다가간다. 리버스는 수사중 잔인하게 죽은 남성이 자신이 직접
체포한 갱단의 두목 캐퍼티의 숨겨진 아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감옥으로 캐퍼티를 만나러 가는데.....

 

다른 시리즈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이번 작품은 영국의 역사를 조금은 알아야 손쉽게 즐길 수 있을것 같다.
초반부터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파벌주의와 교파 분열에 따른 내전 등으로 점철된 역사와 그로 인한 영국, 스코틀랜드인
간의 반목과 적대감의 이유를 알아야 사건의 진상을 따라갈 수 있다. 또한 내전으로 파생된 수많은 과격단체들(IRA,
로열리스트, 얼스터, SaS 등등)이 쉴새없이 튀어나와 용의선상에 오르니 하나씩 언급될때마다 검색질을 하긴 했는데,
방대한 영국의 역사와 종교분쟁과 관련된 급진과격 단체들에 대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었다. ㅠ_ㅠ 전혀
몰랐는데 영국도 엄청난 혼란과 혼돈의 역사를 가진 복잡한 나라 더라는...(초반에 잘 파악해 둬야 후반까지 헷갈리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좌우간....잔인하게 고문당해 죽은 시체를 필두로 그야말로 현재 유럽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는 과격분자의
대테러 사건으로 발전되어 가는 사건의 양상을 보고 있자니 무고한 시민을 이용해 자신들의 신념을 이루려고 하는
또라이 기질을 가진 인간이 얼마나 위험한가를..사회적 안전에 얼마나 치명적 이유가 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준다. 신념은 일반적인 개인이 이루기 어려운 일을 해내게 만드는 동력이기도 하지만 유년시절부터 주입받은 정교
분쟁에 대한 과격주의 성향과 만나게 되면 가난한 떠돌이 청년을..정의감 넘치는 경찰을...평범한 프로그래머를....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반 시민들을 한순간 테러리스트로 만들어 버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멀리 중동까지 갈것도
없이 영국이라는 작은 땅덩어리 안에서도 이런 뿌리깊은 종교 갈등이 있을 줄이야....-_- 바로 내옆의 나와 가까운
직장 동료가 올여름 테러 위협 때문에 스페인 여행을 취소하는걸 보고 있자니 이런 종교적 대의에 의한 허울뿐인
명분이 얼마나 위험험할 수 있는지 현실적 공포로 다가온다.

 

치명적인 테러 진압을 위해 범죄자의 손까지 빌리는 리버스의 의지나 실적을 위해 동료 경찰에게 까지 함정을 파놓고
덫에 걸리길 기다리는 특수부 요원, 목표를 위해 빈민가 소년들도 서슴없이 범죄에 이용하는 어른들, 자신의 나와바리
를 지키기 위해 폭탄 테러를 계획하는 청년, 아들을 잃고 피의 복수를 맹세하는 갱단 두목 등등...하나같이 읽는것
만으로도 피로해질 정도로 광기에 휩싸인 인물들이 한트럭은 등장하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며 이야기의 완급을 조절
하니 타탄 누아르 제왕이라 불리는 작가의 명성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암울하고 어두운 영국에 치명적 음모가
도사리는 에든버러 '크라임' 페스티벌에 흠뻑 빠져들게 된것 같다.

 

그나저나 한달에 한권씩 출간되는 것 같은 버티고 시리즈는 정말 추진력이나 기획력에서 여타 스릴러 시리즈를 압도
하는 행보같아 놀라울 따름이다. 엄선된 컬렉션 모두 재미와 작품성을 지닌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니 다음 작품은 어떤
명작이 초이스 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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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허 아이즈
사라 핀보로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비하인드 허 아이즈 (2017년 초판)

저자 - 사라 핀보로

역자 - 김지원

출판사 - 북폴리오

정가 - 15000원

페이지 - 532p




웰메이드 심령 심리 스릴러




얼마전 읽었던 [비하인드 도어]와 제목도 비슷하고 출판사 플롯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 비슷한 스토리의 

작품일 거라 생각하며 읽은 작품이다. 평범한 싱글맘과 그녀에게 급작스럽게 찾아온 매력적인 사랑...그런데

그 완벽한 남자는 유부남이자 직장 상사였고...그 남자의 아내와 우연히 절친이 된 불륜녀는 부부의 결혼 

생활이 정상이 아님을 눈치 챈다....-_- 완전 싸이코 패스 남편과의 처절한 결혼 생활을 그린 [비하인드 도어]

에서 불쌍한 아내를 가장 적절한 순간에 도와줬던 그녀의 이웃집 여성의 눈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아닌가 싶었다.

-_-; 한마디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체만 다른 비슷한 이야기의 작품일거라고 섯불리 예단했다....그런데....

BUT!!!!!!! Oh My God!!!! 비슷해 보이는 스토리지만....작품을 읽어보면서 전혀 다른 이야기란걸 알게 되었다. 

이건...완전....대박...헐....여태껏 스릴러를 읽으면서 이런 이중반전의 이야기가 있었던가?...정말로 뒷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충격적 결말을 선사하는 주옥같은 작품이었다. -_-




바에서 우연히 만난 매력적인 남성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그 남자와 진한 키스를 통해 호감 이상의 감정을 느낀

루이즈는 바로 이튿날 가슴설랜 그 남성이 자신의 정신과 병원의 새로 들어온 의사라는걸 알게 된다. 모든것이

완벽해 보이는 의사 데이비드는 미모의 아내 아델을 둔 유부남이란걸 알게 되고 데이비드와의 사적인 관계를

단절하려고 하지만 싱글맘으로 홀로 아들을 키우는 외로움에 사무쳐 데이비드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된다.

끊어야 함을 알면서도 불륜 관계를 이어가던중 데이비드의 아내 아델과 우연히 만나게 되고 아델의 특유의 붙임

성에 안되는줄 알면서도 친구관계를 맺게 된다. 아델과는 절친 우정 관계를 맺으면서 저녁엔 아델의 남편 데이

비드와 성적 관계를 맺는 이중적인 부적절한 관계가 이어지면서 서서히 문제점들이 드러나는데......

 



솔직히 초중반만 해도 바로 얼마전 읽은 [비하인드 도어] 때문에 당연하게 데이비드의 정상적인 모습 이면에 

숨겨진 싸이코패스 성향이 무언지 궁금해 하며 작품을 읽었다. [비하인드 도어]에서는 변호사로, 이번 작품에서

는 이지적이고 완벽한 모습의 정신과 의사가 남편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외적으로 전문직이면서 완벽

함을 추구하는 직업이 내적으로는 싸이코패스인 경우가 많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 

될수록 남편도 비정상인데 아내도 점점 비정상인거다...-_-;;;; 결국 싱글맘 루이즈도 데이비드와의 사랑과 

아델과의 우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초 우유부단하게 자기 이익만 챙기는 이기적인 불륜녀에 데이비드도 뭔가

비밀을 숨긴채 아내를 두고 밤마다 루이즈를 찾아 육욕을 탐하는 불륜남에 아델도 루이즈를 통해 뭔가 계략을 

꾸미는 미스테리한 여성으로 나오는...'이 구역에 제일 또라이는 나야!!!' 라는듯 끊임없이 의심하고 추리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여자들 간의 계략이 이 작품의 백미인데 사랑은 쟁취라는 듯이 

실로 집요하고 끈질긴 집착에 의한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반전의 미학이 있는 작품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말의 파급 효과는 상당히 충격적이었고 그 결말을 통해 작품 내내 치밀하게 복선을 깔아둔 것이라는걸

알았을때 이 작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게 되었다. 사실 결말을 향해 치달릴때만 해도 단순한 싸이코패스에 의해 

억압받는 부부 스릴러물에 심령 오컬트 장르를 섞은 새로운 장르적 결합을 시도한 스릴러라고 생각했는데 허허허..

반전뒤에 이어지는 마지막 반전은 '이것들아! 끝난줄 알았지?'라는 작가가 독자들을 향해 날리는 마지막 카운터 

펀치라 바로 KO당할 수 밖에 없었다. -_-;;; 어찌보면 다소 황당할수도 있는 결말이건만.....이 카운터 펀치를 

위해 쓰잘데기 없다고 생각했던 아델의 친구 롭 이야기나 꿈이야기가 왜그리 분량을 차지하며 나왔는지 비로서

이해할 수 있었다. 




루이즈, 아델 두 여성이 번갈아 가며 화자로 진행되는 이야기로 두 여성의 섬세하고 절박한 심리묘사가 일품

이라 몰입해 읽다보면 오백여 페이지가 순식간에 없어진걸 경험할 수 있는 몰입감, 가독성이 끝내주는 작품

이다. 뭔가 막 얘기하고 싶지만 말할 수록 반전의 묘미를 떨어트리는 스포일러가 될수도 있기 때문에 주저리

주저리 떠들수는 없지만 언젠가 이런 결말의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그런 파격적 결말의 이야기

가 바로 이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뭐랄까...'스티븐 킹'의 원작을 영화화 한 [미스트]의 결말을 

봤을때의 벙찜이랄까...-_-;;;; 물론 호불호가 갈릴 결말이지만 개인적으론 정말 마음에 드는 결말이었다. 

아...입이 근질근질 한데.....그냥 다물어야 겠다...-_-;;;;;;; 직접 읽어보고 뒤통수를 후려치는 반전의 카타

르시스를 느껴보길 바란다...



참고로 이 작품과 함께 읽으면 좋을 작품으로 [비하인드 도어],[부유하는 혼],[천사들의 제국]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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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의 심장
김하서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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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의 심장 (2017년 초판)

저자 - 김하서

출판사 - 자음과모음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74p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면 일상속 작은 일들도 공포로 다가온다. 




현실과 환상이 혼재하는 강렬한 단편집 [개들이 식사할 시간]으로 강한 인상을 준 자음과모음에서 또 한편

의 환상 단편집이 출간 되었다. 이 작품 역시 환상과 현실의 경계 그 어딘가를 그리는 단편집으로 7가지의

관계에 대한 독특하고 여운이 남는 기괴하고 기묘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개들이 식사할 시간]은 정제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날것의 느낌이 강했다면, 이 [줄리의 심장]은 직접적인 잔혹한 묘사는 배제된체 현실과

환상과 망상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모호한 경계를 통해 은근한 공포를 주며 결말에 대해 여러 방향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단편 전반을 어우르는 사람과 사람간의 단절과 고요하고 고독한 느낌 때문인지 

가슴 서늘한 황량한 느낌을 주는 단편집이었다.     




1. 앨리스의 도시

정장차림의 토끼가면을 쓴 사내가 자신을 사시미칼로 찌르는 꺼림칙한 꿈을 꾼 남자는 길거리에서 자신에게

간밤의 꿈이야기를 하며 잡아 끄는 흙발의 소녀 앨리스에게 관심이 간다. 앨리스와 얘기를 하는 도중 앨리스

는 남자에게 10초뒤 어떤 일이 벌어질것이라 말하고, 10초뒤에.......

- 끝없는 악몽을 꾸는 듯한 단편이다. 앨리스와 토끼가 만나 초현실적인 환상의 세계로 간다는 동화에 악의에

의한 복수를 덧입히면 이런 네버엔딩 나이트 메어 스토리가 탄생되는구나....



2. 버드 

태어난지 얼마 안된 신생아에게 치명적인 RS바이러스가 감염되 고열에 시달리다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

하게 된다. 아기의 엄마와 아빠는 어린 몸으로 바이러스와 싸우는 참혹한 아기의 모습에 생의 의지를 잃고

하루하루 악화되 가는 아기를 바라 보기만 한다. 아기의 생사를 가를 마지막 고비가 지나고 집으로 돌아온

부부는 닫혀있던 집에서 새들의 흔적을 발견하는데......

- 딸아이가 태어나자마자 한동안 인큐베이터 신세를 진적이 있다. 젓가락 처럼 가녀린 팔과 다리에 이름모를 

주사 바늘과 전선을 꽂고 누워 있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찢어지다 못해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고 모든것이 내 탓인것 같아 괴로운 시간들을 보냈었다.(물론 지금은 건강하게 잘 지낸다..)

이 단편을 보니 그때의 지독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차갑고 답답한 백색 공간 속에서 아이의 건강을 빌어 주는것 

밖에 할 수 없는 부모의 심정이 와닿는 작품이다. 유령이 나오지만 공포스럽다기 보단 슬픈 이야기이다..저편

에선 새처럼 훨훨 날아오르길....



3. 유령버니

아내와 이혼하고 인적이 드문 아파트로 이사한 남자는 입주자가 거의 없어 자신이 이사한 곳을 빗대 유령도시

라는 신문 기사를 읽고 조용하고 차분한 삶을 기대한다. 그러나 들뜬 마음도 잠시....잡음조차 없는 무소음의

고요한 공간에 방치된 남자는 서서히 공포감이 들기 시작하고 아파트에 자신외의 다른 사람을 찾기 위해 초인

종을 누르며 사람을 찾는데.....

- 빈집엔 유령손님이 찾아온다...자고로 집을 계약할땐 이것저것 따져보며 여러 사항을 체크해야지...쯧쯧..

유령도시 처럼 조용하다고 덜컥 계약을 하나...-_-;;; 그러니 아내가 도망가지...부실공사와 유령의 상관관계

를 보여주는 단편. 멀쩡한 사람도 유령처럼 보이는 유령도시에서 누가 유령이고 누가 인간인지 모를 모호한 

상황들이 공포감을 더해준다.



4. 줄리의 심장

다섯살짜리 첫째와 십일개월 아이를 키우는 평범해 보이는 집. 잘자던 첫째가 경기를 일으키며 일어나 바지에

오줌을 적시며 외친다. "늑대가 줄리를...." 이내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딸..그리고 아빠는 하얀색 털뭉치의 

고깃덩이를 발견한다. 7년동안 그의 집에서 키우던 푸들 줄리는 심장이 잔인하게 도려진체 죽어 있는것....

이후 육아 스트레스로 우울증 증세를 보이던 아내는 이상증세를 보이는데.....

두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보면서 미쳐버리는줄 알았다. -_-;;;; 아무래도 산후 우울증으로 보이는 아내의

이상증세와 점차 육아와 살림에서 손을 놔버리고 집안과 아이는 방치된체 엉망진창이 되고....아빠는 어떻게던

무너지지 않고 제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하지만....가장 미쳐있던건 아빠였을지도....아...과하게 감정이입 되고

답답하고 숨막히는 상황 때문에 힘든 작품이었다...잘 버텨준 아내가 고마울 지경...



5. 아메리칸 빌리지

외도하는 아내를 심판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계획한 오키나와 여행을 가는 조. 조는 아내 안을 데리고 사전에

계획한 소바집으로 위장한 불법무기거래소에서 아내의 머리를 관통시킬 매그넘 44구경을 인도 받는다. 이제

하루만 지나면 미군들이 머무는 아메리칸 빌리지 대관람차 안에서 아내의 숨통을 끊을 수 있다고 위안한다.

그리고 결행의 당일 아침....매그넘이 사라졌다!.....

- 환상이 배제된 현실적 단편. 9년이라는 매너리즘에 빠진 결혼생활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살인 여행을 계획

하고 매그넘을 구매하지만....그런 일탈 여행이 또 다른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난 이제 8년

차구나...나도 슬슬 계획을 짜볼까?....



6. 파인애플 도둑

아내가 생각을 정리한다며 친정 경주로 내려가 버렸다. 혼자 텅빈집에서 지내는 사이 남자가 사는 도시에선

신출귀몰한 파인애플 도둑이 나타나 도시의 모든 파인애플을 휩쓸어 간다. 도둑의 정체는 CCTV에도 잡히지

않고 목격한 사람도 없지만 값비싼 보석이 아닌 그저 파인애플 이기에 사람들의 반응은 미적지근 하다. 

몇일이 지나고 거리 곳곳에선 썩어가는 파인애플 껍데기 무덤이 발견된다. 썩은 파인애플 무덤 근처를 

지나던 소녀가 말벌에 쏘여 죽는 사건이 발생되고, 남자는 자주 가는 떡볶이집 사장과 의기투합해 파인애플

도둑을 잡으려 하는데......

- 왜 파인애플 인가?...-_-;;; 도둑의 정체는?....어떤 메타포가 숨겨져 있는가?..모르겠다..-_-.머...세상의 

희한한 일에 대해선 관심과 열정을 쏟아내지만 뭣때문에 아내가 친정으로 갔는지, 왜 한달이나 연락이 없는지에 

대해선 신경도 안쓰는 무신경함....그렇게 살지 맙시다...



7. 디스코의 나날

경력단절을 우려한 아내의 의지로 3개월된 아이들 낙태한날 태오는 답답한 마음에 아내를 홀로 두고 병원

앞 주차된 아우디에 탄다. 맞은편 도움을 요청하는 친구의 문자를 무시한 뒤 투신자살한 친구 때문에 거리를

배회하던 율은 아우디속 남자를 보고 아무 거리낌 없이 남자의 옆자리에 타 집에 데려달라고 한다. 그렇게

누군가를 잃은 두 남녀는 어둠속을 달리고....무언가를 치는데......

- 상처 받은 영혼은 서로를 알아보는 건가. 아이를 잃은 태오의 앞에 나타난 의문의 소녀와 연이어 벌어지는

불행한 사건...태오에게 벌어진 최악의 하루인듯....




작가의 의도인지 공교롭게 7가지 단편 모두가 가족간의 소통의 부재로 인한 갈등이나 불화에서 비롯된 이야기

들로 채워져 있다. 게다가 모든 단편의 주인공이 누군가의 아빠, 누군가의 남편인 남성으로 특정된다.(마지막

7번째 단편 [디스코의 나날]은 남자와 소녀가 주인공이지만) 안타깝게도 여기 등장하는 남자들은 지독히도

무신경한 남자들로 아픈 아이 때문에 이상증세를 보이는 아내의 상태를 알아차리지 못하고(버드), 아이를 출산

하고 지독한 산후 우울증도 눈치채지 못해 둘째까지 출산하게 만드는 무신경함(줄리의 심장)을 보인다. 그러다

보니 아내들은 남자와 별거를 하거나(파인애플 도둑) 심지어 남편을 떠나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앨리스의 도시, 유령버니, 아메리칸 빌리지) 무신경하면서도 좀스럽기까지한 남자는 아내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해계획을 세우기도 하고(아메리칸 빌리지) 살인을 실행에 옮기기도 한다. -_-;;;;; 몇몇 단편은 해피엔딩

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최악을 향해 치달아 가니 공허한 마음만 남더라...그들도 이시대 평범한

남자들이기에 그들의 무신경을 탓하기엔 세상이란 정글이 너무 치열하고 각박하다...이미 생생한 공포를 경험

했으니 용서해 주기로...-_- (내가 왜 쉴드를 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특히 아픈 아이나 낙태 같이 육아와 관련된 단편은 두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더욱 감정 이입되고 작품에서 

묘사 되는 지독한 상황들이 과장이 아니란걸 알기에...그런 건드리기만 해도 깨져버릴것 같은 살얼음 같이 

긴장되고 날선 감정의 대치 상태를 경험 했기에 충분히 공감가는 이야기였고 마음이 쓰렸다. ㅠ_ㅠ

평범한 일상속에서 갑자기 미쳐버린 세계로 360도 바뀌어 버리는...평범한 일상속 공포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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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다닐 만하니? - 2천 만 직장살이들을 위한 원기 보양 바이블
페이샤오마 지음, 허유영 옮김 / 유노북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회사는 다닐 만하니? (2017년 초판)
저자 - 페이샤오마
역자 - 허유영
출판사 - 유노북스
정가 - 13000원
페이지 - 184p



Q : 회사는 다닐 만하니? 
A : 그냥...갈곳 없어 다닙니다.

Q : 인생 살만 하니?
A : 죽지 못해 살고 있습니다.

Q : 밥은 먹고 다니니?
A : 입에 거미줄 칠순 없어 먹고 다닙니다. 



하루하루 고된 업무강도와 강한 압박 스트레스로 위장약을 물마시듯 마시고 사는 이시대 셀러리맨들을 
위한 책이 출간됐습니다. 직장을 기꺼이 즐겁게 다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물론 기꺼이 
즐겁게 다니는 분들은 그것 만으로도 축복된 삶을 사는것이겠죠....-_-;) 모두 가족을 위해, 나를 위해
기대와 부담을 어깨에 짊어지고 오늘도 축처진 어깨로 마지못해 회사 문을 두드리는 것이겠죠...그들의
지친 심신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주는 작품이 이 책입니다. 이 직장 밀착형 에세이를 통해 잠시나마 격무
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것 같네요. 2천만 직장살이들을 위한 원기 보양
바이블~ 두둥!!~



저자 페이샤오마는 대만의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디자인 회사에 입사하여 경험했던 직장 에피소드들을 개성
적인 그림체로 그렸다고 한다. 머....나라는 다르지만 이 책에 실린 에세이를 보고 있자니 역시 직장은 
장소와 인종을 가리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유럽이라면 다를려나...) 우리처럼 폭풍 잔소리를
쏟아내는 부장과 개념없는 신입 얍삽한 대리 등등 익숙한 모습들이 보여 반가웠다.(사실 반갑진 않았다.)
직장이란 정글에서 경험 할 수 있는 기상천외한 에피소드에 공감하면서 누구나 경험하는 일들이고 나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고난과 역경의 상황을 이겨낼 수 있다는 힘을 얻게 만드는 작품인것 같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체가 참 독특하다. 뭔가...작가의 국적을 모르고 보더라도 그림만으로 중화권 
사람이 그린것 같은 느낌이 드는.. 뭐랄까...오리엔탈풍의 작풍이랄까...웃픈 직장 현실과 그 현실을
초월하는 듯한 진지하면서 코믹한 그림이 조화롭게 어울려 피식 실소가 나오면서 마음의 짐이 살짝은
가벼워지는 듯한 효과를 주는것 같다. 


작품중 한 페이지만 소개하자면...


[이게다 내마음이 서럽기 때문이다.]

명절 때 오랜만에 만난 친척이나 친구들이 묻는다.

"회사는 다닐 만하니?"

회사 생활이 할 만한지 어떤지는 나도 모르겠다.

내가 아는 건 내 마음이 힘들다는 것뿐.......ㅠ_ㅠ




아흑...ㅠ_ㅠ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고..어김없이 아침에 졸린눈을 비비며 급하게 옷을 줏어 입고 회사로 향할
것이다..그리고...월화수목금금금으로 휴일을 반납하고, 저녁은 언제나 회사 식당에서 때우고 야근을
마치고 귀가하면 토끼 같은 아이들은 잠든 얼굴로 나를 반기고 서둘러 샤워하고 이불로 돌입하면 하루의
끝....쳇바퀴 돌듯 그렇게 기계적으로 살다보면 언젠간 편하게 살날이 올까?...그나마 그렇게 회사 봉급
이라도 받는 시절이 행복한 시절이란걸 알기에 불평 불만은 상상도 못한다. 그저 다닐 수 있을때 열심히
다니는것 뿐...회사는 다닐 만하니?....넵 수행중입니다!

"직장 생활은 수행이다!!!!"  
이 작품으로 직장 수행에 도움이 되길....-_-



덧 - 부록으로 사직서가 동봉되 있다는...자 사직서를 안주머니에 넣고 가슴펴고 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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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기관
이토 케이카쿠 지음, 김준균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학살기관 (2017년 초판)

저자 - 이토 케이가쿠

역자 - 김준균

출판사 - 대원씨아이

정가 - 11000원

페이지 - 432p

 


전설의 재간


 

중고가 10만원을 호가하던 전설의 작품이 드디어 재간되었다. NT노벨로 출간되서 인지 중고가 10만원에 10분의 1의

착한 가격으로 이 명작을 구할수있게 된것이다. 감사합니다. 대원씨아이... ㅠ_ㅠ..2010년 초판이 소리소문 없이

출간되었고 소리소문 없이 절판되는 동안 이 작품의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다가 이후 [세기말 하모니], [죽은자들의 

제국]등 출간 소식을 보면서....작년 일본에서 개봉했던 동명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소식을 보면서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가 치솟았고 뒤늦게 작품을 구하려고 백방으로 찾아봤지만 코빼기도 안보이는 상태...그러다 우연히 중고 매물로

올라왔길래 봤더니만 100,000원....ㄷㄷㄷ 망할 되팔이 덕에 손가락만 빨고 있었는데 아주~ 다행스럽게 출판사에서

재간 소식이 들려왔고 마침내 7월에 출간되었다. 당연히 출간하자마자 구매완료...-_- 굳!

 


장편 단 3작품만을 남기고 34살의 나이로 요절한 천재작가 '이토 케이가쿠'의 장편 데뷔작....망치로 한데 얻어맞은

듯한 정말 인상적이고 강렬한 작품이었다. 정말로 천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현실적인 국제정세와

전문적인 밀리터리 지식, 영화, 애니메이션 등 온갖 분야를 아우르는 넓디 넓은 스펙트럼의 지식을 총망라하여 전혀 

어색하지 않게 이야기 속에 녹여내는 필력을 갖고 있었다. 치밀하게 짜여진 구성에 긴장감 넘치는 묘사와 박력, 

거대한 스케일의 음모론 까지 NT노벨의 수준을 뛰어넘는 빅재미 SF 작품이더라.....일본작품은 '오시이 마모루'감독의 작품들 처럼 심오한 개똥철학을 위시하여 전세계를 위협하는 거대 음모론을 통한 왕진지 작품을 참...설득력있게 잘만드는것 같은데 이 작품 역시 그 왕진지 심오한 개똥 음모론의 궤를 같이 한다. -_-;;;;

 


아내와 딸을 사라예보로 여행 보내 놓고 다른 곳에서 뷸륜녀와 섹스를 하는사이....사라예보에서 테러를 통한 핵폭탄

이 떨어져 아내와 딸은 가루가 되버린다. 이 사건으로 죄책감에 빠진 언어학자 존 폴은 어떤 결심을 하고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내란을 일으켜 학살을 부추긴다. 미국정부에서는 급작스럽게 발생되는 내란과 학살현상을 조사하던중

내전의 원인으로 존 폴을 지목하고 비밀리에 운영중인 클러비스가 이끄는 정예 암살부대를 내전중인 나라로 급파하는데.....

 


연쇄 학살을 일으키는 불륜남 존 폴의 목적은 무엇인가?.....그를 암살하기 위해 대장 클러비스가 이끄는 암살정예요원들의 미션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존 폴의 암살작전과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밀도 있게 그려진다. 학살기관이라고 하여 단체등의 기관인줄 알았는데, 특이하게 인체의 기관을 뜻하는 말이었다. 언어학자인 존 폴은 언어가 인간에 미치는 연구를 통해 인간의 잠재의식속 행동을 유발하는 숨겨진 언어 매카니즘에 대해 발견하게 되고, 인간에게 잠재되 있던 

학살기관의 학살발동언어를 지속적으로 노출 시켜 내란을 선동하고 학살을 일으킨다는 설정이다. 뇌속에 학살이라는 

프로그래밍이 히든되어 있고 존 폴의 언어로 학살 발동 코드가 주입되면 평화스럽던 사람들도 아이, 어른 가릴것 없이 총을 들고 뛰쳐나가 쏴죽여 버린다는 말이다...-_- 다소 황당한 설정인듯 한데, 이시대 최악의 프로파간다. 선동가인 나치 독일의 '괴벨스'를 겹쳐보면....흠...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의 정예부대 답게 고래의 생체 조직을 이용한 신박한 공중 강하 포드나 나노 위장막 등의 신기술은 밀리터리 SF로

극의 재미를 더해준다. 전투전 긴장감 완화를 위해 통각을 제거하고 소년병 사살의 죄책감을 제거하는 시술을 받는 

장면을 통해 완벽한 살인기계로 재탄생하여 살의마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프로그램 된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는

클러비스의 고뇌가 작품 전반에 걸쳐 이어지고 그로 인한 반전적 결말을 이해하게 만드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웬지 개똥철학에 심취한 니뽄 작품이라면....이런 결말로 흘러 가겠거니 생각했는데....역시 예상 그대로의 결말을 보여주더라..-_- 이 작품을 비롯해 [세기말 하모니]. [죽은자들의 제국]이 같은 세계관을 갖는다고 하는데, 결말의 클러비스의 노래로 파생되는 이야기가 [세기말 하모니]일것 같고, 클러비스가 내내 꾸는 꿈의 나라가 [죽은자들의 제국]이리라....

 


초반 암살작전을 위한 잠입 액션을 보면서 [메탈기어 솔리드]가 딱 떠올랐는데, 이 작품 이후 정말로 게임 [메탈기어

솔리드]를 소설화환 [메탈기어 솔리드 건즈 오브 더 패트리어트]를 썼더라...-_- 긴장감 넘치는 잠입 액션 하난 기똥

찰듯...그나저나 [학살기관], [세기말 하모니], [죽은자들의 제국]모두 '이토 프로젝트'로 애니화 되었는데, [학살기관] 극장판은 국내 개봉계획이 아예없는건지 정보도 없고....-_-; 후반부 팔다리 날리고 피터지는 총격대치씬을 영상으로 보면 완전 지릴거 같은데 아쉽다...ㅠ_ㅠ 살아있었더라면 일본의 대표 SF작가가 됐을텐데...단 3편이라니..3편이라뉘!!!!ㅠ_ㅠ

 


작품 내내 여러 방면의 잡학다식한 트리비아가 넘치는데 그중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트리비아를 모아봤다.


1 - 1부의 이슬람 내전국 암살건에서 학살군의 차가 [이니셜 D]의 후지와라가 타던 자동차로 묘사

2 - [거짓말을 먹는 나무]에서도 언급됐던 중세 가톨릭 신자가 자살하면 신이 주신 생명을 스스로 버린 다는 뜻으로

    신자의 시체는 네거리에 묻는다는 말

3 - 2부에 언급되는 미국 최악의 방송 사고 '버드 드와이저' 권총 자살 사건, 다른 작품에서도 이사건에 대해 언급

    됐었는데 어느작품인지 기억이 안나네...-_-;;;

4 - 4부에 레밍의 집단 자살을 빗댄 레밍 현상은 디즈니가 만든 기록영화에서 최초로 보여진 허구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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