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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문장
에도가와 란포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악마의 문장 (2017년 초판)
저자 - 에도가와 란포
역자 - 주자덕
출판사 - 아프로스미디어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17p
명탐정 아케치 코고로 VS 명탐정 무나카타 류이치로
'에드거 엘런 포'의 이름에서 착안해 필명을 '에도가와 란포'로 명명한 일본 추리소설계의 전설적인 작가
'에도가와 란포'의 일본 최초 사립탐정 캐릭터 아케치 코고로가 등장하는 명탐정 아케치 시리즈 신작이
출간되었다. 일본 추리계에 혁명적이고 독보적인 이야기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작가의 최애케 아케치
코고로는 [명탐정 코난]이나 [명탐정 김전일]시리즈에서도 아케치의 오마쥬 캐릭터가 존재할 정도로 지금
까지도 역대급 캐릭터로 추앙받는 탐정 시리즈인데, '에도가와 란포'의 단편 전집을 갖고 있으면서도
책장에만 썩혀두다 이번에 처음으로 '란포'의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다소
시대적 배경이 느껴질 정도로 투박한 이야기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만의 번뜩이는 기지와 필력의
힘이 돋보이는 작품이라 역시 '란포'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의문의 사람으로 부터 두 딸과 아버지를 죽이겠다는 일가족 살인예고를 받은 부유한 기업가 가와테는 아케치
코고로가 외국으로 출장을 가는 바람에 법의학자이자 명탐정인 무나카타에게 자신의 가족을 보호하고 협박범을
잡아 달라고 의뢰한다. 무나카타는 조수를 가와테의 집에 파견하여 사건을 수사하게 하고 조수는 범인의
결정적 증거를 잡았다고 외치며 무나카타의 집으로 뛰어들와 피를 토하고 죽는다. 누군가에게 독살당한 조수의
손에는 구두주걱이 쥐어져 있었고 구두주걱을 살펴본 무나카타는 소용돌이가 3개인 3중 소용돌이 지문을 발견하
고 그 독특한 지문이 범인의 것이라 판단한다. 독으로 조수를 잃은 무나카타는 직접 가와테의 집으로 찾아가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하지만 외출했던 둘째딸이 실종되고 가와테의 거실에서 의문의 종이봉투가 발견된다.
종이봉투속 편지지에는 '인체 전시회'라는 단어가 쓰여있었고...무나카타와 나카무라 경위는 곧바로 인근 인체
전시회장으로 달려가는데.......
'란포'의 후반기 작품은 추리소설 보다는 괴기나 환상소설에 상당히 심취 했었다고 알고 있는데, 이번 [악마의
문장]도 추리소설임에도 살인의 방식이나 추격전등등 장면 장면이 상당히 괴기/환상소설의 분위기를 띄고 있었다.
범인을 추적하여 간 곳이 귀신의 집이고 그곳에서 발견되는 잔혹하게 훼손된 시체는 대놓고 공포 호러소설 뺨치는
전개라 개인적으론 완전 취향 저격이더라. 신출귀몰하는 3중 소용돌이 지문의 범인은 막판에는 실존하는 인물이
아니라 악귀나 귀신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초현실적인 활약 덕분에 범인에 대한 궁금증은 최고조로 올라가고
마침내 외국 출장에서 돌아온 명탐정 아케치가 짜자잔~ 등장하여 미궁에 빠져있던 사건에 대해 범인을 특정하고
조곤조곤 트릭을 설명할땐 그야말로 김전일 혹은 코난이 아케치와 겹쳐 보일 정도로 그동안 익히 알고 있던
탐정물의 공식을 그대로 재현하며 해결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대강의 범인은 특정
했으나 트릭을 못풀어 해메고 있었는데 아케치의 설명으로 안개가 걷히는 기분이 들더라...)
의문의 범인 - 연쇄살인 - 명탐정의 트릭 간파 - 범인 검거
라는 지금까지도 탐정물에서 즐겨쓰는 공식의 기틀을 처음 잡은 작가가 '란포'였던것인가?...[소년탐정 김전일]과
[명탐정 코난]등 탐정물의 아버지라는 말이 왜인지 이제서야 알것 같다. 소설판 [명탐정 김전일] 7편의 시리즈를
전부 읽었음데도 무려 팔십여년전에 나온 이 작품이 더 신선하고 괴랄하게 다가 오는건 '메이드 인 란포'라는
오리지널리티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서둘러 책장에 파묻힌 단편전집을 꺼내봐야 겠다.
어느덧 아프로스미디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다섯번째 작품이다. SF부터 공포, 추리까지 장르 전반의 명작들을
내주고 있는 완소 출판사로 각인되면서...다가올 여섯번째 작품은 어떤 장르의 어떤 작품일지 벌써 기대된다.
[아프로스미디어 출간작]
1. 18시의 음악욕 - 운노주자
2. 동그라미 - 츠지무라 미즈키
3. 전기인간 - 요미사카 유지
4. 스파이크 - 마츠오 유미
5. 악마의 문장 - 에도가와 란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