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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인 스노우 ㅣ 팝콘북
단야 쿠카프카 지음, 이순미 옮김 / 서울문화사 / 2017년 11월
평점 :
걸 인 스노우 (2017년 초판)
저자 - 단야 쿠카프카
역자 - 이순미
출판사 - 서울문화사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94p
소녀가 죽던 눈내리던 밤....그날의 기억
[인투 더 워터]의 '폴라 호킨스'가 강력 추천한 작품이자 23살의 나이에 1백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계약금을
받고 전 세계 14개국에 출간 계약된...그것도 무려 데뷔작이 국내 출간되었다. 작품을 읽어보니 왜 '폴라
호킨스'가 추천 했는지 알겠더라...등장 인물들 각각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구성과 함께 치밀한 심리묘사,
파국으로 치닫는 갈등과 불안정한 인물간 정서들...[걸 인 스노우]의 구성이나 작품에 대한 스타일이 '폴라
호킨스'의 [인투 더 워터]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었다. 다른 점은 [인투 더 워터]는 등장인물들이 너무 많아
헷갈렸지만 이 작품은 중심적 인물 세명의 시선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좀더 인물들의 내면에 대해 깊숙
하고 자세하게 파헤쳐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소녀가 살해된 밤 이후로 삼일간에 일어난 일이라는 시간적
제약도 독특하게 다가왔다. 짧다면 짧게 설정된 시간 제약 덕분에 세명의 인물들의 일상적 행동들 속에 숨겨진
의미가 무엇인지, 누가 사건의 범인인지 상상하게 만들며 내내 뿌연 안개속을 헤메는 기분을 맛보게 한다.
눈발이 날리던 차가운 겨울밤...눈부시게 아름다운 15살의 소녀 루신다는 초등학교의 회전목마 근처에서 머리가
피떡이 되어 목이 부러친체 부자연 스러운 모습으로 죽음을 맡는다. 시체는 야간 경비원에 의해 발견되고 경찰은
바로 수사를 벌이고, 매스컴은 벌때처럼 몰려들어 취재하여 마을은 순식간에 충격에 휩싸인다. 경찰 러스는 루신
다의 주변인을 수사하면서 몇명의 용의자를 색출한다.
1. 시신을 발견한 초등학교 야간 경비원이자 러스의 처남인 '이반'
2. 루신다를 평소 스토킹 해오던 이웃집 소년이자 폭행사건으로 자취를 감춘 동료 경찰의 아들인 '캐머런'
3. 루신다의 전 남자친구인 '잽'
4. 거리의 노숙자 하위
러스는 용의자들을 심문 하면서 소거법으로 범인을 잡으려 하지만 여전히 진범은 오리무중이다. 과연 루신다를
죽인 살인자는 누구일 것인가.....
유력한 용의자 '캐머런'을 포함해 루신다 때문에 남자친구 '잽'을 빼앗기고, 친엄마에게 학대받는 루신다를 증오
하는 소녀 제이드와 경찰관 '러스' 세명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주인공 세명 모두 정신 이상에 가까운
위태로운 정신 상태를 보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또라이는 캐머런이다. 첫눈에 루신다에게 반해 밤이면 밤마다
루신다의 방을 훔쳐보는 중증 관음증으로 자고 있는 루신다의 방까지 몰래 들어갈 정도로 나사가 빠져 있는 소년은
루신다가 죽던날 그녀의 집에서 그녀를 엿보지만 그 이후 루신다가 죽기까지의 기억은 사라져 버린다...-_-;;;
그런가 하면 제이드의 방에서는 루신다의 방과 그 방을 엿보는 캐머런까지 보이는 구조라서 제이드 역시 루신다가
죽던날 캐머런이 그녀를 엿보고 쫓아 갔다는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루신다가 죽기 전날 제이드는 루신다를 죽여
달라고 악마에게 비밀 의식까지 벌인 또라이였다는것...-_-;;; 각자의 숨겨진 비밀과 과거 회상을 따라가다 보면
점점 누가 범인인지 미궁으로 빠져들게 되는데....
하지만 데뷔작이라 그럴까...초중반 주욱 끌어가던 긴장감을 끝까지 가져가지 못하는 결말이 아쉬운 작품이다.
범인의 정체가 예상치 못한 인물인것은 알겠는데 다소 맥락 없이 튀어나오다 보니 설득력이 떨어지는것 같다.
그리고 러스라는 인물이 붕뜨는것도 아쉬운데...머...23살의 데뷔작이니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뛰어난 수작임
에는 분명한것 같고...좀더 치밀한 반전을 보강한다면 차기작은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 될것 같다. 눈 내리는
어두운 밤을 헤쳐나가는 막막하고 두려운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