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와의 7일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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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와의 7일 (2024년 초판)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양윤옥

출판사 - 현대문학

정가 - 18800원

페이지 - 460p

통산 100번째 넘버링을 찍은 작품의 의미

작가로 100번째 넘버링을 찍는 다는 의미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이제 갇 4번째 작품집을 낸 병아리로는 너무나 크게 체감되는 기록이다. 공장을 돌리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작품을 찍어내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100번째로 선택받은 작품은 바로 '라플라스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 [마녀와의 7일]이다.

프랑스의 천제 수학자였던 '라플라스'의 이름을 딴 '라플라스 시리즈'는 물리학으로 세상 모든 이치를 통달하고 예측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그런 '라플라스'의 현신이 주인공 우하라 마도카인데, 천재의 능력을 가진 것에 더하여 통통튀는 성격과 목표를 위해 돌진하는 저돌적인 성격이 어우러져 '게이고'의 캐릭터중 가장 매력적인 성격의 캐릭터가 아닌가란 생각이다.

중학생 리쿠마는 전직 형사였던 아버지와의 짧은 통화를 끝으로 싸늘한 주검으로 재회한다. 익사했지만, 채내에 마취성분이 발견. 살해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아버지의 죽음에 의문을 갖는다. 지명수배자를 암기한 뒤, 길거리에서 불시에 잡아내는 업무를 맡았던 아버지의 지명수배자 사진 수첩에서 이미 사건이 종결된 범인의 사진을 발견한 리쿠마는 의문을 갖는다. 종결된 범인에는 종결 표시를 해놓지만 이 범인의 얼굴에는 그런 표시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건을 파헤칠수록 의문이 더해가는 와중에 우연히 연을 맺은 마도카가 합세해 사건을 조사하는데....

첫편 [라플라스의 마녀]로 '라플라스 시리즈'를 접했기에 근 8년만에 재회하는 마도카가 무척 반갑게 느껴졌다. 작품은 중딩과 사건을 수사하는 마도카 그리고 개별적으로 형사 이와사키가 수사하는 두 가지 시선으로 분리되는데, 평행선을 이루던 사건이 변곡점을 지나 이어지면서 진상에 다다르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물론 그 과정에서 불법 도박장이나 추격전에서 활약하는 마도카의 능력은 빛을 발한다. 부담없이 즐기기 좋은 엔터테인먼트 미스터리로 손색이 없다는 말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사건이라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약간은 SF적 요소를 포함한 주제였다. AI가 급속히 발전하는 작금의 시대상을 절묘한 타이밍으로 다루었달까. 사실상 십수년전, [X파일]에서는 그저 음모론에 불과했던 소재가 이제는 손에 잡힐듯 가까워졌다는 게 무서우면서도 신기하다. AI CCTV로 범죄 유발을 예측하는 '마이너리티 리포트' 기술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얼마전 접했다. 작가가 그려낸 근미래의 범죄자 색출 기술 역시 이제 곧 만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시대에도 '게이고'가 써낸 새로운 미스터리를 읽고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만수무강 하세요. 작가님~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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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특공대 3 - 사담초 지하실의 비밀 상상 고래 24
차율이 지음, 양은봉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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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특공대 3 : 사담초 지하실의 비밀 (2024년 초판)

저자 - 차율이

삽화 - 양은봉

출판사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정가 - 14000원

페이지 - 187p

모두가 행복해지는 대단원의 마무리

우리 아이가 제일 좋아하고 애정하는 책을 꼽으라면 일말의 주저도 없이 단연코 [괴담특공대]를 꼽는다. 첫 1권을 만난 뒤로 무려 5년째 이어져오고있는 [괴담특공대] 사랑이랄까. 첫 꼬꼬마시절 [괴담특공대] 1권을 만나고 나서 이제는 어느덧 키가 훌쩍 크고 사춘기가 올랑말랑~ 하는 소녀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괴담특공대]를 애정하는 이유가 뭘까.

'국내 최초 본격 호러 로맨스 동화' [괴담특공대]가 전3권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미지의 파랑], [한국의 인어들], [묘지 공주]등 독특한 세계관과 한국의 요괴를 접목한 환상적인 이야기로 아이들의 무한 지지를 받고 있는 '차율이'작가의 5년에 걸친 학교괴담 시리즈가 막을 내린 것이다. 아이들은 물론 초등학교를 나왔다면 모를 리 없는 어른들에게도 익숙한 학교괴담에 뱀파이어 소년과 매구로 변신하는 소녀의 달달한 러브라인을 접목하여 초딩들에게 오싹한 러브 판타지를 심어주니, 꼬마 소녀들에게 지지를 받지 않을 수가 없으리라.

'사담초 괴담 14개를 모두 알면 죽. 는. 다.'

이번 3권에서는 남은 사담초 괴담을 파헤치면서 괴담에 얽힌 귀신과 요괴들의 슬픈 사연에 집중한다. 남의 것을 탐하다 봉변을 당하는 친구. 본인도 꽤 나 익숙한 하반신 없이 팔꿈치로 걷는 소녀 귀신에 얽힌 사연, 그리고 사담초를 지배하는 거대한 악의 존재와의 한판까지... 그저 악으로만 여겨졌던 귀신들의 사연이 반전이 되고 역경을 친구들과 함께 이겨내는 모습을 통해 이해와 배려심을 고양시키게 된다. [신비아파트]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정말로 좋아할만한 책이고, 공포심만을 자극하는 요괴, 괴담류의 책과는 차별성을 두는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아이가 쓴 독서기록장이다.

'이 책이 한 10권 정도 나왔으면 좋겠다.'

'5번 정도 본 것 같다. 이렇게 많인 읽은 책은 처음이었다.'

'작가님 힘내서 책 빨리 내주세요!'

힘내주세요. '차율이' 작가님. ㅎㅎㅎ 그나저나 아동용 [괴담특공대]는 막을 내리지만, 중학생을 위한 [괴담특공대] 스핀오프가 나온다고 하니, 진정 아이의 성장과 함께하는 시리즈가 될듯 하다. 아이와 함께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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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 미친 반전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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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 (2024년 초판)

저자 - 유키 하루오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블루홀식스

정가 - 16800원

페이지 - 342p

범인을 찾으려 하지 마라!!!

현 시점에서 가장 핫한 작품이자 24년 하반기에 숱하게 회자될 작품. 기대를 흩뿌리던 '유키 하루오'의 [십계]가 드디어 출간됐다. 성서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이자 미친반전의 [방주]를 잇는 작품이라 [십계]의 출간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드디어 영접하게 되니 본격팬은 마냥 햄볶는다. ㅋ

무인도 개발 사전답사를 위해 아빠, 부동산 업자, 건축가 등 8명과 함께 무인도에 오른 리에는 건축사 사무소 인턴이자 조금 위 언니인 아야카와와 마음을 트면서 지루한 여행에 위안을 삼는다. 하지만 섬을 살피던 일행들은 방갈로 작업장에서 엄청난 양의 폭탄을 발견하고 혼란에 빠진다. 신고를 망설이던 일행은 우선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폭탄의 처리를 논의하기로 하고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 등에 석궁이 박힌 시신과 함께 문제의 '십계'가 발견된다.

  • 섬에 있는 사람들은 사흘간 섬을 떠나지 말 것.

  • 살인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말 것.

  • 외부에 연락 시 모두가 보는 앞에서 할 것.

  • 섬에서는 30분 이상 모여있지 말 것.

  • 탈출 또는 지시의 무효화를 시도하지 말 것.

  • 살인범이 누구인지 알아내려 하지 말 것. 정체를 밝혀내려 하거나 살인범을 고발하지 말 것.

이를 지키지 아니할 시 섬의 폭탄이 터진다.(ㄷㄷㄷ)

성서를 모방한 열가지 계율은 곧 특수설정의 기막힌 설정으로 작용된다. RPG 혹은 좀비물의 설정을 차용하여 미스터리를 설계하는 특수설정 미스터리는 기존 본격미스터리의 계보를 잇는 새로운 형식의 미스터리장르이다. 트릭의 참신성이 떨어지면서 식상해지던 본격계에서 특수설정이 새로운 시류로 받아들여져 본격의 나라 일본에서는 특수설정 미스터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유키 하루오'는 단연 독보적인 특수설정 작품을 내놓아 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작가. 가상의 세계가 아닌, 충분히 현실에서 벌어질법한, 그럼에도 어디에서도 본적이 없는 특수설정을 들고와 놀라운 몰입감을 자아낸다.

[십계]역시 마찬가지다. 무인도라고는 하나 휴대폰은 어디에서든 터진다는 설정. 물리적으로는 고립되어 있지만 전화한통이면 얼마든지 섬을 탈출 할 수 있지만, 폭탄의 기폭장치로 단절과 고립을 시도하는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의 백미인 '범인을 찾아내려 하지 말 것'이라는 열번째 조항이 [십계] 전체를 관통하는 설정으로 작용한다. 섬에 고립된 개개인, 작품의 화자인 리에,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까지. 정말로 범인을 찾아내지 않는 사람은 없으리라. 각자는 책을 읽으며 작가가 교묘하게 심어둔 복선을 분석하며 나름의 범인을 찾으려 할 것이다.

하. 지. 만. 설령 범인을 알아채도 고발하지 말지어다.

그것이 십계의 계율이로다.

작품속 인물들은 이 십계를 성실하게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현실에서는? 물론 독자도 이 계율을 따라야 한다. 범인을 발설하는 것은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독자에게 스포일러를 범하는 것이다. 양심이 있다면, 제대로 정신이 박혀 있다면 그런 파렴치한 짓은 말아야 겠지.([방주]의 범인을 스포일러 당한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 ㅠ_ㅠ)

이 계율을 잘 따른 자는 마지막 반전의 묘미를 누릴 권한이 주어질것이니.

따르라. 반전의 카타르시스를 위하여....

[십계]는 [방주]에서 한단계 진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전 원툴이라 불리는 [방주]의 단점을 의식했을까. 극한상황에서 긴박감을 찾을 수 없었던 로봇 같은 캐릭터들이나 루즈한 전개, 획일적인 묘사등의 단점이 [십계]에서는 깨끗이 사라졌다. 솔직히 반전만 놓고 본다면 [방주]의 손을 들고 싶지만, 작품의 전체적인 긴장감과 흥미를 따진다면 [십계]를 꼽고싶다.

그리고 모든 것을 아우르는 마지막 한 페지이에서 새로운 쾌감과 기대감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미친 반전 [방주]와 핵소름 [십계]. ㅋ 과연 다음 작품 [낙원]은 우리에게 무얼 보여 줄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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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년
홍정기 지음 / 빚은책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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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재미있게 봐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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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은 독
오리가미 교야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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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은 독 (2024년 초판)

저자 - 오리가미 교야

역자 - 이현주

출판사 - 리드비

정가 - 16900원

페이지 - 364p

불편한 진실 앞에 섰을 때

이름은 익히 들어봤는데, 읽어 본 작품은 없는 '오리가미 교야'의 신작이다. 화려한 꽃다발이 그려진 표지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 그리고 함정에 함정에 빠지게 될 거라는 자극적 띠지의 문구까지. 아무런 기대감 없이 이 책을 펴들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첫 챕터를 읽자마자 작가의 인상이 그려진다. 차분하면서도 간결한 문장, 사춘기에 접어든 소년의 다소 과할 정도로 친절한 심리묘사. 그리고 매력적인 여탐정의 등장. 일단 도입부는 합격점을 준다. 섬세한 심리묘사와 달리 스토리 자체는 굉장히 직선적이다.

중학교 시절 친하게 지냈던 동네형을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된다. 전도유망했던 의과대학생이었던 형은 지금은 전혀 다른 직업에 종사하고 여성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표정이 밝지만은 않은 형에게는 비밀이있었으니. 누군가에게 협박을 받고 있었던 것. 결혼을 파기하라는 협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나(기세)는 오지랖 넓게도 자신의 비용을 들여 여탐정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여탐정은 형의 과거를 조사하던 중 4년전 일어난 치명적인 사건을 알게 되는데....

이른바 치정사건에 휘말리게 된 형의 과거를 파헤치는 게 주된 이야기이다. 탐정물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지속적인 탐문과 주변인 조사를 거쳐 사건의 조각들을 그러모아 하나의 그림을 완성한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 모든걸 뒤엎는 함정에 함정. 그리고 마지막 대망의 반전까지. 실로 후반부는 숨쉴틈 없이 몰아치는 작품이기도 하다. 반복되는 탐문은 지리하게 여겨질 수도 있으나 이를 냉정하면서도 결과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여탐정과 올곧은 성정으로 여탐정과 대척점에 서있는 의뢰인 기세의 대비로 쫀쫀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일단 작가가 풀어 놓는 복선들로 첫번째 반전까지는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있다. 하지만 첫번째 반전을 맞췄다는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이를 뒤집기 위해 작가가 설치해 놓은 부비트랩이란 사실을 깨닫는 순간 마지막 등골에 소름이 돋는 서늘함을 경험케 될 것이다. 협박자의 정체. 협박자가 우편함에 넣어 놓은 쪽지의 비밀.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의 진실. 이 작품의 제목 [꽃다발은 독]을 의미하는 마지막 문장까지.

그리고 작가는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불편한 진실 앞에 선 당신에게 묻는다.

이 불편한 진실을 밝힐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가슴속에 묻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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