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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은 독
오리가미 교야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5월
평점 :
꽃다발은 독 (2024년 초판)
저자 - 오리가미 교야
역자 - 이현주
출판사 - 리드비
정가 - 16900원
페이지 - 364p
불편한 진실 앞에 섰을 때
이름은 익히 들어봤는데, 읽어 본 작품은 없는 '오리가미 교야'의 신작이다. 화려한 꽃다발이 그려진 표지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 그리고 함정에 함정에 빠지게 될 거라는 자극적 띠지의 문구까지. 아무런 기대감 없이 이 책을 펴들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첫 챕터를 읽자마자 작가의 인상이 그려진다. 차분하면서도 간결한 문장, 사춘기에 접어든 소년의 다소 과할 정도로 친절한 심리묘사. 그리고 매력적인 여탐정의 등장. 일단 도입부는 합격점을 준다. 섬세한 심리묘사와 달리 스토리 자체는 굉장히 직선적이다.
중학교 시절 친하게 지냈던 동네형을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된다. 전도유망했던 의과대학생이었던 형은 지금은 전혀 다른 직업에 종사하고 여성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표정이 밝지만은 않은 형에게는 비밀이있었으니. 누군가에게 협박을 받고 있었던 것. 결혼을 파기하라는 협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나(기세)는 오지랖 넓게도 자신의 비용을 들여 여탐정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여탐정은 형의 과거를 조사하던 중 4년전 일어난 치명적인 사건을 알게 되는데....
이른바 치정사건에 휘말리게 된 형의 과거를 파헤치는 게 주된 이야기이다. 탐정물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지속적인 탐문과 주변인 조사를 거쳐 사건의 조각들을 그러모아 하나의 그림을 완성한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 모든걸 뒤엎는 함정에 함정. 그리고 마지막 대망의 반전까지. 실로 후반부는 숨쉴틈 없이 몰아치는 작품이기도 하다. 반복되는 탐문은 지리하게 여겨질 수도 있으나 이를 냉정하면서도 결과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여탐정과 올곧은 성정으로 여탐정과 대척점에 서있는 의뢰인 기세의 대비로 쫀쫀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일단 작가가 풀어 놓는 복선들로 첫번째 반전까지는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있다. 하지만 첫번째 반전을 맞췄다는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이를 뒤집기 위해 작가가 설치해 놓은 부비트랩이란 사실을 깨닫는 순간 마지막 등골에 소름이 돋는 서늘함을 경험케 될 것이다. 협박자의 정체. 협박자가 우편함에 넣어 놓은 쪽지의 비밀.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의 진실. 이 작품의 제목 [꽃다발은 독]을 의미하는 마지막 문장까지.
그리고 작가는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불편한 진실 앞에 선 당신에게 묻는다.
이 불편한 진실을 밝힐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가슴속에 묻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