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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기담 수집가 헌책방 기담 수집가
윤성근 지음 / 프시케의숲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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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나라의헌책방 주인장님이 낸 에세이집 <헌책방 기담 수집가>. 


요새 여기저기서 재밌다는 입소문을 타고 있는 듯해 반갑.  주문은 진작했으나 바쁜 일들 얼추 마감하고 찬찬히 읽어보는 중인데 참 좋으네.


책은, 헌책에 얽힌 여러 사연들을 다루고 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정말 흥미로워 숨도 못 쉬고 몰입해서 읽게 되는데, 읽고 나면 오래 생각하게 된다. 책의 시간에 대해. 책과 함께한 우리의 시간에 대해.


한 사람이 가장 열정적인 시절에, 가장 큰 꿈을 품었던 시절에 함께 했던 책들. 책들과 함께 하는 동안 거기에 배고 스며들어 기억으로 남고 흔적으로 새겨진 시간이 있다.


… 그거야말로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인 것 같다. 결과적으로 좋았든 나빴든. 그 시간을 후회하든 그렇지 않든. 


그런데 한참 후에 (책이 품고 있던) 그 흔적이 다른 이들에게 , 다른 의미로 전해진다. 그렇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좀더 확실히 알게 되었다. 책 읽기란 어떤 경우에도 for nothing이 아닌 것이다.


한 해를 돌아보며, 또 우리가 좋아했던 책들을 떠올리며 연말에 읽기 좋은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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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기담 수집가 헌책방 기담 수집가
윤성근 지음 / 프시케의숲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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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무척 소중한 한 권의 책을 찾는 이야기, 혹은 사라진 책들 그 뒤에 자리한 사라지지 않을 이야기. 너무 흥미로워서 숨도 쉬지 않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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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은 치료했지만 흉터는 남았습니다 - 당신의 몸과 마음이 아플 때,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것들
김준혁 지음 / 계단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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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전작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를 너무 재밌게 읽어서 망설임 선택할 수 있었고 역시 재밌었다. 특히 ˝의사는 왜 웃지 않을까˝ 챕터 너무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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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하비의 맑스 <자본> 강의 데이비드 하비의 맑스 <자본> 강의 1
데이비드 하비 지음, 강신준 옮김 / 창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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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하비는 예전에 독서모임에서 <파리, 모더니티>라는 책을 함께 읽은 적이 있다. 

그후 애정하는 학자가 되어 틈틈이 저서들을 찾아서 읽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힘들 때 하비의 책을 읽는 건 꽤 도움이 된다.  

그건 내가 힘든 이유가 주로 돈 문제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뭐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그래서 '자본(주의)=돈'에 관련된 책들을 틈나는대로 읽어보곤 한다. 

내가=우리가 왜 이렇게 힘든지 그 이유라도 알고 나면 덜 힘들까 하는 심리에서인 듯.

('인식'에서 힘? 즐거움? 스피릿? 을 얻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있는데, 나도 그 중의 한 명인 듯.) 

그런데 책을 읽는다고 해서 실제로 덜 힘든 거 같지는 않다. 

(알든 모르든 똑같이 힘든 듯. 외부 상황은 그대로니까.) 

다만 책을 읽고 나면 힘든 걸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진다.

최소한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대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거...

까놓고 보자면 현실 도피일지도 모르겠는데, 어쨌든 힘든 때에 찾아보고 싶은 책이 있고 

그 책을 보는 게 실제로 힘이 되고 적어도 기분 전환이 된다는 건 그 자체로 큰 행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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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란한 마음을 달래고자... (참가신청자가 1도 없어서 '한 책 읽기' 독서모임을 취소했다) 책을 읽었다. 


예쁘고 촉감 좋은 표지 및 그립감 좋은 두께 덕에 종종 펼쳐드는 데이비드 하비의 <맑스 '자본' 강의>. 말 그대로 맑스 <자본>을 강의로 풀어 놓은 책인데, 이 책 의외로 재밌다. 연륜 있는 저자가 중간 중간 이런 저런 사례, 에피소드들 들려주는 덕분인데, 특히 하비는 서문에 다음과 같은 재밌는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예전에 자신이 자본 강의를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한 적이 있는데, 계획대로 진도를 뺄 수 없어서 애를 먹었다는 이야기. 저자의 표현을 그대로 인용하면 이렇다. "나는 극도의 절망감에 빠진 채 거의 한학기 전부를 제1장을 읽는 데에만 소비했다." 그냥 애를 먹었다는 것도 아니고 극도의 절망감에 빠졌다는 거... 


아니 대체 왜 진도를 뺄 수 없었을까? 하비는 이렇게 쓴다. "(학생들이) 내가 이야기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고 내가 보기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안에만 계속 머물러 있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ㅋㅋㅋ 이런 대목을 읽으면 위안이 된다.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이 하는 얘기에 별 관심이 없음[혹은 제멋대로 들음], 하지만 그게 또 그리 절망적인 일만은 아님을 하나의 소설적 주제로서 훌륭하게 다룬 사례로 체호프를 들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어쨌든 진도를 나가지 못하는 상황을 견디다 못한 하비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호소한다. "여러분, 우리는 진도를 나가야 합니다. 적어도 노동일 부분까지만이라도 나가야 합니다." 


학생들은 이렇게 말한다. "아닙니다. 안됩니다. 우리는 이 부분을 올바로 이해해야만 합니다. 가치란 무엇입니까? 맑스가 화폐상품이라고 부르는 것이 무엇입니까? 물신적이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심지어 <자본> 독일어판을 들고 와서 (영어) 번역본과 일일이 대조하기도 한다. 


나중에 하비는 텍스트에 대한 이러한 접근 방식이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강의를 했던) 자크 데리다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텍스트를 주의 깊게 읽는) 그러한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런 에피소드를 통해 하비는 교육은 지식 소유자(=선생)가 학생들에게 자신의 지식을 가르치고 설파하고 전수하는 과정이 아니며, 서로가 서로에게서 배우는 과정임을 이야기한다. 정말이지 매력적인 선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하비는 진도를 나가는 자신의 강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건 하비가 "적어도 '노동일'까지는 진도를 나가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호소한 대목이다. 왜 하필 노동일일까? 궁금해서 읽어봤다. 총 25장인 <자본> 1권에서 '노동일'은 8장이니 초반 3분의 1 지점이다. 그런데 실제로 강의의 이 대목을 읽어보면(이 장만 따로 읽어도 된다) 왜 하비가 노동일까지만이라도 진도를 나가자고 했는지 이해가 된다. 정말 재밌다. 강의자가 준비를 많이 한 대목인 게 보인다. 앞서 설명한 어려운 이론과 개념들이 이 대목에서 빛을 발한다. 맑스의 핵심 논지가 무엇인지 , 그가 당대의 현실 속에서 얼마나 철저하고 세심하게 자본(및 자본주의 사회)를 분석했는지, 동시에 그러한 분석이 오늘날에도 충분히 유효한지, 그의 사상이 '혁명적'인 이유가 정확히 어떤 지점에서 그러한지, 그리고 후대의 맑시스트 학자들(특히 푸코)이 어떤 지점에서 그의 유산(과제)을 계승했는지 등이 명확해진다. 더군다나 하비는 그걸 우리가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쉽게, 다양한 사례와 에피소드를 들어가며 설명해준다. 그의 입장에서는 진도를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충분히 초조해할만하고 학생들에게 서운해할만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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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의 효용 - 노동자계급의 삶과 문화에 관한 연구 질문의 책 5
리처드 호가트 지음, 이규탁 옮김 / 오월의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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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구' 분야의 고전으로 꼽히는 <교양의 효용>이란 책이 번역 출간 되었다고. 저자 리처드 호가트는 레이먼드 윌리엄스와 비견되는 학자인데, 중요도에 비해 한국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나도 이름조차 처음 들어본다... 


눈길을 끈 건 역시 제목. 교양의 효용이란 과연 뭘까...에 대해 자주 고민하는 입장이다 보니 자연히 눈길이 갔다. '교양의 효용'을 내 버전으로 바꿔 말하자면 이렇다. "세계문학을 읽는 것은 과연 무엇에 도움이 될까?" "독서모임은 과연 모임 참가자에게 무슨 효용이 있을까?"


한 발 양보해 '교양의 즐거움', '독서의 즐거움'이라고 표현하면(눙치면) 모두가 납득하기 쉽다. 교양을 즐거움, 즉 쾌락(혹은 허영)과 관련짓는 이야기는 쉽게 접할 수 있다. 한 예를 들면, <안나 카레니나>의 초반 스테판과 레빈의 대화가 그렇다. 


스테판 : 바로 그 점이야말로 교양의 목적이 아닐까? 모든 것에서 쾌락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레빈 : 그것이 목적이라면, 나는 차라리 야만인이 되겠네.


그러니까 톨스토이는 레빈의 입을 빌려 교양을 (개인적) 즐거움하고만 연관시키는 것을 거부하고, 이제부터 소설 속에서 (레빈을 아바타 삼아) 1) 본격적으로 교양의 효용을 탐색해보겠다고, 2) 맨 뒤에 가서 그게 뭔지 보여주겠다고 선언하는 셈이다. (근데 내 생각에 톨스토이는 1은 성공하지만 2는 실패한다... 최소한 나라는 독자를 납득시키는 데는 실패한다. ㅎㅎ) 


그나저나... 책을 읽는 것은 과연 어떤 효용이 있을까. 앞으로 독서모임 홍보를 잘 하기 위해서라도 좀 정리를 할 필요가 있는 문젠데, 솔직히 즐거움 이상의 효용은 잘 모르겠다. 뭐 책 읽기의 효용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담론들이 있기는 하다. 시야가 넓어진다, 생각이 깊이가 깊어진다, 나와 다른 타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다, 공감능력이 향상된다 등등. 그런데 내게 와닿지가 않는게 문제다. 오히려 반대로 책을 너무 읽어서, 혹은 문학에 너무 많은 가치와 우선순위를 부여해서 시야가 좁아지고, 생각이 저 깊은 곳에서만 맴돌고, 책만 보느라 현실에서 타인의 삶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결과적으로 공감능력도 떨어지는 그런 경우를 많이 봤다. 스스로에게서 그런 낌새를 채고 깜짝 놀랄 때도 있다. 


뭐 여튼 그건 그렇고. <교양의 효용>에서 '교양'은 '컬처'가 아니라 '리터러시'의 번역이라고 한다. 읽고 쓰는 능력을 가리키는 말로 '문해력'이라고 옮긴다. 상당히 넓은 의미의 교양인 셈이다. 재밌을 것 같으니 일단 질러 놓고 틈나는대로 뒤적여보기로. 다음은 책 소개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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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트는 문화연구라는 학문 분야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으며, 문화연구 전개에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교양의 효용>은 20세 초중반의 영국 노동자계급 문화를 생생하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호가트는 노동자계급의 삶과 문화를 분석하기 위해 음악, 신문, 잡지, 라디오, 텔레비전, 영화, 책 등의 대중매체뿐만 아니라 일상 속의 가족의 역할, 남녀 관계, 술집 문화, 언어 형태까지 꼼꼼하게 조사했다. 호가트는 왜 문화연구자들이 노동자계급 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보여주었으며, 더불어 노동자계급의 문화가 해당 시기의 정치, 경제, 사회적 변화와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고 발전하며 변화하는지를 상세하게 밝혔다. 즉 이 책은 이후 잇달아 등장하게 될 영국 노동자계급 문화에 대한 연구의 효시라고 불러도 좋을, 문화연구 분야의 고전 중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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