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이 볼콘스키 :
자네가 하고 싶은 일이 있을 거야.

피에르 베주코프 :
나는 알고 싶어... 모든 것을!
왜 옳지 않은 일임을 알면서도 계속하는 건지...
행복이 무엇인지, 고통받는 게 무슨 가치가 있는지
왜 남자들이 전쟁에 나가는 건지
사람들이 기도할 때 속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고백할 때 느낌을 알고 싶어
그런 일로 난 충분히 바빠
나 같은 놈 이해하기 힘들겠지
자네는 모든 게 확실하니까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
그렇고 말고!
자네는 나와 달라
자네는 배우면 깨닫지만
나는 배우면 혼란을 느껴
자네는 사랑하고 결혼하고 믿고 행동하고 출전하지

안드레이 볼콘스키 :
내가 정말 그렇다면 좋겠군
내가 왜 출전하는지 알아?
나폴레옹이 괴물이라고 생각해서?
2천마일 떨어진 오스트리아를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가 더 강대국이 될 거라서?
모스크바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여인과 결혼했는데
그걸 견딜 수 없어서야
절대 결혼하지마, 피에르
나이들어 쓸모 없는 사람이 되기 전까지는
안 그러면 고상함을 다 잃어버리고
인생을 사소한 일에 허비하게 돼
날 그렇게 보지 마
자네는 보나파르트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만일 그가 젊어서 결혼했다면
제 값 못하고 마누라 가방이나 들고다니며
아내가 초대한 멍청이들이나 상대하고 있었을 거야.

- <전쟁과 평화> (킹 비더, 1956)
오드리 헵번, 헨리 폰다, 멜 페러 주연



* 펭귄클래식에서 <전쟁과 평화>를 조만간 출간할 계획이라고 재작년 가을 쯤에 들었는데 아직 감감무소식. 올해는 나올라나!



** 헨리 폰다는 참 멋진 배우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 <내 이름은 노바디> 등 스파게티 웨스턴 장르에서의 연기도 좋지만 <The Wrong Man> 같은 히치콕 감독의 영화에서의 연기도 좋고, 시드니 루멧의 <12 Angry Men>에서의 연기도 좋다.

 

헨리 폰다는 30-60년대를 주름잡은 (외향적) 배우들인 캐리 그랜트, 클라크 게이블하곤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연기한다. (앞서의 배우들보다 다소 내향적이랄 수 있는) 게리 쿠퍼, 제임스 스튜어트와는 닮은 구석도 꽤 있지만 내면 연기의 깊이나 진폭에서는 헨리 폰다가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한다. 좀 더 알고 싶은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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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scsa 2015-01-26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이부분을 가장 좋아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