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먼로 작품집 네 권을 읽습니다. 이야기적 재미도 있지만 소설적 완성도 역시 출중한 후기 작품들과 자전적 색채가 강한 초기 작품들을 고루 배치하였어요. 또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들이 대체로 추상적이고 어렵다는 느낌이 있는 것에 반해 앨리스 먼로의 작품은 읽어 나갈수록 흥미진진하고 애정을 갖게 되는 면이 있습니다. 아마 무엇을 기대하든 그보다 훨씬 재밌는 읽기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먼로 문학의 키워드를 꼽자면 ‘단절’ ‘분리’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인물들이 보이는 소심하지만 단호한 ‘선 긋기’의 태도, 선언이 도드라집니다. 무엇에 대한 선 긋기일까. 그건 소수자, 약자들을 가장자리로 밀어내는 논리들, ‘사회의 상식’, ‘다수의 입장’이라 일컬어지는 것들인데요. 집단의 힘을 등에 업고 쉽게 증폭되는 그런 목소리 앞에서 먼로는 겉보기 화해나 소통이 아니라 미약하지만 확고한 단절/분리 선언이 필요한 경우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먼로 같은 작가가 오래전부터 선보인 그런 태도 덕택에 오늘날의 우리도 무력감과 싸울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작가가 집중적으로 다루는 ‘관계’에 대한 고민, 특히 ‘집/가족/지역 사회 떠나기(-에서 분리 되기)’의 문제에 대한 고민은 오늘날 한국 독자들에게도 호소하는 바가 큽니다. 대표성이 있는 주요 작품들, 흥미롭게 읽히는 작품들, 깊이 있는 작품들을 고루 선정했기에 먼로 문학 초심자에게는 물론 보다 깊이 읽고 싶은 독자에게도 유용한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기간 : 3월 하순 시작~5월 (총 5회)

장소: 모든 모임 화상(zoom)으로 진행됩니다. (토요일 오전은 오프라인, 망원동 '필로버스')


신청. https://forms.gle/z4Jb63eW6nqV8sW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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