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한울림 꼬마별 그림책
김병하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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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하 작가님의 텃밭
아저씨 반 고라니 반
반반한 텃밭, 반했던 텃밭

시간이 흘러
마당있는 집

마당은
때론 텃밭, 때론 꽃밭,
아이들을 위한 운동장으로
고양이들을 위한 보드라운 쉼터로
새들을 위한 작은 놀이터로
쉼없이 사용되고,
쉼없이 자라나고 있다.

해가 쨍해도
비가 쏴해도
바람이 휘잉해도

펄럭이는 해먹이 무안하게
흔들흔들 그러나 꺾이지 않는
담대하게 자기답게 자리를 지키며
커가는 초록이들을 바라본다.

매일을 충실히
빛모아 물모아 생물모아
생을 반짝이게 사는, 보이는 이에게는
한없이 대단해 보이는 작은 것들.

연약하면서 단단한 초록이들 중에
잡초라 이름붙이고 뽑아버릴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자연을 집이라는 울타리로 끌여들여
조물주인것마냥 생과사를 결정하는
사람... 초록이의 입장에선 어처구니 없고 주객이 전도되는 느낌일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작은 것들
감동스러운 작은 것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선과 마음

마당을 둘러싼 울타리
이 울타리가 저들을 지키기 위함인지
나를 지키기 위함인지를

그림책을 통해 생각해 보는 아침.

'아... 니가... 거기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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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 (양장) - 제15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나혜림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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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사람은 때때로 잊히지만
존재했는지조차 의문인 사람은 오래 기억 된다. P9

4만 명을 목표로 했지만 하루 40명도 안 오는
수제 햄버거 가게. 주 3회 시급 9,120원을 받고
일하는 중학생 정인이는 책 #클로버 의 주인공이다.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정인이, 수학여행비 354,260원이 없어 중학생 시절 단 한번 뿐인 수학여행을 포기하려는 정인이 앞에 한마리의 고양이가 나타난다.

고양이의 이름은 헬렐 벤 샤하르. 줄여서 헬렐.
고양이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휴가 중인 악마다.

"헬렐레?"
"헬렐라가 아니라 헬렐!  히브리어로 '빛나다'라는 뜻이다."
"한국말로는 술 취했다는 뜻인데." P40

정인과 헬렐. 말다툼인지 만담인지 헷갈리는 대화 속에서 악마 헬렐은 정인에게 달콤한 제안을 한다.
정인이 건네준 유통기한 지난 햄버거 패티처럼 적당히 불법과 불량이 가미된 유혹이었다.

"나는 너를 왕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만약에'  그 한마디면 된다니까." P107

마치 과거, 현재, 미래의 유령이 스쿠루지를 시간 속으로 안내하듯(feat.크리스마스캐럴), 악마 헬렐은 정인을 지옥의 세계로 안내한다. 욕망을 자극하는 환상의 세계로.

➡️괜찮다 괜찮다 홀로 다독이며
매일을 견디는 이
➡️식욕은 없지만 식탐이 있는 것 처럼
만들어지는 욕망 속을 살아가는 이
➡️보통이라 일컫는 삶과는
조금 다른 모양으로 살아가는 이
➡️무던하고 까다롭지 않음을 가장하지만
사실은 아주 많이 힘들어하는 이
➡️'만약에'라며 지금과는 다른 나를 동경하는 이
➡️이 세상 끝날 것 같고,
무엇하나 내 맘 같지 않다고 느끼는 이

✅️원하는 꽃, 원하는 것을 다 가져다주는 주체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자
✅️식욕과 식탐처럼 '만약~라면~하고 싶다' 속
나의 욕구와 탐욕을 들여다보게 하는 책이다.

네잎 클로버의 꽃말 '행운'
세잎 클로버의 꽃말 '행복'
네잎 클로버를 추구하고자 밟아버리는 세잎클로버
클로버를 밟고 있는 대상인 나를 생각해보는 소설이었다.

햇볕을 받아야 자라는 클로버
그러나 응달에서도 견디며 자라는 클로버 

정인에게 재아가 들려주는 말
"꼭 꽃을 피워."

이 응원의 메시지를 내 가슴에,
그리고 나를 통한 내 이웃들의 가슴에
심어본다.

헬렐이 쫓는 고소하고 달큰한 외로움의 냄새를
외로움 아닌 고독함, 기꺼이 즐기는 고독감으로
삶의 클로버로 가꿔야겠다.

P.S 책 #항체의딜레마 속 #달의뒷면에서 의 그 나혜림 작가님이라뉘. 몰랐다가 책의 마지막 작가 연혁을 보며 놀라고 반가워했다쥬

P.S2 영화 벌새 속의 대사가 떠오르는 책

"힘들고 우울할 땐 손가락을 펴 봐. 그리고 움직이는거야.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손가락은 신기하게도 움직여져."

"난 내가 싫어질 때, 그 마음을 들여다봐.
아 지금은 내가 나를 사랑할 수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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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샵
피넬로피 피츠제럴드 지음, 정회성 옮김 / 북포레스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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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서 남편을 잃은 미망인 플로렌스 그린.
바닷가 마을 하드러버의 오래된 건물 올드하우스를 매입해 마을에서 하나 뿐인 서점을 열게 된다.

서점은 준비 과정부터 순탄치 않다.
유산이든 재산이든 무엇하나 없는 그녀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 반대세력도 있다.
서점 아닌 예술센터를 열기를 원하는 가맛 부인.
그리고 그녀를 둘러싼 편견과 소문과도 싸워야 했다.

플로렌스 그린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점을 연 이유는 단 하나,
자가다움으로 이 자리에서 살아간다는 것, 삶의
증명을 위해서 였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남편의 얼마 되지 않는 유산에 의지하여 8년 넘게 하드버러에서 살아온 플로렌스는 요즘 들어 스스로에게 가능하다면 주변 사람들에게도 자신이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P8

플로렌스 그린은 서점을 운영한다.

낡고 오래된 올드하우스를 고치고,
서점 점원으로 열살 크리스틴 기핑을 고용하고,
귀신 래퍼까지 등장하는 (귀신들린) 올드하우스에서 꿋꿋하게 서점을 운영한다.

중간중간 책방지기로서 당시 서점의 서가를 꾸려가는간접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문장도 즐거웠다.

신간은 열여덟 권씩 갈색의 얇은 종이에 포장되어 있었다. 정리하는 과정에서 책의 사회적 서열이 자연스레 정해졌다. 저택 서재에 꽂혀있을 법한 화려한 무늬의 묵직한 양장본과 서퍽 교회 관련 책과 정치가의 회고록 등은 그러는게 당연한 권리인 듯 맨 앞 쇼윈도에 진열되었다. 그다지 귀족적이지 않아 웬만한 서점에서도 볼 수 있는 책들은 선반 중간쯤에 놓였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진 선반에는 쉽게 팔리지 않을 법한 책들을 나란히 꽂아놓았다. 대부분 철학서나 시집으로 일년이 지나도 그 자리를 지킬 게 뻔한 책들이었다. P72

책의 사회적 서열.
책방지기는 책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지만
그 가치에는 상업적 가치까지 고려해야하는구나
생각하게 되는 대목이었다.

올드하우스 서점은 마을 주민들의 관심을 받지만,
플로렌스 그린을 서점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가맛부인의 영향력 아래서 버티기 어려워진다.

플로렌스 그린은 또다른 지역의 유지, 브런디시를
찾아간다. 그녀를 이해해주고, 문학적 교감을 하는 브런디시지만, 결국 그도 죽고 만다.

"굳이 말하자면, 저는 옳고 그름에 댁만큼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지 않아요. 물론 롤리타는 읽었습니다. 좋은 작품이더군요. 하드버러 사람들에게 팔아도 될 겁니다. 작품을 충분히 이해할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상관 없어요. 모든걸 이해하면 정신이 나타해지기 마련입니다."p163

"저는 무엇보다 인간이 지닌 미덕, 궂이 미덕이라고 부를 필요도 없겠으나 아무튼 지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합니다. 그것은 바로 용기이지요. 그린 부인, 댁은 용기가 아주 대단한 사람입니다." P165

"구태여 걱정 속에 파묻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살아있는 한 희망은 있으니까요."p166

플로렌스는 법률위반을 명목으로 강제 퇴거를 당하고, 8년 이상을 살았던 바닷가 마을을 떠나며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선한 의지와 악한 의지의 싸움에서
책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플로렌스의 삶의 가치라는 선한 의지와
가맛부인의 삶의 가치라는 선한 의지의
싸움(가맛부인에게선 자신이 선이기에)

의지보다는 힘이 우세했다.

이상하게도 이 결말이 허탈하지는 않았다.
다만 안타까울 뿐. 적어도 플로렌스는 무모한 도전이라는 타인의 시선 속에서 행동을 관철했으니까.

이야기는 막이 내렸어도
그녀의 자기 증명은 계속 되리라 믿는다.
영화 북샵은
책의 아쉬움을 메꾸듯 꼬마 서점지기 크리스틴을
더 등장시킨다. 마치 그림책 바닷가 아뜰리에의 주인공처럼.

북샵을 꿈꾸지만
고민보다 Go할 수 없는 고민들이
북샵 안에 그려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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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을 쓸 때만 정의롭다
조형근 지음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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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문제에 대해 글을 쓸수록
자신이 더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 작가.

병행이 불가능해
교수 직함을 던지고
동네 사회학자로 돌아온 학자.

상상해 본 적 없는 미래에서
자신만의 방식, 자신만의 책임감으로
길을 만들고 있는 사람을 따라가 보았다.

나와 사람과 세상의 주파수
나의 주파수의 끝,
누가 있는지 궁금해진다.

주파수로 흘려보내는 메시지
또한 무엇을 담았는지 궁금해진다.

살기 좋은 세상
꿈꾸는 세상
있던가?

나는 그런 세상을 향해 의식적 노력을
하곤 있는가? 글을 쓸때만, 말을 할때만
책 제목처럼 정의롭고 자유로운건 아닌지 싶다.

읽는 내내
읽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의식한다.

포기 아닌 희망 한 포기를 내리는 과정,
과정 안의
나의 유포리아를 생각해 본 책이다.

쓸 때만 자유롭고 정의롭다는 작가,
읽을 때만 고민하고 성찰하려는 독자.

그렇기에 이 책이 회자되면 좋겠다.
불편하지만
사유와 성찰의 길에 서 있게 하니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고 말한다면
순진한 낙관주의라고 비난받기 십상인 시대다. 하지만 "뜻이 없으면 많은 길이 불가능해진다."
정치를 통해 우리의 삶을 개선하고,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 조롱받는 세상이다. 냉소로는 세계의 고통을 없애지도, 줄이지도 못한다. 다시 유토피아를 꿈꾸는 이유다.
-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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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아홉 살 저학년 씨알문고 6
장영현 지음, 이로우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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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아홉살

참지 못하는 아빠
버럭 성내고 휙 던지고 쾅 나가버리는 아빠

아홉살 예은이의 아빠의 모습입니다.
돌변하는 아빠 때문에
자주 놀라는 예은이.

예은이는 아빠가 혹시 달걀귀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던 중
고함지르는 아빠의 입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예은이는 아빠의 몸 속 아닌 과거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예은이 만한 키, 자그마한 몸집의 아빠가
거기에 있었습니다. 예은이는 아빠의 초등학생
시절을 지켜보며, 아빠의 마음과 아빠의 행동을
점차 이해하게 됩니다.


예은이의 아빠는 ADHD 를 앓고 있습니다.
예은이의 아빠를 통해
ADHG는 아니지만, 부모이기 전 인간인 아빠를
아이들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추석, 바쁜 아빠를 두고
멀리 할머니집으로 기차여행 다녀온 두찌.
시무룩했습니다.

"왜 기운이 없을까?"
"아빠 만나서 좋은데,
아빠는 우릴 반기지 않나봐."

남편의 상황과 컨디션을 알고 있는 페퍼.
몹시 바쁜 일정과 지친 몸을 이끌고 역으로 우리를
데리러 온 사실도 알고 있었지요.

아이에게 살며시 물어봅니다.
"아빠에게 마음을 전해봤어?"
아이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이에게 간단히 아빠의 사정을 얘기 한 후, 아빠가 피로로부터 해방되었을 때를 기다렸습니다.

아이에게
"지금이야, 아빠에게 너의 마음을 얘기해봐."

아이는 아빠와의 대화를 시도하고,
아빠는 아이에게 아빠의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아빠는 아홉살>의 소재
달갈을 유심히 바라보았습니다.

알은 생명,
새는, 물고기는 알을 낳고,
알은 또하나의 생명, 가족이 됩니다.

알은 나의 일부,
우리는, 완전제품 달걀을
매일 먹고, 튼튼하게 생활합니다.

알은 약하지만,
알은 강합니다. 품어주는 대상이자,
품을 수 있는 대상이기에요.

다루기에 따라
깨질 수도 있고, 온전히 지킬수도 있습니다.

"아빠는 나쁜게 아니라 아픈거야"

아빠는
예은이처럼 아이적이 있는 사람이자,
아플 수 있는 사람, 알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합니다.

사랑의 온기 품어준다면, 들어준다면, 알려고 한다면, 갈등을 이겨내고 서로 오래도록 지탱하며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질 알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P.S 친정아빠와의 시간을 많이 가졌던 추석.
예은이가 되어 아빠의 과거와 현재의 시간 속 아빠를 만난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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