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그림 엽서북 : 옐로우 에디션 - 마음 가는 대로 상상해 그려보는 손그림 엽서북
공혜진 지음 / 인디고(글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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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한 자루로 마음을 담아 예쁘게 그림을 그려 안부를 전해보세요!


 어렸을 땐 매일 밤 숙제와 함께 다음 날 친구에게 줄 편지와 교환일기를 쓰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편지지가 모자라 두꺼운 두께를 묶어놓은 편지지를 사다 놓고 얼마나 편지를 썼는지. 때마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사느라, 하교 하다 길가에 서서 문구점에 있는 편지지를 고르느라 바쁜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모든 우편을 이메일이나 카톡으로 주고 받는 것이 흔해졌지만 그때 주고 받았던 손편지와 엽서, 카드의 손길은 참으로 애틋하고, 정성이 한껏 묻어나는 글들이 아련하게 묻어난다.


언제부터인가 우표도 편지지도 더 이상 쓰이지 않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 모든 것들이 바래져 버렸다. 지금은 빠르고, 편리한 것을 추구하지만 예전만큼 손그림을 그리거나 편지지를 고르는 정성마저도 없는 '속도'만을 그리며 사는 것 같다. 그런 점에 있어서 공혜진 작가의 <손그림 엽서북>은 예전 두터운 두께의 편지지가 묶은 것 같은 두께의 책이 연상되기도 하고, 자연 친화적인 배경의 그림에 펜 한 자루가 더해진 그림은 절로 미소가 지어질만큼 기발하게 느껴진다.


 

 

- 마이클 옆에 빈 공간에 자리한 고양이 한 마리와 바람부는(?) 나뭇잎들. 여름과 고양이를 주제로 그렸다.


 

 

- 살짝 나뭇잎에 색을 넣어주기!


 

 

- 예쁘게 그림을 완성하고 나면 절취선이 있는 부분을 접어 살짝 손으로 뜯어내면 한 장의 엽서 완성!


 

때때로 하늘 위에 떠있는 구름이 비행기가 되거나 하트로 이어서 공상을 한 적은 있지만 실제로 마음가는 대로 그려보는 것은 처음이다. 그리는 재주가 없어 고민고민하다가 마이클을 짝궁으로 고양이와 나뭇잎을 그렸다. 여름과 고양이라는 주제로! 혹, 펜으로 쓱싹 그리다가 실수할까 싶어 연필로 살짝 스케치를 하고 그렸는데 생각만큼 그림이 완성되어 기뻤다. 쓱싹쓱싹 그림을 그려보니 생각보다 더 재밌고, 뒤에 누군가에게 줄 안부글을 적어 지인에게 준다면 사는 엽서보다 더 뿌듯 할 것 같다. 자연에서, 실생활에서 보여지는 풍경들을 모으고 모아 그리는 공혜진 작가의 엽서북은 환경친화적이면서도 가볍게 그림을 만들어내는 점에 있어서 손 쉽게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내기에 알맞는 책이다.

혹, 그림을 그리다 실수 할까봐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영상으로 못 남긴 것이 아쉽다. 다음에는 꼭 그리는 과정을 영상으로 남겨야겠다. 나뭇잎이나 그림자, 수건걸이, 구름, 소라등 친근한 소재의 물체나 그림자가 이렇게 그림그리기에 좋은 소재인지 몰랐다. 보는 내내 재밌었고, 옆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동기가 되어 더 즐거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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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빙 미스 노마 - 숨이 붙어 있는 한 재밌게 살고 싶어!
팀, 라미 지음, 고상숙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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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생은 여행이다!


 인생은 여행이다, 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지금 당장 밥벌이에 매여 오도가지도 못 할 때가 많다. 시간이 있을 때는 돈이 없고, 돈이 있을 때는 시간이 없다. 시간과 돈이 있을 때는 정작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 가지를 못한다.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하더니 이때 쓰는 말이 아닌가 싶다. 팀과 라미가 쓴 <드라이빙 미스 노마>는 아들 팀과 며느리 라미가 팀의 엄마인 아흔 살 할머니 노마와 함께 2015년 8월부터 캠핑카를 타고 1년간 32개 주 75개 도시를 돌아 다녔다. 그 후 노마 할머니는 2016년 9월에 91새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암진단을 받은 후 그녀는 병원에 있는 대신 아들 내외와 여행을 선택했고, 죽음이 문턱까지 왔음에도 서스럼없이 주어진대로 삶을 살았다.


그 순간 나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게 느껴졌다. 지난 20년 동안 지켜봤던 어머니는 이제 그냥 '노마' 또는 '엄마'가 아니라 '미스 노마 할머니'가 되었다. 나는 "아흔 살이라고 인생이 끝난 게 아니야."라고 혼잣말을 했다. 생각지도 못한 사람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p.72


그녀가 병을 치유하는 대신 캠핑카를 타고 아들 내외와 33킬로의 덩치를 가지고 있는 대형견 링고와 함께 떠난 여정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지만 그녀는 한 번도 병에 대해, 유명세에 대해 말하지 않고 오롯하게 자신이 주어진 것들을 사랑하고, 세상에 즐거움이 있는 곳에 즐거움이 있다고 노마는 항상 아들인 팀에게 가르쳐 주었다. 젊은 시절 오빠와 친했던 레오를 만나 결혼하지만 아이를 낳을 수 없게 되자 부부는 팀과 스테이시를 입양해 키우게 된다. 그녀의 삶에 있어서 나락으로 떨어질 순간에 그녀는 그것을 이겨내고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는 대안을 찾고자 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혈연을 고집했다면 노마는 안되는 것들은 빨리 포기하고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


우리는 지금 눈앞에 전개되고 있는 이 순간을 살 뿐이다. 이건 자명한 사실이다. 이 순간 내가 어디에 있든지 간에 아름다음과 즐거움, 사랑 그리고 가능성으로 인생을 충만하게 만들어나가야 한다. 엄마는 바로 그렇게 살다 떠났다. - p.339


팀과 스테이시의 입양은 그녀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주었고, 두 아이에게 엄마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다. 절망이 아닌 삶의 희망을, 두려움 대신 행복과 즐거움을 건네는 노마의 이야기는 앞으로 우리가 어떤 노년의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노년의 삶은 아직도 먼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에 대한 이야기 때문인지 아흔 살 노마와 그 가족이 떠난 여행기는 가볍게 읽지 않았다. 선택과 집중 사이에서 자신의 삶을 어떻게 마무리 할 것인지를 노마의 이야기를 통해 느끼게 되었다. 나라면 과연 노마와 같이 선택 할 수 있었을까?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 병으로 인한 고통이 느껴지면서도 그것을 뿌리치고 가족과 함께 멋진 여행을 떠나는 할머니의 이야기라니. 그녀가 살아왔던 순간들과 마지막을 다해 즐거운 여정을 함께 했던 순간들의 이야기는 선물처럼 아름다웠다.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고, 주어진 것들을 불평하지 않으며 선한 얼굴로 즐겁게 살아가는 노마의 이야기는 한 편의 영화 같았다. 지금도 팀과 라미는 캠핑카를 타고 여행한다고 한다. 노마와 함께 했던 여정 속에서 그녀가 남겼던 일기를 통해 함께 느끼고 생활했던 그 순간을 기억하며 마지막까지 노마다운 여정의 끝을 마쳤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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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시차
룬아 지음 / MY(흐름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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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시간의 찰나에 대하여


 <사적인 시차>는 인터뷰 웹진 '더콤마에이' 웹진인 작가인 룬아가 쓴 글과 사진을 담았다. 제목 그대로 개인적인 시간의 찰나의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으며, 무엇보다 일상의 순간에 느꼈던 많은 물음표들을 담고, 담아 사진에 덫대어진다. 기록을 하지 않아 길에 흘려버렸던 생각의 편린들을 룬아 작가는 하나도 흘려버리지 않고, 글로 표현해 냈다. 소설만큼이나 에세이를 좋아하지만 때론 느낌표 많은 글에 피로감을 느끼곤 한다. 그럼에도 에세이를 소설만큼이나 꾸준히 읽는 이유는 누군가의 내밀한 생각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글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듯 그의 생각들이 오롯하게 드러나는 글은 내밀하고, 묘하게 은밀한 느낌을 던져주기도 한다. 때때로 소설을 읽다가 이 작가의 글을 작품 속 주인공들의 투영된 내면이 아닌 맨 얼굴의 작가모습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 마주한 글은 기묘하게도 가면을 쓰지 않는 민얼굴의 모습이 포근하고, 정겹게 느껴진다. 혹은 작품이 너무 어려울 때는 반대로 에세이를 먼저 읽고 작품을 시작하면 이전보다 더 친근하게 작품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결정


결정이란,

어떤 방향으로 가기 위한 화살표에 불과하니까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건

자신이 세운 기준 같은 게 아니라

어떤 선택을 해도 스스로를 믿어주는 마음이다. - p.40


다른 사람이 살아가는 패턴에 대해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하지만 나도 모르게 SNS를 통해 그들이 사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요즘처럼 네트워크가 발달된 시대에는 카톡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프사조차도 자신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저마다 자신의 삶의 길을 걷고 있지만 때때로 보여지는 SNS사진들이 마음을 어지럽힐 때가 있다. 시점적으로 마음이 약할 때랄까. 크게 흔들리지 않지만 뭐랄까 마음에 미세한 구멍이 생겨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어린시절의 이야기에서 부터 남편이야기, 결혼, 타투, 학업, 아버지, 결핍, 관계, 결정등 사적인 시간들 속에서 흐르는 생각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저마다의 그릇으로, 다른 속도를 향해 가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어떻게 흘러 가는지, 나와 당신, 우리, 너와 나의 이야기였다. 다르면서도 같은.


사진은 찰나를 잡는 행위다. 같은 장소로 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사진은 찍을 수 없다. 놓친 순간은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사진을 찍는 사람은 스쳐가는 모든 장면에 마음을 던져본다. - p.123


운동을 하고 천천히 길을 걸어오다가 마주친 꽃과 나무를 볼 때면 나도 모르게 핸드폰을 꺼내들고 찰나의 순간을 담는다. 시간이 지나 이맘 때면 다시 필 꽃과 나무지만 어쩐지 이 순간이 아니면 똑같은 풍경들을 마주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에 버튼을 누르게 된다.


자기 확신


남이 주는 확신은 유효기간이 짧다.

불꽃처럼 잠깐 터졌다가 우수수 바스러지는 빛과 같다.

기어코 내가 나를 믿어야 한다.


누군가는 한 우물만 깊이 파고

누군가는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고,

누군가는 오아시스만 나타나기를 바라며 한없이 걷는다.

무엇이 더 나은지 뭐가 더 맞는지 따질 필요가 있을까,

그저 각자의 우물이,

바다와 오아시스가 있는 게 아닐까. - p.131


각자의 우물 속에서 이상이 아닌 실제의 삶을 살고 있는 룬아 작가의 글은 직설적이고 솔직하다. 아련한 느낌도 느낌도 대체적으로 자존감이 높은 여자사람이 아닌가 싶다. 글 속에 룬아 작가의 자아가 담겨져 있고, 느낌표 가득한 문장과 사진이 그 속에 베어있다. 길에 버려둔 편린들의 문장은 과잉된 느낌을 갖고 있을 수 밖에 없다. 그 시간 속에 스치는 것이 아닌 감정에 묻혀 과잉된 느낌으로 표현으로 문장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중에 쓴 글을 바라보면 어딘가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볼 때면 힘이 들어간 문장을 고치고, 또 고쳐나간다. 느낌표 많은 글을 읽을 때면 좋기도 하지만 그 시간에 묻히지 않으면 어색하고 어딘가 모르게 이질적인 느낌이 나기도 한다. 에세이를 읽는 순간 조차도 미묘한 시차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두 사람 사이의 시차란

불편하고도 묘하게 사적이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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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길고, 괴롭습니다 - With Frida Kahlo 활자에 잠긴 시
박연준 지음 / 알마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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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연준이 써내려간 프리다 칼로와 그녀의 이야기들.


 예전에는 누우면 수를 몇 번 세지도 못하고 잠이 일찍 들었고, 꿈도 꾸지 않고 길게 숙면을 했다면, 요즘은 어떤 베개를 비어도 뒷목의 뻐근함 때문인지 어깨와 등의 통증으로 몇 번을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든다. 그러다보니 자면서도 몇 번이나 깨기를 반복하고 깊이 자는 시간이 2~3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늘 잠이 부족하다. 잠이 부족하니 컨디션이 좋지 않고, 주말이면 피곤에 골아 떨어지기도 한다. 몸이 아플수록 밤은 길고, 괴롭다.


박연준 시인의 <밤은 길고, 괴롭습니다>는 프리다 칼로의 삶과 그녀의 작품을 매개로 시인이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시로 썼고, 그와 연관된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담은 책이다.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는 그녀가 그린 작품으로, 책으로, 영화로 많이 접했기에 새로울 것이 없었지만 박연준 시인의 글은 처음이어서 그녀의 시와 이야기에 귀를 쫑긋하고 기울였다. 모든 인간의 삶이 그렇지만 여자의 일생은 시공간을 떠나 맞닿는 지점이 많이 있다. 특히나 프리다 칼로는 유년시절 버스사고로 인해 몸을 많이 다쳤고, 그녀가 죽을 때까지도 건강하지 못한 육체를 갖지 못해 늘, 그림 속에서 그녀는 피눈물을 흘려야했다. 그 긴시간 동안 그녀는 작품활동을 했고, 그녀보다 스무살이나 많은 디에고 리베라를 자신의 목숨보다 더 사랑했다. 선배 화가였던 디에고는 프리다 칼로와 결혼했지만 그의 바람기 때문에 프리다 칼로의 마음이 많이 베어졌다.


희망 → 기대

            ↓

           실망 → 절망

                       ↓

                       고통 → 아픔

                                   ↓

                                  슬픔 → 비극

                                              ↓

                                             파멸 → 죽음

                                                        ↓

                                                        소멸 - p.177


자신의 살갗만큼이나 사랑한다던 그 남자는 골목을 귀퉁이를 지날 때마다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었고, 못내 프리다 칼로의 여동생인 크리스티나와의 외도를 목격하기도 한다. 건강한 육체를 갖고, 온전하게 디에고와의 사랑스런 아기를 갖기를 원했던 프리다 칼로는 여러번 임신을 했지만 세번의 유산으로 결국 염원하던 소원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프리다 칼로의 고통과 괴로움, 고독, 사랑을 매개로 박연준 시인은 자신의 이야기를 거리낌없이 돌려 말하지 않고, 직설적인 언어로 그들의 무례한 발언들에 대한 답을 내 놓는다.

 


시인은 무례한 말에 대해서는 과감한 언어로 말을 풀어 내는가 하면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네줄 때는 따스한 언어로 보듬으며 마음을 어루만진다. 비록 국적은 달라도 그녀들이 갖고 있는 상념, 사랑,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해석하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온기있게 품었다. 프리다 칼로의 모습과 시인의 모습이 덫대어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녀의 시 만큼이나 그녀가 선택한 사랑에 대해 무례하게 말을 건네는 이들을 위한 날카롭고 정확한 언어로 구사한 글은 시원하게 느껴졌다. 때때로 우리는 우리가 걸어놓은 편견이라는 테두리 안에 우리를 가두고, 혹여나 그 테두리를 넘어가면 색안경을 끼고 그들의 선택에 대해 무자비하게 말로서 마음에 생채기를 낸다. 획일적으로 같은 것을 싫어하면서도 나와 다르면 경계를 하거나 질투를 하는 모습들이 모습들이 사납게 느껴진다. 프리다 칼로에 대한 해석도 좋지만 시인 박연준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알고 싶은 마음을 채우지 못한 점에서는 조금 아쉬운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우리는 스스로를 돌봐야 한다. 아무도 우리를 돌봐주지 않으니까. 힘을 내야 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한 것을 믿으면서, 고쳐 생각하면서 계속, 나아가야 한다. 화날 땐 화를 내면서!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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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주에 완성하는 홈 요가
이유주 지음 / 김영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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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이 탄탄한 요가 교과서


 요가를 시작한지 올해로 3년이 되어간다. 처음에는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하면서 앉는 자세를 바로잡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수업에 들어갔으나 이내 요가가 그런 운동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손과 발, 몸통을 이용하여 가벼운 동작을 하든 난이도가 제법 나가는 동작을 하든 힘과 유연성, 호흡이 일정하게 합쳐져야 바른 자세가 나오는 운동이었다. 발을 편안하게 앉아 두 팔을 펴고 손에 깎지를 끼고 기지개를 펴는 기본 동작에서도 어깨가 으쓱 올라가지 않도록 하고, 배에 힘을 주어서 허리가 말리지 말아야 한다. 초보일 때는 선생님을 따라 동작을 하나하나 따라한다고 하지만 어딘가 부족하고, 곧게 뻗었다고 한 팔 조차도 살짝 휘어있거나 방향이 바로 잡혀 있지 않거나 무게 중심이 흐트러진다. 기본 중의 기본 자세지만 여러번 반복하고 또 반복하며 수련을 해야 비로소 바른 자세가 나온다.


하면 할수록 쉽지 않은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어 수업 때 차분히 앉아 수업에 집중하면서도 코로 들이쉬고, 입으로 내 뱉거나 혹은 그마저도 여의치 않을 때는 입으로 호흡을 뱉으며 자세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여러번 했던 동작이라도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몸이 따라 주지 않을 때도 있고, 전날의 수업으로 근육통으로 잠을 이루지 못 할 때가 많았다. 지금도 내가 갖고 있는 힘과 유연서을 넘어서 여유가 되면 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해서만 하라는 동작까지도 하다보니 다음 날 일어나면 어김없이 통증이 느껴졌다. 그래서 요즘은 애쓰고 선생님이 말하는 동작을 하기 보다는 몸이 허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할 수 있도록 하려고 마음을 먹지만 동작에 욕심이 생겨 자꾸만 '강약'조절에 실패하게 된다.

 

 

 

수업을 받으면서 너무 강한 자세도 몸을 힘들게 하지만 아플 것 같아서 혹은 안 될 것 같아서 자세를 덜 하는 것도 요가에 있어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8주에 완성하는 홈 요가>는 지난 3년 가까이 요가 선생님께 수업을 받았던 자세들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다. 하루 30분, 주 3회, 8주에 끝내는 요가 수업으로 커리큘럼이 되어 있고, 집에서도 책을 보며 따라 할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무엇보다 자세 하나하나의 과정과 잘못된 예와 잘된 자세의 샷들이 들어있어 자세를 바로잡기에 좋다. 요가를 수련 할 때마다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몸의 균현이 맞지 않을 때 선생님이 직접 티칭하면서 자세를 잡아 주지만 홈 요가는 스스로 할 수 없는 점이 아쉬운데 그런 점을 보완하듯 자세한 설명과 자세에 대한 사진이 이를 보완한다.


1년쯤 요가를 했을 때도 여러번 몸살을 앓았지만 무엇보다 정확한 자세를 위한 선생님의 설명에 맞게 몸을 움직여도 선생님의 말을 따라가지 못했다. 매일 반복적으로 수련을 하면서 서서히 달라지는 내몸을 보면서 비로소 요가의 재미와 정확한 자세를 위해 설명을 하는 선생님의 말에 이해가 높아진다. 안되는 자세를 억지로 하기 보다는 할 수 있는 자세로 하면서 호흡을 매끄럽게 이어나가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책이 아닌 동작으로 선생님의 설명을 듣다보니 때로는 이 동작을 바르게 이해하는지 궁금했었는데 책을 보면서 이 자세가 어떤 근육을 강화시키고, 어떤 곳을 날씬하게 만드는데 효과적인지 알게 되었다.


처음 요가를 입문하는 사람에게도, 배우고 있는 사람에게도 탄탄한 기본기가 실려있는 책이라 도움이 된다. 난이도에 있어서도 책의 말이에는 유연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고급 기술이 실려있다. 무엇보다 한 주에 배웠던 것을 복습하며 변형된 자세를 추가해 20분~30분 정도의 시간을 들여 자세를 물 흐르듯 익히는 연습방법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종종 수업 시간 때 한 동작들을 집에서 자기 전에 할 때가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했던 동작도 까먹어 그 자세를 효과적으로 써먹지 못할 때가 많았다.


쉬운 자세에서 부터 응용자세, 주의할 점에 대해 빠짐없이 캐치하여 책 속에 수록해 있어서 꼭 수업을 듣는 것 처럼 요가 수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한 권의 책만으로 요가가 어떤 운동인지, 요가의 종류와 도구, 공간에 필요한 준비 사항에 대해 설명이 되어 있으며, 이 책을 보다 잘 활용 할 수 있도록 수련 계획표와 일정표가 수록되어 있어 보다 더 적극적으로 홈 요가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안되는 자세에 대한 교정과 하고 싶었던 자세의 포즈를 수련해서 수업 시간 때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난다. 책에 소개된 것처럼 꾸준히 24회 수업을 마스터하면 이전과 다른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경험하지 않았다면 믿지 않았던 유연성과 호흡, 몸의 선들이 예뻐질 것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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