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너머의 키스 - 한국 남자와 사랑에 빠진 할리우드 배우의 사랑 보고서
다이앤 파 지음, 이수영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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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인생에 사랑을 빼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

한국 남자와 사랑에 빠진 헐리우드 배우의 사랑 보고서 <국경 너머의 키스>

  

  뜬금없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사랑은 아무나 하나라는 유행가 가사가 생각났다. 그만큼 헐리우드 배우 다이앤 파와 한국인 남자 정승용씨의 사랑과 결혼의 여정을 따라가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두 사람이 만나 짜릿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은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사랑을 통해 부부가 되기 위한 과정은 길고 지루한, 때로는 고통과 괴로움의 나날이었다. 이 길을 견디고 극복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서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참 위대한 것인가 보다. 피부색부터 다른 두 사람이 각자의 가족들을 만나고, 서로의 문화를 익히며 하나씩 맞추어 나가는 과정이 눈물겹기까지 했다. 확실히 연애와 결혼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낀다.

 

 

사랑이 진정 인종을 극복하는 곳, 그리고 일단 그곳을 발견해내자. 나는 더 이상 이 시공간을 내 가족의 미래로만 보지 않게 되었다. 그곳이 여러분 가족의 미래도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p.16~17 프롤로그 중에서

 

 

  미국이라는 같은 문화권에서 성장하고 살아온 두 사람이지만, 부모세대의 국가와 문화, 가치관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자신이 직접적으로 겪지 않는 이상 막연하게 여길 수밖에 없는 일들이 저자와 비슷한 경험을 한 주위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적으로 다가온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이제 대한민국에서도 더 이상 단일 민족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주위를 둘러보면 다문화 가정이 많다. 10~20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우리나라에서도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아이들이 사랑을 하고 가정을 이룰 텐데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 땅에서 벌어질 사회적 문제를 미리 보는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이 진정 인종을 극복하는 곳이며, 더 이상 내 가족의 미래로만 볼 수 없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연애는 두 사람이 하는 것이나 결혼은 개인과 개인에서 시작하여 가정과 국가, 문화와 제도 등 총체적인 결합이란 말이 실감난다. 이처럼 굳이 겪지 않아도 될 문제를 기어이 맞닥뜨리고 해결해 나가려는 것의 밑바탕에는 사랑이 존재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런 수고를 누가 할 것인가.

 

 

무지에서 비롯된 이 세상의 모든 두려움을 고치고 싶어진다. …… 인종에 대한 편견을 바꾸는 데는 시간과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걸 리사는 보여주었다. 논리정연한 말솜씨 같은 것으로 남을 설득하려 하기보다는 자신의 신념대로 사는 모습을. 그것이 옳음을 하루 또 하루, 그리고 한 해 또 한 해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었다. 특히나 가족에게는 걸러진 모습만 보여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

p. 56

 

 

  저자는 이제 결혼을 하고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으며, 여전히 아슬아슬한 순간들을 넘기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앞으로도 수많은 갈등과 문제에 부딪치겠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것 같이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갈 것이다. 그녀는 결혼 생활이 누군가가 정해놓은 룰에 따라 진행될 수 없는 삶이기에,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그것을 계속 이야기 해주고 있다. 부딪치면서 겪는 아픔은 크지만, 그렇기에 자신도 몰랐던 무의식속에 자리 잡은 독선과 편견을 하나씩 벗겨내고, 조금씩 성숙해 나가는 것도 시키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되었다. 따지고 보면 우리 삶에 사랑을 빼고 나면 무엇이 남을 수 있을까. 모두가 일상생활에 쫓겨 무감각해지기 일쑤지만 결국 우리들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사랑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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