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데이아 델피시리즈 8
에우리피데스 지음, 송옥 옮김 / 동인(이성모)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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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데이아는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잃은 인물이다. 콜키스의 공주인 메데이아는 황금 양모피를 구하러 온 이아손을 보고 사랑에 빠진다. 메데이아는 이사손이 황금 양모피를 훔칠 수 있게 도와주고 콜키스를 탈출한다. 그리고 자신을 추격하는 아버지와 남동생을 죽인다. 특히 남동생의 시신을 찢어 뿌리면서 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난다. 메데이아가 이아손을 사랑하면서 조국을 버리고 첫 번째 벌어지는 가족 살인 것이다.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그 누구의 방해도 용납하지 않는다. 이런 메데이아의 사랑과 지혜는 또다시 이아손을 위해 이올코스의 왕 펠리아스를 죽이기 위해 음모를 꾸미게 되고, 그의 딸들을 이용해 살인하게 만든 다음 토막 내어 가마솥에 삶게 한다. 두 번째 살인이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는 코린토스에서 새장가를 든 이아손에게 분노하여 그의 새신부와 크레온, 그리고 자신과 이아손 사이에서 태어난 두 아들을 죽인다.

 

  메데이아는 이아손을 사랑하게 된 순간부터 자신의 조국을 배신하고, 가족과 이아손을 헤치려는 사람들을 죽여 버린다. 그리고 결국에는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이아손에게 버림받으면서 자신이 낳은 자식까지 제 손으로 살해 버린다. 조국과 가족을 배신하고 떠나온 메데이아에게 이아손은 그녀의 조국이자 우주였을 것이다. 메데이아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이아손을 위해 엄청난 희생을 치룬 것처럼 그도 자신을 위해 평생 사랑하고 위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아손의 배신은 메데이아에게 자신이 살아갈 존재가 사라지게 된 일이 된 것도 당연한 것이다. 그녀의 분노는 또다시 크레온과 그의 딸, 이아손의 아들 둘의 죽음으로 이어졌고, 메데이아와 이아손도 평생 불행과 고통 속에 살아가게 만들었다. 메데이아의 잘못된 사랑은 상대방뿐만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까지 모두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끝까지 죽이지 않고 고통을 겪게 만든 것은 이아손뿐이다. 자신의 울타리를 확장하고, 모두가 잘 살기 위해 새로운 결혼을 하겠다는 이아손의 궁색한 변명앞에 그녀의 집착적인 사랑은 질투와 복수로 바뀐다. 가장 잔인하고 처절한 복수로 말이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나 아닌 타인을 좋아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고 생각했던 자아가 타인을 향해 마음을 열고, 희생을 하고, 자기의 것을 나누어주고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불행이 아니라 타인의 불행에도 아파하고 괴로워하게 되는 것이 사랑이다. 그래서 사랑에 빠진 사람은 주위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처음 시작부터 메데이아는 사랑 때문에 자신을 사랑해주고 도와줄 수 있는 모든 이들을 죽였다. 자신의 세상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타인의 세상은 무시했다. 신이 준 뛰어난 지혜로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타인의 세상을 무너뜨린 것이다. 사랑과 질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그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하면서 세상을 새롭게 생성해 내기도 하고 파괴하기도 한다. 잘못된 사랑과 배신으로 자신의 자식까지 죽여야 했던 그녀가 불쌍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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