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 여성이 세상을 바꾸다 3
최세희.전성원.손동수 지음 / 낮은산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른 사람의 아픔에 다가가는 방법은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 자신이 경험한 아픔으로 다가갈 수도 있고, 비슷한 사례의 이야기로 접근하는 방법도 있고, 책이나 영화, 노래로 타인의 아픔을 보듬는 등 사연과 깊이에 따라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한 여성들의 이야기다. 약자들의 이야기를 슬프고 아름답게 표현했던 네 명의 여성 예술가들은 가슴 아픈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슬픔과 진실을 이야기한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가 소개하는 네 예술가들의 삶을 대하다 보면 '진정한 예술'에 대해 숙고하게 되고 '예술의 힘'에 대해 경의를 표하게 된다.  아름다운 삶과 예술에 대한 열정, 소외되고 아픈 자들을 향한 이들의 사랑은 단지 작품만으로 예술을 말하는 부류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약자들의 이야기를 노래와 사진, 영화와 그림으로 풀어내며 세상과 소통하고 아픔을 치유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 이야기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칠레의 아름다운 자연과 민중의 삶을 노래한 비올레따 빠라. 그녀는 단출하고 질박한 선율에 사랑과 실연, 가난과 불평등, 자연과 농사 이야기를 담아 노래했다. 기타 한 대와 녹음기를 들고 산 넘고, 물 건너, 들을 다니며 노래하고 평생 동안 칠레의 구전민요를 수집했다. 가장 밑바닥 사람들의 삶과 슬픔을 노래하며 평등한 세상을 꿈꾸던 비올레따는 라틴 아메리카의 전통 민요를 발굴, 계승하여 발전시켰으며 칠레의 끊겼던 전통문화를 복원한 민속학자이고, 탁월한 언어로 가사를 쓰고 전통악기의 아름다움을 살려낸 음악가이다. 또한 가사를 문학적으로 조탁했다는 점에서 뛰어난 시인이기도 하다. 가장 잘나가던 시절을 농부와 광부와 어부, 그리고 안데스의 토착민과 아우러져 살며 농민과 노동자들의 삶을 대변한 가수 비올레따의 고백은 존경심을 자아낸다.

 

"나는 칠레의 민중을 향해 노래한다.나는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게 있고 박수갈채를 받고 싶어서 기타를 들지 않는다.

나는 마땅한 진실과 잘못된 사실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에 대해 노래한다.

그 목적이 아니라면 노래하지 않을 것이다."


 

책은 이어서 마약중독자와 포주들, 기형아와 난쟁이들, 부랑아와 곱사, 창녀와 언청이들이 있는 으슥한 곳을 찾아다니며 셔터를 눌러댄 다이앤 아버스의 아름다운 삶을 소개한다. 그녀는 인간의 육체가 지닌 장애와 기형이라는 고통을 초월해서, 한 인간이 지닌 존엄성에 대해 사진이라는 언어를 통해 말한 사진작가다. 유잔 팔시는 미국영화에 등장하는 흑인들이 왜 하나같이 바보 같거나 의지박약의 인물로 묘사되는지 이해할 수 없고 화가 많이 나서 그런 영화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흑인 여성이다. '흑인'과 '여성'이라는 세상의 이중편견을 깨고, 억압받고 고통받는 식민지 고향의 이야기와 그들의 역사, 가슴 아픈 현실, 억압의 뿌리를 찾아가는 영화감독이다. 자신의 고향을 배경으로 사탕수수농장의 가난한 농민들의 삶을 담은 영화 <사탕수수 길>은 꼭 찾아서 보고싶다. 전쟁 속에서 태어나 전쟁 속에서 세상을 떠난 케테 콜비츠는 어린이, 노동자, 여성처럼 짓밟히는 이들의 아픔과 슬픔을 표현해 낸 화가이다. 케테는 판화라는 양식으로 언제나 자신의 양심에서 우러나는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고자 노력했다.

 

이렇듯 예술로 낮은자의 슬픔에 다가간 네 예술가들은 예술로 소리없이 세상을 바꾼 아름다운 혁명가(?)이다. 세상과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여인들, 진심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었던 예술가들이다. 내게는 모두 낯선 이름, 낯선 예술가들이지만 내노라하는 유명한 예술가 못지않게 훌륭하다. 삶으로 예술을 말하고 예술로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결국 세상을 바꾼 아름답고 진정한 네 예술가에게 찬사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지개 원리 - 스마트버전
차동엽 지음, 김복태 그림 / 동이(위즈앤비즈)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스테디셀러가 된 자기계발서는 흔치 않다. 자기계발서는 독자들에게 반짝 사랑을 받다가 이내 외면 당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무지개 원리]는 장기간 독자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100만 독자에게 희망을 준 책이며 앞으로도 독자들의 관심권 안에 오래 머무를 것 같은 책이다. 소위 유효기간 짧고 수명 짧다는 자기계발서의 일반적인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장수하는 비결이 궁금했다. 하루에도 수십권씩 쏟아지는 자기계발 신간들을 제치고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이 책을 늦게 만나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가슴을 뜨겁게 달군 100만 독자들의 대열에 합류할 생각에 설레임으로 책을 펼쳤다.

 

[무지개 원리]는 차동엽 신부님이 발견한 전인적 자기 계발 원리를 담고 있다. 저자는 유다인이 매일 두 번씩 암송하는 '셰마 이스라엘' 속에서 전인적 자기 계발 원리의 구성요소를 발견해 이 원리를 구체적으로 체계화해 알려준다. 셰마 이스라엘은 마음을 다하는 감성 계발과 목숨을 다하는 의지 계발, 힘을 다하는 지성 계발과 거듭 거듭 교육하는 반복성, 지속성, 성취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말 그대로 전인적인 자기 계발인 것이다. 이 원리를 '무지개 원리'라 명명한 차동엽 신부님은 이를 희망의 원리, 일곱 가지 실천의 원리, 전체가 하나를 이루는 통합의 원리로 나누어 그 특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첫번재 무지개 원리에서는 자신의 발전을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자신의 '마음'이라고 말하며 긍정적인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모든 일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출발 한다는 것이다. 변화를 원한다면 긍정적, 적극적 사고로 아직 닥치지 않은 미래를 두려워하지 말고 진취적으로 사고하며 끊임없이 도전하라고 말한다. 두번째 무지개 원리는 일명 '지혜의 씨앗을 뿌려라'이다. 인생의 좌표가 될 명언이나 말씀 구절을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수시로 암송하면 절망, 우울증 등을 몰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두 가지 이론은 다른 자기계발서와 그닥 다르지 않는 내용이나 이 두가지 원리를 탁월하게, 차별화된 방법으로 소개한다. 생각을 관장하는 좌뇌는 드넓은 생각의 바다이며 이 바다는 아직 아무도 그물을 드리우지 않은 블루오션 곧 '새로운 가능성의 영역'이라 말하고, 플라시보 효과와 피그말리온 효과, 델마 톰슨 부인과 하인즈 워드 등 쉽고 재미있는 이론과 예화로 독자들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던진다.

 

나머지 다섯 가지 원리는 '꿈, 성취, 말, 습관, 포기하지 말라'인데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하겠다. 나머지 다섯 가지 원리는 언뜻 보기에 다른 자기계발서류와 다를 게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 원리를 소개하는 방법, 마음에 와 닿는 감도가 분명 다르다. 읽는 이로 하여금 삶에 적용하려는 의지와 결단을 부추기는 책이 분명하다. 저자의 열정히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달되어 변화에 대한 강한 열망을 품게하는 책이 확실하다. 아직 이 책을 만나지 않은 사람들은 책이 말하는 원리를 만나보길 권한다.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 적절한 예화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두 주먹을 움켜쥐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왜 장기간 사람들에 의해 선택되어지는지, 자기계발서가 어떻게 스테디셀러가 되었는지 그 비밀을 알게 될 것이다. 나처럼 말이다.

 

비가 그치고 구름 사이로 나타난 무지개는 아름답고 찬란하다. 하나님은 무지개로 약속을 확증하셨다. 지금 무지개 원리를 하나 둘 되뇌이며 그 비밀이 가져다 줄 변화와 성취를 상상해본다. 하는 일마다 잘 되리라는 믿음과 함께. 나도 이미 희망을 잡은 독자의 대열에 당당히 합류한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도하면 열리리라 - 율도국 테마시집 2 기도시집 (치유의 기도)
김율도 외 지음 / 율도국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성직자도 아니고 독실한 종교인도 아닌 사람이 종교성 짙은 제목의 시집을 발간했다.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으로 당연히 신실한 크리스천이라 생각했는데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다.

한 때 교회를 다닌 것과 미션스쿨을 다닌 게 이 책을 엮은 김율도 시인의 신앙 경력 전부다.

그러나 교회를 다녔던 이력과 미션스쿨을 통해 은연중에 기독교의 영향을 받았고 결국 [기도하면 열리리라]를 엮게 되었다.

 

[기도하면 열리리라]는 이해인, 김소엽, 도종환, 서정윤, 김은교, 김옥진, 박인희 등 잘 알려진 시인들과

헤르만 헤세, 헨리 반 다이크,  윌리암 바클레이 등 외국 시인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낯선 시인과 작자미상 기도시를 모아 엮은 시집이다.

 

국내외 유명 시인들의 정금같은 기도시를 묶은 1부는 마음을 정화시키는 기도시를 모았다.

시 중에는 이미 우리에게 소개된 시들도 눈에 띄는데 묵상과 깨달음을 주는 시들이 대부분이다.

2부에서는 일상의 상황별로 , 구체적으로 쓴 기도로 제목과 같은 상황일 때

찾아서 읽고 기도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도시가 소개된다.

일테면, 폭력을 끊기 위한 기도, 즐거운 직장생활을 위한 기도, 부부싸움을 하고 난 후의 기도, 배우자를 원할 때의 기도,

자살하고 싶을 때의 기도, 절제와 이성을 갖도록 하는 기도 등

상황에 따라 도움을 주는 기도시인데 김율도 시인의 시가 상당수 차지한다.

세상은 사람을 위해 선과 사랑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마음으로 엮었다는 3부에서는

부모님을 위한 기도, 운전자를 위한 기도, 10대들을 위한 기도,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 꼴찌를 위한 기도 등이 실려 있다.

사람을 위한 기도시로 구성된 3부에도 김율도 시인의 기도시가 압도적으로 많다.

 

[기도하면 열리리라]에 의하면 시는 가장 절제된 최상의 기도라는 것이다.

시인들은 기도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고 신에게 가까이 가려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책을 엮은 김율도 시인은 초조함과 두려움, 일상의 답답함과 지루함,

현실적인 상황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어려움을 기도로 돌파했다고 고백한다.

그는 시,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기도를 드렸을 때 마음에 평안을 느꼈고

이 경험을 발판으로 치유의 기도, 성취의 기도, 행복의 기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기도집을 발간한 것이다.

 

김율도 시인은 기도시를 대하는 자세를 간략하게 설명한다.

기도시를 읽고 반감이 없다면 내용을 믿고 적힌대로 간구하면 이루어진다는 강력한 믿음을 소유하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리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암송하듯 소리내어 읽으라고 한다. 단, 누워서 읽으면 안 된다.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규칙적으로 10번 이상 암송하듯 반복해서 읽으면 그 내용이 충만하게 마음을 채울 것이며,

잠자기 전에 기도하면 꿈을 꿀 확률이 높고, 가지고 다니면서, 주변인들과 모여서,

행동을 기도 내용대로 수정하면서, 보이는 곳에 기도문을 붙여놓고 읽고 외울 것을 당부한다.

 

아마 성작자가 이러한 자세를 요구했다면 많은 독자들이 자신과 너무 먼 이야기로 치부하고 가볍게 흘려넘겼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도하는 방법도 모르고, 자신이 왜 이런 기도시집을 발간했는지도 잘 모르는

평범한 시인의 권면이기 때문에 독자의 마음을 흔들며 파고드는 것 같다.

고민이 많은 사람, 치유를 원하는 이들, 변화를 소망하는 사람들은

김율도 시인의 기도시집과 권유에 귀 기울여 볼만하다.

 

<사랑을 위한 기도> - 홍수희-

 

내일은

오늘처럼 살지 않게 하소서

 

하루 해가 뜨고

하루 해가 지기까지

나에 대한 실망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다짐을 하면 할수록

거듭되는 실패를

따뜻하게

보듬게 하여 주소서

 

반복되는 시련도 절망도

어두운 나를 알아

당신 앞에

한없이 낮아지는 일

 

사랑은

천천히 완성되는 것

나로부터 너에게로

소리없이 스며드는 것

 

나로 하여

서두르지 않게 하소서

나로 하여

너를 사랑하기 위하여

먼저 나를 사랑하게 하소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보 노무현 - 대한민국의 가시고기 아버지
장혜민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핸드폰 액정에 호시우행(虎視牛行)이라는 사자성어를 넣어 가지고 다니는 선배가 있다. 40대 초반에 대기업에서 명퇴당한 후  퇴직금으로 조그만 사업을 시작했다가 1년만에 실패를 경험하고 그 뒤로 일이 잘 풀리지 않자 알코올에 기대는 날이 많아졌다. 선배는 알코올의 기운을 빌어 의욕적으로 일하고 싶은 심경을 토로하곤 했다. 그는 호랑이의 날카롭고 정확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되 남을 제치려는 마음을 버리고 소처럼 느리게 걸어야 한다고, 인생에서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깊은 사유에서 오는 방향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천천히 걸으며 세상을 보면 놓치거나 잘못 가는 일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선배는 다행히 지난 3월에 탄탄한 중소기업에 임원으로 스카웃되어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다.

 

호시우행, 호랑이처럼 보고 소처럼 걷는다는 뜻이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하는 개혁이며 추구했던 개혁 방법이다. 그는 세상을 향해 느리게 느리게 한걸음씩 걸어가고자 했다. 비록 참여정부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더라도, 다음 정부에서 거둘 열매를 기대하며, 10년 후를 내다보며 새로운 민주주의 역사를 위해 느리게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개혁이라는 것이 말처럼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닌 줄 알면서도 사람들은 개혁의 성과를 채근했고 '확 갈아 엎으라'고 재촉했다. 의식을 변화시키는 개혁이었기에 개혁의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었는데 사람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다그치기만 했다. 그러나 그는 아무리 사람들이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고 인기에 영합하지 않았다. 국민이 좋아하지 않더라도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을 따르려 했던 것이다.

 

[바보 노무현]은 '바보 노무현’이 ‘바보 노무현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정치사적인 의미보다는 인간 노무현, 꿈쟁이 노무현에 초점을 맞춰 쓴 평전이다. 책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고집스런 학창시절, 잘나가던 조세 변호사에서 인권 변호사가 되어 약자의 편에 섰던 이야기, 거리의 투사에서 정치인으로의 입문, 참여정부와 퇴임 후 봉하마을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책에도 소개되었지만 그는 링컨의 행보와 많이 닮은 정치인이며 그래서 한국의 링컨이 되어 ‘하나 된 대한민국’을 이룰 수 있기를 소망했다. 소망을 미완으로 남긴 채 스러져간 그를 만나는 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점을 자주 만났다. 내가 만난 노무현 대통령은 당장 눈앞에 이익이 없더라도 옳은 길이라 믿으며 걸었고, 자신이 좀 손해를 보더라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걸은 바보 노무현이며, 참으로 괜찮은 정치인이며, 소탈하고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이나 영국의 토니 블레어 수상이나 스웨덴의 팔메 수상처럼 여유롭고 부드러운, 그래서 친근한 친구같은 대통령이기를 원했다. 국민들의 이웃같은 소박한 대통령이 되고 싶어했던 그가 우리의 이웃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다시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나보냈다는 자책감이 책을 놓은 후에도 떠나지 않는다.

 

그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고향 처녀와 둑길을 걸으면서 사랑을 나누던 청년. 학비가 없으면 장학금을 타고 책 살 돈이 없으면 공사판에 나가며 생계를 이어가던 청년. 인권 변호사가 되어 언제나 억울한 학생들,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들의 편에 서 있던 청년. 최초의 정치적 팬클럽을 탄생시켜 한국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온 정치인"이었다. 모든 권력을 무장해제하며 낮은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새로운 패러다임과 발전 모델을 제시하며 개혁을 위해 애썼지만 그에 대한 반응은 냉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소의 걸음을 걸으며 호랑이 눈으로 일관하며 정직과 원칙과 소신을 지켰던 바보 노무현은 자신의 몸마저 살 발라 자식에게 보시하고 가시만 남기고 떠나가는 가시고기 아버지였다. 훗날 역사는 그를 어떻게 평할지 모르지만 오늘 수많은 국민들의 가슴에 오롯이 살아있는 대통령은 바보 노무현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창조적 괴짜가 세상을 움직인다 - 모방이 넘치는 가라오케 자본주의에서 혁신적 개인과 기업으로 살아남기
요나스 리더스트럴러.첼 노오스트롬 지음, 조성숙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모방이 넘치는 가라오케 자본주의에서 혁신적 개인과 기업으로 살아남기,라는 부제의 [창조적 괴짜가 세상을 움직인다]는 '가라오케 자본주의’로 대변되는 새로운 경제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인과 조직의 경쟁력 확보와 유지에 관한 지침을 담은 경영서이다. 나는 이 낯선 '가라오케 자본주의'라는 용어의 의미부터 알아야 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어떤 뜻을 담고 있는지 아는 것이 급했다. ‘가라오케 자본주의’는 불확실성과 혼돈으로 가득하고 모방과 벤치마킹이 난무하는 21세기 신(新)경제를, 사람들이 똑같은 노래를 똑같은 창법으로 따라 부르는 가라오케 클럽에 빗댄 상징적 표현으로 두 저자가 만들어 낸 신조어다.

 

[창조적 괴짜가 세상을 움직인다]는 요나스 리더스트럴러와 첼 노오스트롬, 두 사람이 쓴 공저이다. 세계적 경영학자 톰 피터스가 자신의 저서에서 찬사를 보내며 두 사람을 차세대 경영학 리더로 꼽았다고 하는데 머리를 완전히 밀고 가죽 재킷을 입은 두 저자의 사진에서 포스가 느껴진다. 스웨덴 출신의 저자들은 현재 유럽과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영학계의 스타라고 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개인들에게 ‘제도 파괴자’가 될 것을 요구하는 이들은 스스로도 학계의 관행을 깨며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현재 스톡홀름 경제 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두 사람은 자신들의 강연을  ‘공연’이라고 부르며 역동적이고 ‘펑키’한 강연으로 인기가 높은 괴짜 교수다.


 

이 책은 아이디어와 다양한 전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들리는 소리에 대한 책이다. 사람들은 가라오케 무대에 올라가서 가수의 노래를 부르며 유행하는 춤을 춘다.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와 춤은 자신의 노래가 아니고 자신의 춤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가라오케는 모방을 제도적으로 허용해 주는 장소이다. 타인을 모방하는 것은 중간은 갈지 몰라도 진정한 성공으로 이끌어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식자들이 뭐라고 말해도 '벤치마킹'으로는 결코 최정상에 올라가지 못하며 '모방'과 '창조'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책은 이어서 혁신자는 모방하지 않는다고 덧붙이며 작가 허먼 벨빌의 현명한 가르침을 인용한다. "모방에서 성공하기 보다는 창조에서 실패하는 것이 낫다."

 

혁신이라는 말을 언급하면 사람들은 흔히 과학자나 실험실을 연상하지만 경영자도 혁신할 수 있다. 혁신은 모든 범위를 아우르며 고정 관념을 거부한다. 과거에는 제품 혁신이 관건이었다. 그런 다음 제품에서 비지니스가 추가되었다. 오늘날의 기업은 고객을 위한 감성 경험도 창조해야 한다는 것을 경영가들은 알 것이다. 실제로 혁신의 범위가 조직 내의 제품이나 활동에만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은 경악 속에서 미래를 맞이하게 된다. 이런 기업은 고객에게 경이로움과 기쁨을 선사하기 위해 무대 전체를 활용하는 경쟁자들로부터 끊임없이 공격을 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혁신을 창조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이다.

 

가라오케 클럽에서 다른 사람의 노래를 부르며 다른 사람의 춤사위를 흉내내는 것은 누구나, 어느 기업이나 할 수 있는 행위이다.  창조적인 무대공연을 위해 관현악 연주와 즉흥 연주를 불사하는 괴짜 정신과 감성과 이성을 화들짝 깨우는 섹시 안무를 보이는 괴짜 행동이 고객을 끌어들이고 중독시킨다. 창조적 괴짜가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젊은이들이 창조적 괴짜 기질을 마음껏 발산하여 미래 사회의 주인공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 안에 내 아이들도 있기를 아울러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