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름다운 나의 사람들 - 프랑스에 간 카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강혜경 옮김 / 시공사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삐삐의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자전적 여행 소설 세번째, 마지막 이야기다.
린드그렌은 이야기하기를 좋아하고 활달한 아버지를 닮았다고 한다.
작중 카티의 재치 있는 입담이나 삐삐의 쾌활한 성격에서 어린시절 작가의 모습이 흐릿하게 스친다.
순탄치 않은 성장기를 고뇌하며 보낸 힘겨운 시간은 작가의 작품을 영글게 하는 거름으로,
믿어주고 기다려준 부모님은 작품 재료의 원천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이미 그녀를 따라 미국과 이탈리아를 여행했다.
그녀의 안내를 받고 있노라면 마치 눈 앞에 그림이 펼쳐지는 듯하다.
묘사에 뛰어난 작가만이 표현할 수 섬세함으로, 관광 명승지의 역사와 문화애 대한 해박함으로
여행의 맛과 멋을 고조시킨다.
세 권의 책에서 카티 일행을 이끄는 장소들은 그녀가 이미 다녀온 곳이리라.
그녀는 여행할 줄 아는 여행자, 여행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아름다운 나의 사람들]의 시작은 카티가 렌나르트와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프랑스 파리로 가는 것이다.
카티의 단짝친구인 에바도 함께.
카티는 두 사람만을 위한 가장 특별하고 간소한 결혼식을 치룬다.
비록 간소하지만, 비록 싸구려 숙소에 묵지만, 신혼부부는 충분히 행복하고 행복하다.
이들을 불로뉴 숲, 몽마르트르 언덕, 몽파르나스 등을 다니며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거리의 사람들을 보고, 평범한 사람들을 만나고, 카티의 친구 에바가 사랑에 빠지고, 그로 인해 고민하고,
카티는 프랑스에서도 여전히 재치와 익살로 우리를 웃음짓게 하고.
신혼여행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온 카티 부부의 생활과 에바의 사랑 이야기 등
세 편 모두 극적인 전개 없이 평범한 일상을 다루고 있지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어쩌면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고민, 우리가 예전에 했던 고민이기 때문에 같이 반응하며 재미있어 하는지 모르겠다.
평범한 일상과 청춘 남녀의 사랑과 우정을 잔잔한 강물처럼 그린 작품을 따라가다보면
오래된 사진첩을 보는 듯한 아련한 향수를 느낀다.
그래서일까?
막연한 그리움이 스멀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