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올빼미
사데크 헤다야트 지음, 공경희 옮김 / 연금술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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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개국에서 출간되었으나 '읽으면 자살하게 된다'는 우려 때문에 한때 금서로 분류 되었던 책이라고 해서 궁금했다. 게다가 꼭 읽어야 할 20세기의 작품,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의 책에도 선정되었다고 해서 큰 기대를 안고 <눈먼 올빼미>를 읽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버킷 리스트에 올릴 정도의 책은 아닌듯 싶다. 너무 어둡고 칙칙해서 읽는 사람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고, 현실과 몽상의 경계가 모호해 혼란스럽다. 아직 소설을 읽어내는 능력이 부족한 탓인지 모르겠으나 내 취향의 책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기에 주관적인 생각임을 밝혀둔다.

<눈먼 올빼미>의 작가 사데크 헤다야트는 이란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48세의 짧은 생을 스스로 마감했다. 이란에서는 이 소설이 출간금지 당했지만, 헨리 밀러, 앙드레 브르통, 류시화 시인이 이 작품을 극찬했다. 이것을 보면 내가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난해하고 모호한 부분이 많아 몰입이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사방이 막힌 어두운 방에서 필통 뚜껑에 그림을 그리는 가난한 화가다. 주인공은 방의 환기구를 통해 우연히 매력적인 한 여인을 보게 된다. 그런데 그 여인은 사이프러스 나무 아래 웅크리고 있는 노인과 언제나 같이 나타난다. 계속해서 여인을 보던 주인공은 욕망에 사로잡히게 되고 마침내 여인이 주인공을 찾아온다. 하지만 여인은 주인공의 방에서 죽고, 남자는 시신을 잔인하게 처리해 노인의 도움을 받아 고대 도시의 유적지에 매장한다. 이후 주인공은 한 여인과 결혼을 하는데...

책은 전체적으로 어둡고 습하고 우울하고 칙칙하다. 죽음의 그림자가 따라다니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암울하고 어두운 책의 분위기는 작가의 내면과 연관이 깊지 않나 추측해본다. 첫번째 자살시도에 실패하고 두번째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그는 삶과 죽음의 문제에 몰두했다. 죽음은 특히 자살은 아무리 미화해도 아름답지 않은 법. 죽음과 같은 무게로 삶의 문제에 몰두했으면 좀 더 밝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순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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