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너처럼 좋아졌어 - 여전히 서툰 어른아이 당신에게 주고 싶은 다시 삶을 사랑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시 90편
신현림 엮음 / 북클라우드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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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사랑을 하면 시인이 되고, 저녁노을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 왠지 시적으로 표현하고 싶어진다. 사랑하는 이에게 마음을 담은 시 한 편을 써보내고픈 충동이 일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자연을 고운 시어로 노래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시를 쓰는 일은 정말이지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다. 그래서 그때 그때 상황과 정서에 어울리는 시를 찾아 기웃거리곤 한다. 그러다 딱맞는 시를 만나면 때론 행복하고, 때론 마음이 정화되고, 때론 위로와 힘을 얻고, 가끔은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시의 위력이 아닐 수 없다.  

 

<시가 너처럼 좋아졌어>는 신현림 시인이 삶의 무게에 지친 현대인에게 삶의 열정과 기쁨을 찾아주는 시를 골라 엮은 시집이다. 고단한 일상에 지친 어른들, 여전히 서툴고 힘겨워하는 어른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90편의 시를 모았다. 신현림 시인은 세상과 사람들을 사랑할 에너지를 주는 시, 다시 삶을 사랑하게 될 마법 같은 시, 삶의 변화를 서서히 촉구하는 시를 엄선해 담았다고 밝힌다. 1년 넘게 고민하며 고른 90편에는 도연명, 백석, 남진우, 황병승, 바이런 등의 시인이 사랑과 이별, 그리움과 기쁨 등을 주제로 노래하고 있다.    

 

잃은 것과 얻은 것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

 

 

내 이제껏 

잃은 것과 얻은 것

놓친 것과 잡은 것

저울질해 보니 자랑할 게 없네.

 

나는 알고 있네.

긴긴 세월 헛되이 보내고

좋은 의도는 화살처럼

과녁에 못 닿거나 빗나가 버린 걸.

 

그러나 누가 감히

이런 식으로 손익을 헤아릴까.

패배는 승리의 다른 얼굴 일지도 모르네.

썰물이 나가면 분명 밀물이 오듯이.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사자성어로 요약되는 시로 읽힌다. 슬프다가도 기쁜 일을 만날 수 있고, 기뻐하다가도 화를 당하는 게 우리네 삶이다. 그 어디에도 만사형통과 승승장구의 삶이란 없다. 손해도 보고 이익도 보며 살다보면 좋은 날이 온다는 희망을 준다. 썰물이 밀물이 되어 오듯이! 미국 시인 중 가장 큰 영예를 누린 롱펠로우의 시를 오랫만에 만났다. 학창시절 영어 숙제로 롱펠로우의 영시를 외우느라 한참 씨름했던 때가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왔으나 그의 시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좋다.

 

 

 

          인생 거울 

 

                                        매들린 브리지스 

  

 

당신이 갖고 있는 최상의 것을 세상에 내놓으세요. 

그러면 최상의 것이 당신에게 돌아올 겁니다. 

사랑을 주세요. 그러면 당신 삶에 사랑이 넘쳐 흐르고 

당신이 심히 가난할 때 힘이 될 거예요. 

믿음을 가지세요. 그러면 수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말과 행동에 믿음을 보일 겁니다. 

왜냐하면 인생은 왕과 노예의 거울이고, 

우리의 모습과 행동을 그대로 보여 주는 법. 

그러니 당신이 세상에 최상의 것을 내놓으면 

최상의 것이 당신에게 돌아올 겁니다. 

 

 

신앙시로 읽힌다. 뿌린대로 거둔다는 교훈과 대접 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성경 말씀이 생각나는 시다. 사랑과 섬김과 믿음에 대한 이 시에는 우주적인 법칙과 삶의 지혜가 스며 있다. 소개한 두 편에서 느끼듯 신현림 시인이 가려뽑은 90편의 시는 어렵지 않아 쉽게 공감할 수 있다. 다만 시와 함께 시인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실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여러 시인들의 시를 통해 인생의 기쁨과 슬픔, 지혜를 엿보며  마음이 따뜻해지고 고요해지는 시간을 선물한 시집이다. 시처럼 멋지고 활기차게,  시의 향내를 머금고 사는 삶을 꿈꾸게 해준 향기로운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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