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오류 사전
조병일.이종완.남수진 지음 / 연암서가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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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를 다룬 책들을 읽다 보면 같은 사건을 가지고도 저자에 따라 다르게 이야기하는 경우를 가끔 본다. 학교에서 배운 것과 다르게 해석하거나 교과서와 다른 평가를 내리는 역사서도 있다. 전문지식이 없어 어느 쪽이 맞는지 알 수 없지만 역사는 충분히 왜곡될 수 있으며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역사는 기록에 의해 전해진다. 따라서 누가 기록했는지, 어느 편에 서서 기록했는지, 어떤 관점에서 기록했는지, 얼마나 진실되게 기록했는지를 면밀히 분석해 이면까지 읽는 혜안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어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역사의 오류는 세계사라고 다르지 않다. [세계사 오류 사전]은 한때는 진리로 통용되던 사실이 거짓임을 밝혀주고, 지금까지 알고 있던 상식을 뒤엎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참고문헌과 입증된 역사적 사료를 통해, 당연한 진리로 알고 있던 역사의 사건들과 인물들에 대한 오류와 왜곡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수세기에 걸친 수많은 오류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것도 있지만, 생소한 것도 많아 흥미로웠다.

 

갈릴레이, 뉴턴, 나폴레옹, 링컨, 간디, 공자, 에디슨 등 세계사에 한 획을 그은 굵직한 인물들이 부풀리고 포장되었다. 그 중 성인(聖人)으로 불리는 비폭력 평화주의자 간디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은 당혹스러웠다. 간디는 인도의 신분제 폐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으며, 성 차별에도 관심이 없었다. 게다가 그 누구보다도 힘의 논리를 앞세우며 폭력 사용을 적극 지지했던 인물이다. 간디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 있다. 영국의 현대의학을 혐오한 그는 폐렴에 걸린 아내를 그냥 죽게 했다. 그러나 자신이 학질과 장염에 걸렸을 때에는 영국인 의사에게 현대의학으로 치료받았다. 그의 이중성이 실망스럽다.

 

링컨의 그 유명한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을 외친 케티스버그의 연설이 실은 인용한 것이며, 루소는 [에밀]에서 인간적인 교육의 중요성을 주장하지만, 자식을 고아원에 버린 비정한 아버지였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은 사상 최고의 사기극으로 그는 중국에 간 적이 없으며, 에디슨 이전에 전구를 발명한 사람이 있었지만 에디슨이 실용화에 성공하여 전구를 최초로 발명한 사람으로 둔갑한 것이다. 권력을 등에 업고 진실을 은폐, 호도, 조작한 사람들과 이를 묵인한 당사자들, 진실규명에 게으른 후대 역사학자들에 대한 실망을 지울 수 없다. 이 외에도 놀랍고 흥미로운 사건과 인물 115개가 소개되는데, 드라큘라가 실존했다는 내용과 밀레의 <만종>에 대한 진실을 대하며 질문 하나가 떠올랐다.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의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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