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조연들 - 어른을 위한 성경동화
권민 지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조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주연을 빛나게 하는 것이다. 주연을 도와 극을 전개해 나가며 주연을 돋보이게 하는 조연 역할은 주연만큼 중요하다. 주연과 조연의 호흡이 착착 맞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우리는 환상의 콤비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조연은 별로 인기가 없다. 사람들은 모두 주연이 되고 싶어한다. 줄곧 주연만 하던 어떤 배우는 나이가 들어 젊은 배우에게 주연 자리를 내주게 되자 영화계를 은퇴하기도 했다. 자존심 상해서 조연은 못하겠다는 게 은퇴 이유였다. 모두가 주연이 되고 싶어 하고 주인공이 되라고 가르치는 세상에 조연이 되기를 역설하는 책이 있다. 바로 토기장이에서 출간한 [예수님의 조연들]이다.

 

[예수님의 조연들]은 어른을 위한 성경동화로 성경 속 수많은 무명 혹은 유명의 조연들을 행적을 동화 형식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동화책이라고 치부하기엔 책이 주는 감동이 너무 묵직하고 통찰이 깊은 책이다. 마음 먹고 읽으면 앉은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나 천천히 되새기며 하루에 한 두 편씩 읽었다. 책 속 이야기는 우리들이 잘 아는 성경 속 이야기들이다. 작가는 이 이야기들을 윤색하여 한 권의 아름다운 성경동화로 만들었다.

 

[예수님의 조연들]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조연들은 강도 마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준 선한 구레네 사람, 오병이어 기적의 씨앗이 된 도시락을 드린 소년, 예수님이 타실 나귀를 드렸던 남자, 만삭의 마리아에게 마구간을 제공한 사람, 종들에게 각기 다른 달란트를 남긴 주인 등이다. 이들은 성경에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은 지극히 작은 자들이며 이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작가는 이들에게 핫산, 라엘, 나스, 시몬 등의 이름을 선물한다. 지극히 작고 평밤한 이들은 주연 되신 주님을 위해 최선을 대해 조연 역할을 감당한다. 모두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눈물이 핑 도는 잔잔한 감동을 받으며 읽었다. 예수님을 빛나게 한 이들에게서 어떻게 사는 것이 조연 역할을 잘 감당하는 것인지 배우는 시간이었다.

 

이 책의 진짜 메시지는 따로 있는 것 같다. 예수님을 빛나게 하는 조연에 충실한 사람들은 조연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인생의 주인공은 우리가 아니라 예수님이시다. 예수님을 드러내고 예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면 예수님은 우리 인생의 주인공이 되시고, 주인공 되신 예수님은 우리 인생을 조연으로 섬겨주신다는 역설적인 진리가 숨어있는 듯하다. 책을 덮으며 독자들은 아마 "예수님, 당신을 제 삶의 주인공으로 모십니다!" 라는 고백을 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