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이야기 - 미래의 아이콘을 꿈꾸는 세계 청소년들의 롤모델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5
짐 코리건 지음, 권오열 옮김 / 명진출판사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스티브 잡스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자기가 창립한 회사 애플에서 해고당한 뒤 10년 만에 멋지게 복귀한 인생 역전의 주인공이라는 게 다였다. 그의 출생이나 성장 과정, 성격에 관해선 아는 게 없었다. 기사나 귀동냥으로 스티브 잡스의 근황을 단편적으로 들어 알고 있는 게 전부였다. 그러면서도 스티브 잡스에 대해 퍽 알고 있다고 착각을 하고 있었으니 부끄러운 일이다. 이 책이 아니었으면 나는 계속 그런 착각 속에 있었을 텐데 생각만해도 무안하다.

 

명진출판의 다섯 번째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의 주인공은 '이 시대 최고의 아이콘'이라고 불리는 스티브 잡스다.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책이라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도 스티브 잡스를 쉽고 친근하게 만날 수 있다. 청소년들에게 스티브 잡스는 그야말로 동경의 대상이며 꿈의 인물이다. 애플사의 최신 전자 기기는 수많은 청소년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기기일 것이다. 우리 집의 두 아이만 해도 애플의 아이폰과 MP3를 사고 싶어서 안달이니까 말이다.

 

청소년들이 흠모하고 성인들이 부러워하는 스티브 잡스는 우리의 예상과 달리 장점을 많이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다. 그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평범한 사람들에겐 적잖은 위로요, 희망이다. 그가 태생부터, 출발부터 우리와 달랐다면 그럼 그렇지, 하며 지레 선을 그어놓고 색안경을 끼고 그를 보았을 테니까.  

 

스티브 잡스는 미혼모의 아이로 태어나 입양 가정에서 자랐으나 우울한 기색은 커녕  자신감과 배짱이 두둑한 소년이었다. 자신의 약점이나 실패를 숨기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성격이 이런 자신감과 배짱을 만들어낸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며 완벽한 사람으로 살려고 하지 않은 스티브는 화를 잘 내는 다혈질에다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을 참아주질 못하는 성격이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고, 자기 딸을 자신의 아이로 인정하지 않을 만큼 냉정하고, 철저한 실용주의자이며, 도태되는 자는 가차 없이 버리고, 자신을 따르지 않는 자는 처절하게 응징하고, 재능 있고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에겐 전폭적인 지원군이 되어주는 비정하고 자기중심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이런 성격은 애플 내부에 분열을 일으키고 자신이 해고되는 사태를 초래한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에겐 좋은 점도 많다. 대담한 상상력,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창의성,  창조적인 에너지,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차가운 전자 기기에 따뜻한 인간의 영혼을 불어넣는 사람이기도 하다. 애플 신화의 창조가가 된 스티브 잡스를 통해 청소년들이 약점을 감추기에 급급하기 보다는, 실패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완벽해지려고 애쓰기 보다는, 대담하게 상상하고 잠재력을 샅샅이 끄집어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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