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인가 동지인가 - 인간관계 심리 지침서
시부야 쇼조 지음, 지희정 옮김 / 보누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먼 곳에 사는 학창시절 친구 A가 몇 년 만에 편지를 보냈다. 봉투를 손에 들었더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당신이라면 무슨 내용을 예상하겠는가? 결혼했다는 행복한 소식을 알리는 편지, 출장 때문에 조만간 근처에 갈 일이 있으니까 하룻밤 재워달라고 부탁하는 편지, 아니면 빌려준 돈을 돌려달라는 돈과 관련된 불만이 담긴 편지, 몸이 아파서 입원했다는 불행한 근황을 전하는 편지 중 무엇을 고르겠는가? 나는 하룻밤 재워달라는 두번째 편지를 골랐다.

 

첫번째 편지를 선택했다면 상당히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고, 두번째 편지를 고른 사람도 오랫만에 먼 곳에서 친구가 찾아온다는 긍정적인 내용을 상상하고 있다고 한다. 이때 A에게 어떤 인상을 품고 있는지에 따라 상황이 다소 달라지기도 하지만, A를 함께 있으면 편안한 친구라고 생각했다면 긍정적인 발상을 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세번째와 네번째 편지처럼 어두운 내용을 상상한 사람은 쉽게 암시에 걸려드는 비판적인 타입이라고 한다.

 

[적인가 동지인가]는 위 내용처럼 퀴즈 같지만 퀴즈가 아니고, 게임 같지만 게임이 아닌 내용들로 채워진 심리 지침서다. 책은 인간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하는 형식으로 나의 속마음과 상대의 심리를 파악해 나간다. 관계의 어려움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무리 관계를 잘 맺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모든 관계에서 원만하긴 힘들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는 속담도 있듯 사실 알다가도 모르는 게 사람 심리다. 남은 고사하고 자신의 심리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게 사람아니던가.

 

책에 실린 심리테스트는 일상에서 흔히 부딪힐 수 있는 상황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자신의 내면과 상대를 알아가는 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첫느낌이 좋았던 사람이 시간이 지날수록 느낌이 아닌 경우가 있다. 반대로 영 아니다 싶던 사람에게 뜻하지 않게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사람은 외모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배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낌을 신뢰하고 인상을 앞세워 판단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 책은 이런 실수를 최대한 줄여준다. 상대의 행동과 반응을 통해 본모습과 본심을 보게하고 인간 행동의 원리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를 만나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인간관계를 다룬 책들이 범람하는 것도 그만큼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이 다른 책과 다른 점은 상대를 알기 전에 자기 자신을 분명히 알게 해준다는 것이다. 자기도 모르는 자신의 재발견은 내가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사람으로 비춰지는가를 짚어보게 하고 이런 자신의 재발견은 인간관계의 핵심을 놓치지 않게 해준다. 주말에 가족이 모여서 심리테스트를 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