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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딸
마크 탭 외 지음, 김성웅 옮김 / 포이에마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사람이 당하는 고통 중에서 가장 큰 고통은 가족을 떠나보내는 것일 게다. 특히 갑작스런 사고로 자식을 잃은 부모의 고통은 다른 것보다 더한 충격이며 슬픔이다. 사랑하는 자녀의 죽음보다 더 큰 슬픔이나 상실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 않던가.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고 운동회를 앞둔 5월에 끔찍한 교통사고로 자식을 잃은 친구는 해마다 5월이 되면 심하게 몸살을 앓는다. 아이를 먼저 보낸지 십수년이 지났는데도 해마다 운동회 철만 되면 밤새 신열에 시달리며 아파한다. 자신의 아이가 천국에 있다고 확신하면서도 5월만 되면 그리움에 사무쳐 몸살을 앓는 것이다. 언젠가 아이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마저 없다면 아마 실성했을 것이라고 친구는 여러번 내게 말했다.
영화 같고 소설 같은 [뒤바뀐 딸]은 실제 일어났던 놀라운 사건이다. 2006년, 테일러 대학교 교직원과 학생들이 탄 승합차가 졸음 운전으로 중앙선을 넘어온 대형 화물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5명이 현장에서 즉사하고 한 명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로라는 가족들의 극진한 간호와 기도로 차츰 의식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가족들은 석연치 않은 점들을 발견한다. 로라 큰어머니와 아버지 친구들은 로라가 아닌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로라는 자신의 이름을 휘트니라고 말하는 등 미심쩍은 행동을 보여 로라의 아버지는 병원에 치아 기록 조사를 의뢰한다. 치아 기록 조사 결과, 병원에 있던 로라는 로라가 아니라는 게 밝혀진다. 신원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체격과 얼굴이 닮고 머리빛이 같은 휘트니와 로라가 바뀐 것이다. 5주 동안 돌보던 아이가 내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은 로라 가족에게 사고만큼이나 끔찍하고 잔인한 현실이지만 로라 가족은 원망하지 않는다. 이미 딸의 장례를 치른 휘트니 가족은 딸이 살아있다는 기쁜 소식에도 들뜨지 않는다. 오히려 로라 가족을 걱정하고 위로하며 슬퍼한다. "우리의 기쁨이 그들의 고통이라는 것이 견딜 수 없었습니다."
신원이 바뀐 실수의 책임 소재를 따지거나 탓하지 않고, 끔찍한 사고를 원망하지도 않고, 서로를 배려하고 위로하는 두 가족의 성숙한 신앙은 신앙인의 삶이, 믿음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뒤바뀐 딸]이 말하려고 하는 것은 딸이 뒤바뀐 놀라운 사건이 아니다. 두 가정을 붙들어 주시고 이끄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두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말씀하시며 고통 가운데서도 자신을 드러내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말하려는 것이 책이 말하려는 진짜 이야기다. 처참한 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휘트니는 사고로 인해 많이 달라졌다. 활달했던 성격이 내성적인 성격으로 바뀌었지만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애쓰지 않는다. 사고 이후 신실하신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게 된 휘트니는 하나님을 더 알고 싶다는 열망에 타오르고 있다. 혹시 자신이 거창하고 큰 일에 쓰임받기 위해 끔찍한 사고를 당한 건 아닐까하는 부담감에 눌리기도 했지만 휘트니는 대단한 일을 이루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닫고 자유로워진다. 학생의 삶에 변화를 주는 교사, 아이를 사랑하는 평범한 엄마로 살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기 원한다.
[뒤바뀐 딸]은 고통보다 더 큰 사랑과 은혜로 우리 삶에 찾아오시는 그분을 모셔들인 깊은 경지의 믿음과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어떤 일을 통해서도 일하시는 하나님을 증거하며 하늘의 소망을 증거한다. 두 가정의 놀라운신앙에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