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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
설 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적인 기업들을 관찰하고 분석, 조언하며 경영학에 대한 많은 교훈을 남긴 피터드러커는 평생 공부의 끈을 놓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피터드러커는 3년을(3개월 이라는 책도 있다.) 주기로 새로운 주제를 정해 집중적으로 공부했다고 한다. 한 분야를 3년간 집중적으로 파고든 뒤 다시 새로운 분야를 정해 도전하는 식으로 90이 넘은 나이까지 여러 분야에 걸쳐 평생을 공부한 학자다. 피터드러커는 지식을 쌓고 끊임없이 개선하고 계발하고 혁식해 자신의 부가가치를 올리는 지식을 소유한 '지식근로자'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학교를 졸업했다고 공부에서 해방되었다고 생각하다간 경쟁에서 밀려나기 쉽상이다. 현대는 학교와 상관없이 업무와 관련된 공부나 정보, 지식을 꾸준히 쌓아서 자신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는 일에 등한하거나 지식습득에 게으른 사람은 언젠가는 도태될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식사회인 미래사회로 갈수록 점점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고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공부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이다.
학교 다닐 때도 하기 싫었던 공부를 나이 먹은 뒤에도 계속해야 하는 건 부담이다. 그것도 아주 무거운 부담이다. 그러나 공부를 왜 하는지를 분명히 인식하고, 어떻게 공부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진정한 공부가 무엇인지를 바르게 알면 그 부담은 줄어든다. [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는 조선의 대학자 퇴계의 가르침을 통해 먼저 공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하게된다. 이러한 이해가 바탕이 된 공부는 부담과 고민의 무게를 가볍게 해준다.
[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는 인문실용소설로, 인문적인 시각에서 위대한 학자에게 가르침을 받는 소설 형식으로 쓰여져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나흘 간 청량산에 머물면서 공부에 대한 가르침을 전할 생각인 퇴계 선생은 제자들의 만류에도 시중을 드는 돌석과 이함형만 데리고 청량산으로 간다. 이황은 평소 가르침을 받기 원하는 사람 가운데 몇 몇만 청량산으로 부른다. 이황의 선택을 받은 이는 마을의 대장장이 배순. 최 의원댁 딸 난희, 시중드는 종 돌석이다. 이황은 세 사람에게 옛 성현의 일화와 자신의 경험담 등을 들려주며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와 어떻게 공부를 시작하는지, 공부하다 고비를 만났을 때 이겨내는 법, 공부하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자세 등을 이야기해준다. 이황이 무엇을 강조하고 무엇을 가르쳤는지에 대해서는 책을 통해 직접 만나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생략한다.
이황이 3명의 제자들에게 준 가르침은 단순히 공부 잘하는 요령이 아니다. 배운 것을 삶에 그대로 옮겨 실천하는 것, 즉 지행합일이다. 머리만 커지는 지식인보다 커진 머리에 걸맞는 삶이 뒤따라줘야 진정한 지식인이라 할 수 있다. 공부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 줄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이해, 퇴계 선생의 정신과 삶의 자세를 함께 배울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