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그리스도의 실존에 대한 논쟁이 세기가 지나도록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예수의 존재를 완벽하게 입증하는 과학적 증거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성서를 비롯해 비기독교적 텍스트들은 예수의 실존을 곳곳에서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그 누구도 예수의 실존을 부인하지 못한다. 기독교인들은 그리스도를 신화 속에 나오는 인물이 아닌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인물로 받아들인다. 예수는 비록 짧은 생애를 살다갔지만 세상 그 누구보다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그 영향력은 아직도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2.000년 전 예수그리스도는 제자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어떤 가르침을 주었길래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오늘날까지 그 영향 아래 살고 있는 것일까? 또한 2.000년 전 가르침은 오늘날과 어떻게 다른가? 철학자이자 종교사학자인 프레데릭 르누아르는 철학적, 학문적 관점에서 성서를 읽고 같은 시각으로 예수의 생애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스도 철학자]는 철학적이고 종교사회학적인 관점에서 복음서에 기록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있는 그대로' 분석해 놓았다. 복음서에 기록된 내용을 모두 사실로 받아들이고 철저하게 철학자의 시각으로 예수의 가르침을 분석하고, 예수의 모습을 바라보고, 예수의 가르침이 어떤 경로로 왜곡, 변질되어왔는지를 설명해준다. 계몽주의의 '이성'과 르네상스 시기의 '종교개혁 운동'을 거치면서 '휴머니즘'의 태동을 추적한 기독교 교회사, 오늘날의 21세기와 앞으로 다가올 기독교 모습의 예측을 심도있게 설명해 개인적으로 많은 공부가 되었다. 특히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심하게 왜곡되고 변형된 원인과 시대와 상황, 휴머니즘의 역사 등을 분석해놓은 부분이 그랬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휴머니즘으로 설명하며 휴머니즘 속에 스며있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등은 무척 신선한 개달음이었다. 탈 기독교와 반 기독교적 문화의 흐름을 오늘날 교회가 과연 잠재울 수 있을까? 세상 속에 기독교 문화를 깊이 뿌리내리기 보다는 현대적 문화에 교회가 끌려가고 지배당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게 오늘날 교회의 모습이라 솔직히 회의적이다. 2.000년 전 제자들에게 준 가르침을 회복한다면, 성서에 기록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른다면 달라질까? 문화와 종교에 그리스도가 밀려난 기분이다. 교회의 본질과 그리스도의 가르침의 본질을 회복해야 될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