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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심겨진 가시나무
원의숙 지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인간이 당하는 시련 중에서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이 이라고 생각한다.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 고통은 사람을 지치게 하고 절망하게 한다. 육체적인 고통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당하더라도 회복할 가능성이 손바닥만하게라도 보이면 인간은 '희망'을 붙잡으며 견딘다. 그러나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고통의 연속이면, 그 고통이 점점 가중되면 회복의 의지는 꺽이고 좌절하기 마련이다.
[내 안에 심겨진 가시나무]의 저자는 둘째 아이를 낳고 생긴 산후통으로 아기를 안아 볼 수도, 살림을 할 수도 없는 극심한 통증을 당하며 13개월 동안 누워만 지낸다. 그런 와중에도 피아노 반주 봉사를 거르지 않고 기도와 말씀 묵상을 쉬지 않는다. 기적적으로 병상에서 일어서지만 다시 찾아온 허리 통증은 다시 그녀를 자리에 눕게 만든다. 엎친 데 덮친 겪으로 둘째 딸아이 조이는 3살에 평생 질병인 소아당뇨판정을 받아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자신의 몸 하나도 가누기 어려운 상황에 조이의 혈당을 하루 네 번 이상 검사하고, 인슐린 주사를 놓고, 두세 시간 간격으로 세 번의 식사와 세 번의 간식을 준비하고, 탄수화물 양을 잘 맞춰야 하는 엄청난 짐을 안게 된 것이다.
암으로 떠난 엄마의 죽음에 하나님의 뜻이 있었듯 자신과 아이의 육체적 고통에 숨겨진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려 몸부림치는 과정이 눈물겹다. 끝 간 데 없는 고통은 우울증과 자살 충동, 남편과의 갈등으로 나타나 그녀를 벼랑 끝으로 몰고가지만 결국 깊은 말씀묵상을 통해 살아나기 시작한다. 남편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하나님과 친밀하게 교제하며 날마다 '감사'를 말한다. 아직도 허리 통증은 여전하고 조이의 소아당뇨도 그대로이고 달라진 게 없지만 기뻐하며 감사를 고백한다. "지금 나의 고난은 더 이상 고난이 아님이 틀림없다. 고난의 끝은 현재의 내 어려움과 고통이 사라진 때가 아니다. 하나님이 내게 고난을 더 이상 아픔과 괴로움이 아닌 기쁨의 축복으로 받아들일 그때가 바로 고난의 끝이자 축복의 시작이라는 지혜를 주셨기 때문이었다." 내가 본 최고의 고백이며 가장 아름다운 고백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고난을 당하면 고난에 감춰진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를 감지하고 그것을 깨닫기 위해 엎드린다. 그러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고난의 섭리를 발견하는 것은 아니다. 끝까지 인내한 자, 마지막까지 견디며 엎드린 자만이 그 오묘한 뜻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는 끊임없는 고통에서 가족의 소중함과 타인의 고통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말씀으로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고,사명을 붙들고 비전을 보았다. 그리고 여전한 고통 가운데에서도 감사하는 참 믿음을 소유한다. 고난이 끝난 후에 하는 감사는 누구나 다 할 수 있지만 고난 중에 감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고통 가운데 드리는 저자의 감사와 찬양은 무한 감동을 준다. 아픔과 슬픔, 환난과 괴로움의 가시나무를 선하게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깊고 크신 사랑이 원의숙 저자와 조이를 통해 세상에 널리 전해지길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