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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민담 전집 18 - 중국 소수민족 편 ㅣ 황금가지 세계민담전집 18
이영구 엮음 / 황금가지 / 2009년 5월
평점 :
예로부터 민가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를 일컬어 민담이라고 한다. 민담은 흔히 시골 마을의 사랑방에서 화롯불을 사이에 두고 할아버지, 할머니에게서 듣던 이야기, 즉 옛날얘기를 말한다. 민담은 화자가 청자에게 이야기해주고, 그것이 또 다른 제삼자에게 전해지면서 내려온 구비문학이다. 민담은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는 흥미 위주의 이야기가 많고 대부분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그러나 단순히 흥미유발이나 쾌락을 자아내는 데 머무르지 않고 삶의 의미와 진실을 깨닫게 해주는 요소도 함께 지니고 있다. <흥부와 놀부> 이야기에서 흥부가 한 행위를 그대로 따라 하던 놀부가 벌을 받는 장면은 선, 악에 대한 개념을 보여준다. 민중들의 옳고 그름에 대한 바른 시각은 민담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 들었던 <해님과 달님>, <콩쥐와 팥쥐>, <호랑이와 곶감>, <흥부와 놀부>, <도깨비 방망이> 등은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민담에 속한다.
황금가지의 [세계민담전집] 시리즈 18권은 중국 소수민족의 민담을 모아 엮었다. 황금가지에서는 민담을 통해 각 민족의 고유 문화를 이해하도록 민족별로 민담을 소개하고 있다. [세계민담전집] 시리즈는 해당 언어와 문화권을 잘 이해하고 있는 각 민족어 전공자가 직접 원어 텍스트를 읽은 후 이야기를 골라 번역했기 때문에 해당 민족 고유의 사유를 손상시키지 않고 생생하게 복원해낸 시리즈다.
시리즈 제18권 중국 소수민족편에는 광대한 중국 영토의 60~70%를 차지하며 거주했던 만주족, 회족, 위구르족, 장족, 묘족, 이족, 동족의 민담이 소개된다. 만주족과 위구르족 외에는 생소한 민족이나 중국 소수민족의 문화와 정서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접해서인지 친근하게 다가왔다. 인구수 만큼이나 소수민족도 많고 각 민족의 민담 또한 방대함에 놀라며 재미있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민담 중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반고와 여와의 이야기가 있고, <콩쥐와 팥쥐>와 내용이 비슷한데 결말이 다른 <달가와 달륜 자매>, 대학 시절 교양시간에 스치듯 잠깐 들었던 패왕별희의 안타까운 이별 이야기 등 33편의 민담이 실려 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만날 때는 반가웠고, 비슷한 내용을 읽을 땐 신기함에 비교하며 읽었다. 책이 다룬 이야기를 접하며 소수민족의 정서가 우리와 닮은 면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래서인지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민담과 달리 그들 이야기의 결말은 잔인한 게 눈에 띄었다. 권선징악을 주제로 한다지만 지나치지 않나 싶을 정도다.
[세계민담전집]을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중국 소수민족의 다양한 문화와 정서, 종교, 자연 환경에 대해서 알게되었다. 이 책은 우리의 민담과 비교하며 읽으면 읽는 재미가 배가된다. 옛날이야기를 읽으며 중국에 대해 재미있게 배울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