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혼 - 도전하는 영혼을 위하여
추성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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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편이라 추성훈이 누군지 몰랐다. 남들처럼 TV를 통해 그를 만나지도 못해서 그를 더더욱 몰랐다. 추성훈이라는 사람에 대해 전무한 상태에서 [두 개의 혼]을 읽고 나는 그에게 반해버렸다. 책을 통해 알게 된 추성훈은 한마디로 '도전과 의지'의 사람이라는 것. 그는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4세다. 유도 선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세 살 때부터 유도를 시작해 대학 때까지 유도부에 있다가 1998년 한국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한국으로 건너왔다. 그러나 고질적인 한국 유도계의 학벌주의와 태릉선수촌의 기계적인 훈련방식, 편파 판정 등에 극심하게 좌절하고 한국을 떠났다.
 

한국인의 피를 이었으면서도 일본에서 나고 자란 재일교포들은 양쪽 모두에게 속하지 못하는 존재들이라고 한다. 재일교포들은 단 한 명도 자신이 일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추성훈 자신도 그가 틀림없는 한국인이라고 믿고 있으며 누구보다 애국심이 강하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재일교포를 '한국인'이 아닌 낯선 이방인으로 생각하고, 일본 사람들 역시 재일교포를 일본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때문에 재일교포들은 양쪽 모두에게서 외면당하는 외로운 존재들이라는 것이다.

 

추성훈의 유도 실력이 아무리 뛰어났어도 일본의 '국민체육대회'에 나갈 수 없었거니와 일본의 국가대표는 엄감생심이었으나 한국 국가대표의 꿈이 좌절되자 20년 넘게 지켜온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일본으로의 귀하를 선택해 그 꿈을 이룬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를 이겨 금메달을 목에 걸고 태극기와 일장기 사이에서 가슴 벅찬 눈물을 흘렸다. 이후 종합격투기 선수로 전향해 15전 12승 1패(2무효경기)의 성적을 거둔 뒤 이제 UFC라는 새로운 도전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는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것에 긍지를 느끼는 한국인이자, 일본의 문화적인 근간과 사고방식이 몸에 밴 일본인이다. 한국과 일본은 그 어느 쪽도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조국이다. 두 나라 중 한 곳이라도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그는 두 나라를 잇는 다리 역할을 맡고 싶어 한다. UFC 참전도 큰 의미로 해석하면 그것을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두 개의 혼]에는 추성훈이 겪은 좌절과 그것을 극복해내는 이야기, 새로운 꿈을 향한 도전과 그의 부모가 들려주는 아들 추성훈에 대한 고백 등이 담겨 있는 추성훈의 리얼 스토리다. 추성훈의 솔직한 심경, 유도를 향한 사랑과 열정, 숱한 시련 등을  진솔하게 만나며 참으로 멋진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개의 조국을 가슴에 지니고, 두 나라의 혼이 깃들어 있는 그는 말한다. "싸우지 않으면 지는 일은 없다. 도전하지 않으면 좌절도 없다"고.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면, 그것은 아직 시도하지 않은 일일 뿐"이라고.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빛나는 꿈을 꾸며, 치열하게 싸우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영혼 추성훈에게 기적 같은 '승리'의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추성훈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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