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으로 소문난 교회 - 베스트셀러 작가 켄 블랜차드의 종교 우화
켄 블랜차드.필 호지스 지음, 최종훈 옮김 / 포이에마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켄 블랜차드가 그의 평생지기인 필 호지스와 함께 종교우화를 펴냈다. 전세계적인 회사와 그 직원들에게 새로운 리더십과 동기 부여 이론을 강연하는 리더십 분야의 권위자인 켄 블랜차드가 종교우화를 썼다고 해서 의아했다. 공동집필한 필 호지스는 켄과 이미 세 권의 책을 함께 쓴 이력이 있으며 당회장을 맡고 있는 교회 지도자이다.
[사랑으로 소문난 교회]는 자신의 목회에 만족해하는 팀 매닝 목사에게 어느 날 날아온 익명의 편지로 시작된다. 편지에는 "첫사랑을 잃어버리셨더군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가장 큰 가르침에서 벗어나 표류하고 있습니다. 성공 제일주의에 빠져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다는 뜻입니다."라고 적혀있다. 넋이 나간 팀은 좌절한다. 각종 훈련 프로그램과 성경공부, 구제 봉사까지 의욕적이고 활기차게 목회를 했건만 이 무슨 난데없는 편지란 말인가. 열과 성을 다해 교회를 돌본 수고에 대해 "착하고 충성된 종아 잘하였도다"라는 칭찬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랑이 넘치는 곳이 아니어서 교회를 떠나겠다는 대니의 전화까지 받는다. 익명의 편지에 난타당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니가 전화를 걸어 결정타를 날린 셈이다.
팀이 목회하는 비컨 힐 교회는 멋진 교회다. 넘치는 교인 수, 나무랄 데 없는 성경 강해, 은혜 넘치는 찬양, 열정적인 설교, 다양하고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프로그램과 사역들, 화려한 축제가 있는 교회다. 그러나 온갖 활동들로 교회는 언제나 붐볐지만, 서로 사랑하는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운 교회다. 이처럼 겉으로는 완벽해보이나 속으로 멍든 교회는 바로 오늘날 우리가 섬기는 교회의 모습과 닮은꼴이다. 본질을 잃은 교회, 사랑이 식은 교회, 부흥이라는 명목 아래 성공에 목숨거는 교회, 교회행사로 분주한 주객이 전도된 교회가 얼마나 많은가. 대형교회 일수록 이러한 현상이 심하다.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우리 교회에 전하는 하나님의 당부의 다름 아니다. 지나친 해석으로 들린다면 냉정히 돌아보라. 가슴에 손을 얹고 면밀히 따져보라. 사랑의 메신저로 전도를 했는지 부담스런 순종으로 전도를 했는지 돌아보고, 사랑으로 봉사했는지 나를 드러내기 위해 봉사했는지를 따져보고, 누구를 위한 열심이었는지 살펴보면 확대해석이라고 비난하지 못할 것이다.(그렇지 않은 교회와 성도들도 많다.)
목회자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고 교회 제직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교회의 본질과 목회 방향을 점검해볼 수 있고, 성도들이 바라는 교회가 어떤 교회인지 알게 되고, 성도들을 올바로 이끄는지 돌아보게 되고, 비컨 힐교회와 팀 목사가 어떻게 회복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크기보다, 외형보다, 수적 증가와 안정적인 재정보다 더 중요한 걸 붙들게 해주기 때문에 목회자들과 지도자들에게 특별히 권한다.
"삶을 가장 잘 사용하는 비결은 사랑하는 것이고, 사랑을 표현하는 최상의 도구는 시간이며, 사랑하기에 최고로 좋은 시간은 지금"이라는 메시지를 흘려들어선 안 된다. 팀 목사와 제직들이 사랑을 회복하고 참다운 교회의 모습을 찾는 과정이 잔잔한 울림과 교훈을 준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훌륭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지극히 단순하고 평범한 교훈말이다. 너무 평범해서 좀더 세련된 것을 찾느라 소홀했는지 모르겠다. 지극히 단순해서 좀 더 비주얼한 것을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진리는 언제나 단순하고 평범하다는 가르침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사랑이 있는 교회는 안으로는 생명력 넘치며, 밖으로는 지역과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일은 교회의 최대 사명이자 본질이다. 사랑을 찾아 사랑으로 행하면 본질을 찾게되고 그러면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반대로 사랑없이 행하면 그 어떤 일도 무의미하다. 고로 사랑, 그것만 있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