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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놓치면 죽을 때까지 고생하는 뇌졸중
허춘웅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한국의 중장년들은 치매나 암보다 뇌졸중을 가장 두려워 한다고 한다. 본인 혼자만의 고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병에 비해 가족이 겪게 되는 고통이 크기 때문에 가장 위협적인 질병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뇌졸중은 흔히 노년층에 많이 발생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30~40대의 뇌졸중이 많아지고 있으며 뇌졸중 환자 다섯 명 중 한 명이 40대 이하로 밝혀진 보고는 우리를 놀라게 한다. 이는 고혈압과 비만, 당뇨병이 젊은 층에 만연하고 한창 직장 적응과 결혼 등 예민할 수 있는 상황에 노출되어 있어 스트레스가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3시간 놓치면 죽을 때까지 고생하는 뇌졸중]의 저자는 국내 유일의 뇌혈관 질환 전문 시범기관으로 지정된 '명지성모병원'의 허춘웅 병원장이 쓴 책이다. 저자는 ‘찾아가는 뇌졸중 예방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뇌졸중 알리는 일에 적극적인 뇌혈관 질환 전문의다. 책은 저자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뇌졸중에 관한 모든 것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뇌졸중이 무엇인지, 왜 무서운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주며 뇌졸중 예방, 조기치료, 증상 발견 후 신속한 치료, 장애를 줄일 수 있는 방법,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재활 운동 등을 세세하게 짚어준다.
내가 가장 놀랐던 것은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대목에서 였다. 뇌졸중은 발병 후에만 치료가 가능한 병이며, 다른 병과 달리 예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저자의 설명을 듣다 보니 뇌졸중은 평소에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었다. 실제로 뇌졸중은 고칠 수 없는 인자보다 고칠수 있는 인자로 인한 발병률이 훨씬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비만, 운동부족, 영양결핍, 과음, 흡연 등이 뇌졸중에 위험하다는 최근 연구 결과는 평소 생활 습관과 식습관으로 막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준다.
[3시간 놓치면 죽을 때까지 고생하는 뇌졸중]은 뇌졸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라고 말한다. "뇌졸중이 발병하면 그때로부터 일 분 일 초가 생명과 직결된다. 학계에서 외졸중 전조 증상이 보인 후 3시간 이내를 '골든타임'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뇌경색의 골든타임은 평생을 좌우한다고 한다. 골든타임 안에 적절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정상 또는 장애를 거의 의식하지 않을 수 있는 상태까지 치료할 수 있다고 하니 가까운 동네 병원으로 가는 것 보다 전문병원으로 가는 것과 구급차를 부르는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게 되었다. 빠른 시간 안에 치료나 수술을 받으면 장애를 현저히 줄일 수 있으니 주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겠다.
책에서 얻은 또 하나의 정보는 민간처방에 관한 것이다. 뇌졸중으로 쓰러지면 손을 따야 한다는 우리의 잘못된 상식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행동인지 알게 되었다. 또한 민간 처방에 의존하여 뇌졸중으로 의심되는 전조 증상이 발생해도 바로 병원을 찾지 않는 것은 좋지 않은 예후를 부르는 일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뇌졸중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재발에 있다. 5년 안에 재발할 확률이 53퍼센트라는 보고는 우리를 긴장시킨다. 이는 뇌졸중 환자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재발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많은 뇌졸중 환자들이 재발 방지를 위한 정기적인 치료와 고혈압, 당뇨병, 비만, 흡연 등의 위험 인자 조절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건강을 잃으며 단지 건강만 잃는 게 아니라 더불어 잃는 것이 너무 많다. 사람들은 이 점을 간과하기 때문에, 혹은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기 때문에, 설마 나에게, 라는 건강불감증 때문에 자칫 건강에 소홀하기 쉽다 이 책은 그러한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보다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점검하는 일은 나와 가족, 사회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