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식 - 약식동원 만화로 읽는 중국전통문화총서 5
주춘차이 지음, 김혜일.백유상.정창현 옮김 / 청홍(지상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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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신문에 난 기사를 보며 안타까워 한 일이 있다.

밭과 집 주변 천지에 널려 있는 민들레가 위장을 튼튼히 하고, 소화불량, 변비, 간장병, 천식, 자궁병, 식중독 등에

좋다고 기사였다. 기사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발암물질을 억제하는 성분과 당뇨에도 좋다고 말하고 있었다.

너무 흔하고 많아서 귀한 줄 모르고 힘들게 뽑아서 버렸던 친덕꾸러기 민들레가 이렇게 귀한 약재인 줄 몰랐다.

제초제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우리밭의 민들레는 약효도 뛰어나다고 하니 그 좋은 약재를

힘들게 다 뽑아서 버린 셈이다.

민들레는 뿌리가 억세 뽑기도 만만치 않다.

그걸 당뇨를 앓으시는 친정 어머니에게 드렸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뒤늦게 안타까워했다.

 

한의학 관련 서적하면 읽기도 전에 어렵다는 지레 짐작을 하기 쉽다.

그러나 [한의약식韓醫藥食]은 그러한 우리의 선입견을 말끔히 해소해준다.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만화로 약식학설의 이론적인 요점과 응용상식에 대해 알려주기 때문이다.

한의학의 기초 이론을 만화로 접근한 것은 한자로 도배되다시피한 다른 한의학 책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거나

한의학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을 위한 '지상사'의 배려라고 생각된다.

 

[한의약식韓醫藥食]은 옥수수, 밀, 멥쌀, 감자, 팥, 녹두,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여러 음식물들의 효능과 그 사용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한의학에서 약물이나 음식을 활용하는 기본 이론을 쉽고 충실하게 다루고 있어

일반인이 약물과 음식을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성인병이 급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의 잘못된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서 적절한 약물을 복용하는 것과 아울러 음식의 적절한 섭취를 중시한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종기가 생기거나 짠 것을 많이 먹으면 혈액이 엉겨서 안색이 변한다는 등

음식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러한 내용들은 단순한 경험이나 주관적인 견해가 아닌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이론적 기반 위에서 형성된 것이다.

이 이론적 기반이 한의학의 핵심이론인 음양오행(陰陽五行)이론이고

[한의약식韓醫藥食]은 음양오행이론을 바탕으로 약물이나 음식을 활용하는 기본 이론을 서술해 놓았다.


 

책은 한의약식의 기원과 한의약식이론과 역학의 관계에 대해 설명을 한 뒤

오장(五臟)과 오미(五味), 한약에 대한 기본상식을 소개한다.

그 중 오장과 오미에 관한 내용이 내 관심을 끌었다.

잠깐 소개하자면,

역학이론에 따르면 한의학에서는 하늘이 사람에게 오기(五氣)를 주고 땅은 사람에게 오미를 준다고 한다.

코로 흡입된 오기는 심폐에 저장되어 안색이 밝고 윤택하게 하며 목소리를 크고 또렷하게 한다.

오미는 입으로 들어가서 장위(腸胃)에 갈무리되며, 그 중 정미로운 것이 오장의 기운을 기른다고 한다.

책은 계속해서 생명의 근본이 되고 지혜가 머무는 심장과 피부와 관련이 있는 폐,

뼈와 짝이 되는 신장, 근력을 충실하게 하는 간, 살을 충실하게 하는 비장 등 오장을 기능별, 색깔별로 재미있게 들려준다.

 

또한 약을 쓸 때의 금기(禁忌),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 지켜야 할 음식,

임신 중에 약을 쓸 때의 금기, 칠정화합(七精和合)과 외(畏), 반(反),

약을 달이는 방법, 한약 복용방법, 감기에 걸렸을 때의 음식원칙,

계절에 따라 잘 발생하는 질병과 음식원칙,

옥수수, 감자, 땅콩, 고구마, 버섯, 녹두, 마,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오리고기, 자라, 잉어 등

흔히 먹는 음식물과 보양에 관해 설명하고,

적합한 음식과 피할 음식을 알려준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과 튀김, 부침 등을 많이 먹으면 담(痰)이 생기며,

피부병이 있는 사람은 표고버섯, 겨울죽순, 갓 등을 피해야 하며,

조기, 갈치, 새우, 게 등을 많이 먹으면 비위(脾胃)를 손상할 수 있고 전에 앓았던 병을 재발하기 쉽다고 한다.

 

식탁에 올리는 음식 하나도 이제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며 신중히 선택해야겠다.

날마다 대하는 음식 하나하나의 특징과 장단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나니

무슨 음식을 취하고 무엇을 줄여야 할지 알게 구체적으로 되었다.

한의학에 관심이 없더라도 가족의 식탁을 책임지는 주부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한의학 상식과 건강, 인체에 대한 상식을 풍부하게 해주는 것도 이 책이 주는 유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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