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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의 위대한 도전
임진국 지음 / 북오션 / 2009년 5월
평점 :
고교야구가 한참 인기를 모았던 시절 동대문구장을 꽤나 열심히 찾던 극성팬이었다.
지금 기억나는 야구명문고는 인고와 동산고, 선린상고와 천안북일고 정도.
프로야구가 창단된 원년에는 야구장에서 살다시피하며 얼굴을 까맣게 그을릴 정도로 야구를 좋아했다.
앉았다 하면 야구 얘기, 모였다 하면 선수들 이야기로 즐거워하던 그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김인식의 위대한 도전]은 빛바래 희미해진 지난날의 감흥을 되살려주며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행복한 3월을 안겨준 '국민 감독' 김인식의 리더십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WBC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은 김인식 감독과 젊은 선수들로 인해 우리는 살맛나는 3월과 한목소리로 응원하는 감격을 누렸다.
한국 야구는 꽃샘추위도 물러가게 할 만큼 국민들 가슴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세계는 물론 우리 국민들까지 깜짝 놀란 WBC 준우승!
비록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게 한 준우승이지만 우리 모두는 우승보다 값지고 귀한 준우승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메이저리그와 일본 감독이 동시에 인정한 엄연한 사실이니까.
[김인식의 위대한 도전]의 임진국 저자는 20년간 스포츠 기자로서 이름을 날린 베테랑 기자다.
야구와 특히 인연이 많은 저자는 야구기자에서 야구부장, 야구전문기자를 거쳐 편집국장을 역임했고,
김인식 감독과는 수십 년간 인연을 맺어온 지기라고 한다.
저자가 김인식 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20년 야구인생을 재조명한 것이 이 책이다.
그러나 야구 밖 김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빠진 것과
꼭 필요하지 않은 이야기가 군데군데 보이는 것, 지나친 칭찬일색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책을 통해 알게 된 김인식 감독을 한마다로 표현하자면 나는 인간적인 감독이라고 말하겠다.
그의 용병술은 사람을 신뢰하는 데서 나오는 것 같다.
야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믿음 하에 한 번 기용한 선수를 끝까지 믿는 모습이나,
노장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모습,
선수들의 가치를 진심으로 알아주고 인정하는 모습,
작전에 사람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작전을 맞추는 모습,
선수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되는 전략 등이 인간적인 감독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리더십을 다룬 많은 책들이 일 중심 보다 관계 중심을 강조하는 것을 여기서도 확인하게 된 셈이다.
적재적소에 사람을 배치해 실수하더라도 질타하지 않고 끝까지 신뢰하고 독려하며 믿음야구를 보여주는
그는 겸손과 뚝심, 인내와 끈기를 소유한 지도자이기도 하다.
상당히 빠르고 날렵할 것 같은 야구 감독이지만 뭐든지 느리고 평소 말수가 적고 낯을 많이 가린다는 건 의외다.
그러나 신중히 생각하고 꼭 필요하다 싶은 말만 해서 좀처럼 말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대목은 믿음직스러움을 더해준다.
우리의 3월을 흥분과 감격으로 만들어준 것처럼 환화 이글스 팬들에게도 기쁜 소식을 전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