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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 없이 살아보기 - 삶의 기적을 이루는 21일간의 도전
윌 보웬 지음, 김민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갈아엎은 거 맞어? 이걸 밭갈이라고 한거야? 꼭 처삼촌 벌초하듯이 해놨구먼...차라리 안 하는 게 나을뻔 했어"
불평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포크레인으로 깊이 파지 않고 긁적거리기만해서 오히려 나와 어머니를 애먹인 남편을 향한 불평이다.
다른 집들은 벌써 밭을 갈아엎고서 감자를 놓고 옥수수와 고추모를 심고 콩 놓을 채비를 하는데
지난주까지 기경하지 못한 우리집 밭에는 하얗게 핀 냉이꽃이 그득하다.
무얼 하나 해달라면 늘 시간이 없다며 미루기만 하더니 장모님이 오신다고 하니 퇴근 후 늦은 시간에 밭을 갈아엎어 주었다.
보통 밭갈이를 할 때 소가 쟁기를 끌며 하거나 트랙터로 갈아엎는데, 소도 안 키우고 트랙터도 없는 우리집은 포크레인
바가지로 긁어서 밭갈이를 했다.
불평을 늘어놓다가 보라색 팔찌가 무심코 눈에 들어왔다.
순간 아차, 하며 정신이 번쩍났다.
오늘 벌써 여러 번째 팔찌를 옮겨 끼우고 있다. 휴~
[불평 없이 살아보기]는 보라색 팔찌와 함께 불평 없이 살아보자는 캠페인이 거둔 효과에 관한 책이다.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평을 통해 원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간다는 것을 발견한 저자 윌 보웬 목사는
자신들의 불평을 자각하기 위해 보라색 고무밴드 팔찌를 만들었다.
'불평 제로' 캠페인은 보라색 팔찌를 한쪽 손목에 끼우고 있다가 불평을 할 때마다 다른 쪽 팔목으로 옮기는 것이다.
보라색 팔찌는 불평을 자각하는 상징물이므로 꼭 팔찌가 아니어도 좋다.
윌 보웬 목사가 교회 성도들에게 나누어주기 시작한 팔찌는 입소문을 타고 미국 전역으로 뻗어나갔고,
<오프라 윈프리 쇼> 등 언론에서 이 캠페인을 소개한 뒤 지금은 전 세계로 뻗어가는 중이다.
오프라 윈프리 역시 방송 이후 보라색 고무밴드를 차고 다니며 불평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한다.
그녀는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감사의 조건 다섯 가지를 찾으며 행복을 찾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고,
미국과 캐니다에서는 추수감사절 전날을 '불평 없는 날'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하니
이 책의 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짐작하게 한다.
작년에는 호미도 안 들어가는 척박한 땅을 호미를 몇 개씩 부러뜨려가며 겨우 파서
끝도 없이 나오는 무거운 돌을 골라내고 억센 풀을 뽑았다.
작년에 비하면 오히려 감사해야 하나 조금 더 편해지려는 욕심이 불평을 낳은 것이다.
이렇듯 생각을 조금만 긍정적으로 바꾸면 불평도 감사의 조건으로 변한다.
푸석해진 땅이 고맙고, 늦은 밤에 밭갈이를 해준 남편이 고맙다.
하지만 이런 마음이 오래가지 않는 게 문제다.
아무리 좋은 가르침도 생활에 연결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삶에 적용하지 않는 앎은 진정한 변화를 이끌지 못하고 머리만 커져서 가분수로 만든다.
이런 기형적인 모양세는 겉으로봐도 우습고 그 내면은 얄팍한 지식을 자랑하는 속물 근성으로 가득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불평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책에서도 설명하듯 변화는 불평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불평 자체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신발이 없다고 불평하는 것은 양쪽 발이 없는 사람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며,
기름값이 비싸다고 불평하는 것은 자동차를 가진 덕분이고 출근시간 교통체증에 화가 나는 것은 직장이 있는 덕분이다."
이를 역으로 풀이하면 불평은 모두 감사할 이유가 된다.
[불평 없이 살아보기]에 실린 경험자에 따르면 불평 없이 사는 데 성공하기까지 평균 4개월에서 8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지금 불평을 했더라도 밴드를 한쪽 손목에서 다른 쪽으로 옮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실패햇다고 포기하지 말고 넘어진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면 되는 것이다.
자주 옮기다보니 내 자신이 싫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포기하면 자신이 더 싫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불평도 일종의 습관이다.
불평하는 나쁜 습관을 버리고 감사하는 좋은 습관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내 안에서 꿈틀거린다.
잠자리에서도 밴드를 빼지 않고 내 자신을 이기려 노력 중이다.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