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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漢字
서덕주.지신호 지음 / 사피엔스21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명나라나 청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조선시대의 관리들은 종이에 한자를 써서 중국 관리들과 대화를 했다.
물론 중국어를 잘하는 역관이나 관리들도 있었지만,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일행들은 대부분 한자를 써가면서 대화를 하고 국무를 수행했다.
조선을 방문한 중국이나 일본의 사신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선조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글을 통해 소통하며 외국인들과 친분과 우정을 쌓고 외교를 수행했다.
편지를 주고 받으며 우정을 쌓았던 홍대용의 절친한 벗이 청나라 사람이었다는 것은 아주 유명하고,
박지원과 박제가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한자를 잘 이해하면, 비록 다른 나라의 언어라고 하더라도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이나 주변국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도 한자의 위치와 비중은 날로 커지는 게 현실이다.
한자를 공부해야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언어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엄연한 한자문화권이다.
한글 학회 '큰 사전'의 어휘 중 한자어가 52.1%를 차지하고
초등학교 국어책의 55%, 의학과 철학 등 전문 용어의 95%를 차지하는 게 한자다.
한자를 모르고선 어휘력과 학습능력을 높일 수 없을 뿐더러 독해도 어렵다.
같은 한글이라도 한자에 따라 전혀 다른 뜻을 지닌 단어가 허다하다는 것은 한자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국어(언어) 공부의 기초는 어휘 공부이고, 어휘 공부의 기초는 바로 한자다.
때문에 영어 못지않게 한자 능력도 우리가 갖추어야할 필수적인 역량인 것이다.
[패밀리 漢字]는 전체 한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形聲(형성)의 원리에 따라 이루어진 한자들을 익힐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현재 사용되는 한자들 가운데 가장 많이 채택된 방식이 '會意(회의)와 '형성'의 방식이라고 한다.
회의는 뜻을 지닌 글자를 합하여 글자를 만드는 방식이고. 뜻과 소리를 합하여 만드는 방식이 형성이다.
'형성자'는 '뜻'과 '소리'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주로 부수자가 '뜻'을 담당하고 나머지 부분이 '소리'를 담당한다.
예를 들면 鑑 (거울 감) = (쇠) + 監(비추어보다)로 이루어져 있다.
뜻은 부수인 쇠이고, 소리는 監 감이다. 즉 구리 거울로 비추어보다 , - 거울 감
유물을 '감'정하거나, 다른 사람의 귀'감'이 된다고 표현할 때 쓰는 한자 '감'이 이루어진 과정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러한 '형성'의 원리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익히게 되어 새로운 한자를 접했을 때
그 '뜻'만 아니라 '소리'도 추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형성의 원리를 잘 이해하면 상당수의 한자를 조직적으로 익힐 수 있다는 의미이다.
[패밀리 漢字]의 가장 큰 특징은 한자를 '소리'로 묶어서 패밀리를 구성하였다는 것이다.
패밀리는 같은 소리로 이루어진 한자의 집합을 말한다.
지금껏 나온 한자 책들이 부수 중심으로 한자를 묶었다면 이 책은 소리 중심으로 끼리끼리 묶어 가족을 구성하였다.
다시 말해 없을 막, 사막 막, 장막 막을 묶고,
모을 모, 사모할 모, 저물 모, 본뜰 모를 묶었다는 말이다.
동음으로 묶어 한자를 공부하는 방법은 빠른 암기법과 확산 능력을 부른다.
시원시원한 활자로 구성된 이 책은 쉽고 빠르게 한자를 익힐 수 있을뿐 아니라 오래 기억되는 장점도 있다.
이 책은 한자능력검정시험에 필요한 2, 3급 수준의 1,200자를 포괄함으로써 효과적인 한자능력검정시험 대비에 도움을 준다.
한자를 알면 개념을 알고, 개념을 알면 학습의 성과가 올라간다는 것은 이제 공부법의 절대 명제라 할 수 있다.
수능 및 각종 시험을 대비하는 수험생,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고 싶은 분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