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사랑한 조선 - 복음에 붙들린 닥터 머레이의 선교기
플로렌스 J. 머레이 지음, 김동열 옮김 / 두란노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목회자 가정에서 태어나 목사가 되기를 원했으나 당시 여성에게 안수를 주지 않았던 규정 때문에 차선책으로 의사의 길을
선택한다. 의과대학 재학 중 1차 대전이 발발하고, 4학년 때에는 어머어마한 폭발사고 현장에서 마취사로,
5학년에는 스페인 독감이 퍼진 어촌 마을에서 여의사로 환자를 진료하면서 외과수술과 산부인과 실습 등 귀중한 경험을 쌓는다.
이후 종합병원과 외과대학의 해부 실습강사를 거치고 의료선교사로 나갈 준비를 한다.
마침 조선에 있는 케이트 맥밀란 박사가 도와줄 여의사를 구해서 조선에 가기로 마음먹는다.
머레이 선교사가 캐나다에서 머나먼 조선에 오기까지의 과정이다.
당시 조선은 서양에 비해 낙후된 교육과 전무하다시피한 의료 혜택, 만연한 미신 풍조의 나라였다.
하나님은 머레이 선교사를 조선으로 이끌기 위해 학생 신분의 그녀를 전쟁과 전염병의 한 가운데로 불러 환자들을 직접
치료하게 하셨다. 이때의 경험은 귀중한 자산이 되어 훗날 조선에서 훌륭하게 의료 활동을 하게 했다.
조선은 자신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곳에서 일생을 바치겠다는 그녀의 신념을 이루게 한 땅이다.
[내가 사랑한 조선]머레이 선교사가 일제치하에서 21년간 의료선교사로 활동한 기록이며 회상이다.
그녀는 수도 하나, 하수구 하나 없는 병원에서 벽안의 의사 맥밀란을 도와 환자를 치료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황소 뿔에 받혀 배가 벌어지고,
벌어진 틈으로 튀어나온 내장이 새까맣게 말라 굳어진 남자를 달구지에 싣고 사흘길을 걸어온 가족들의 이야기를 서두로,
동생을 들것에 싣고 280리 길을 걸어온 형제들의 이야기,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폐결핵에 걸려 자신의 생을 포기한 유능한 청년이 그녀를 통해 치료와 구원을 경험한 사연,
늑막염에 걸린 경찰관이 자가 요법을 하다 몸 속으로 나뭇가지가 들어간 사연,
커다란 회충 한 마리가 창자벽을 뚫고 복부의 절개한 자리를 비집고 나온 이야기,
죽은 태아를 14년 동안 뱃속에 넣고 다닌 이야기,
더러운 부엌칼이나 거친 풀잎으로 탯줄을 톱질하듯 자르는 산후 처리 등 많은 이야기가 소개된다.
[내가 사랑한 조선]을 읽다 보면 당시사람들의 질병과 좋지 않은 관습,
허술하고 빈약한 의료체계 등 조선의 생활상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머레이 선교사는 이런 것들을 간과하지 않고 헌신적으로 개선하려 애썼다.
그 중 하나가 결핵퇴치 운동이다.
그녀는 사랑과 사명으로 뭉쳐서 의술과 복음을 전했다.
일제에 의해 본국으로 강제 추방 당할 때까지 21년 동안의 기록은 섬김의 자세와 선교사의 자세를 잘 보여준다.
가난하고 비위생적이고 무지한 조선 사람들을 무시하지 않고 친절하게 대하는 모습이 훌륭하다.
육신의 아픔만 달래주는 게 아니라 영혼까지 만져주는 그녀의 신앙에 숙연해지고,
보다 좋은 환경, 보다 개선된 사회, 보다 합리적인 방식이 자리잡도록 부단히 애쓰고 헌신한 그녀가 고맙다.
그녀는 의사이며, 선교사이며, 사회개혁가이다.
그녀는 조선 사람들을 따뜻하고, 친절하고, 순박하고, 부지런하다고 회상한다.
조선인들을 따뜻한 마음과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자만이 느끼는 감정이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조선을 사랑한 그녀의 회상기는 벅찬 감동을 선물한다.
사명을 다하고 사람을 섬겼던 그녀는 조선의 귀한 선물이며,
당시의 생활상을 알게 해주는 것은 이 책이 주는 색다른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선교사를 꿈꾸는 분들은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선교사의 자세와 섬김의 전형이라고 말해도 지나침이 없는 책이다.
평신도와 교회 지도자들도 머레이 선교사를 통해 진정한 리더십을 배우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신앙의 귀감을 보인 머레이 선교사님께 마음 다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