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반짝이는 날들 - 일상에 숨겨진 하나님의 은총을 찾아서
샤우나 니퀴스트 지음, 이지혜 옮김 / 청림출판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내 부모님이 세상이 다 알 정도로 아주 유명한 분들이라면 나는 지금 이 모습을 하고 있을까?
모르긴 몰라도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것 같다.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빌 하이벨스 목사님의 딸이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가식 없이 솔직하게 풀어놓았다.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샤우나는 꾸밈없고 진솔하게 지난날과 오늘, 그리고 내일을 이야기 한다.
치장도, 단장도 하지 않고 수수한 차림새로 마실 온 이웃집 동생과 따끈한 차를 놓고 마주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느낌이다.
그녀가 들려주는 일상은 영적이지 않지만 지극히 영적이다.
그녀에겐 남다른 혜안과 깊은 통찰로 평범 속에서 신비로움을 발견하고, 어두움 속에서 빛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다.
이 능력은 젊은 날의 갈등과 배후 부모님의 기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세계적인 목회자를 아버지로 둔 샤우나는 모태신앙으로 예배와 기도가 곧 몸에 밴 생활이지만 고등학생 때
신앙에 대한 깊은 고민에 잠긴다. 그리곤 대학 진학 후 교회를 등지고 떠난다.
누구누구의 자녀로 산다는 것은 당사자에게는 족쇄이자, 짐이다. 특히 목회자 자녀일 경우 그 부담은 일반인들보다 훨씬 더하다.
그들에겐 목회자 자녀답게 살아야 하고, 불신자들과 교인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면 안 되고, 교회를 욕되게 해선 안 된다는 압박이 있다. 샤우나라고 예외일리 없다. 샤우나는 친구들 사이에서 '권사님'으로 불리는 게 너무 싫었다.
권사님이라는 별명을 들으며 어린 나이에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
샤우나는 이렇게 보여주기 어려운 이야기를, 들추기 싫은 과거지사를 스스럼 없이 꺼내놓는다.
그녀는 방황했던 날들과 자신의 일탈을 사랑으로 기다려준 부모님과 다시 회복한 믿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모습과 다르게 생긴 몸이 싫어서 학대하고 증오하고 푸대접하다 폭식증에 걸린 일,
죽도록 사랑했던 남자한테 실연당해 슬퍼했던 일, 작가로 먼저 등단한 친구를 질투했던 일,
실직이 가져다 준 고통과 엄마가 되는 과정 등을 샤우나만의 신앙 특유의 색깔로 표현한다.
그 빛깔이 너무 아름답고 곱다. 지나 온 날들에서 얻은 깨달음이 오늘 샤우나의 일상을 반짝이게 한다.
내일 그녀의 삶은 더욱 빛날 것이라 확신한다.
그녀의 글은 거창하지 않고 신학적 이론을 근거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역동적이다. 공감대가 형성된다.
왜?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상이며 우리가 경험하는 하루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그녀는 우리가 간과하는 사소한 것들을 놓치지 않는다.
우리가 소홀히 여기는 작은 울림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우리가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세미한 부분을 포착한다.
이는 모든 신경과 촉수를 위로 향하고 있을 때에만 가능한 것이다.
그분의 초대를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 이미 일상 속에 와계신 그분을 샤우나처럼 두팔 벌려 맞으면 된다.
그러면 그녀처럼 우리도 '반짝이는 날들'을 살게 될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