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찾은 고조선
이종호 지음 / 글로연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외국의 초, 중, 고, 대학생 및 교사들이 세계사 수업시간에 즐겨 찾는 교육 포털사이트가

한국의 삼국시대 역사를 심각하게 왜곡했던 것을 시정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삼국의 건국 연도를 고구려는 BC 37년 대신 AD 100년으로,

백제는 BC 18년 대신 AD 250년으로, 신라는 BC 57년 대신 AD 350년으로 각각 기술했다고 한다.

이렇게 된다면 고구려는 137년, 백제는 268년, 신라는 407년의 역사사 사라져 버린 셈이다.

 

그런데 더 기막힌 사실은 우리나라 교과서에도 외국 포털사이트가 기술한 그대로 쓰여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교과서는 역사를 왜곡해도 괜찮고 외국은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인가 보다.

그쪽에게 수정을 요구하기 앞서 우리 교과서부터 고치는 게 바른 수순일진대,

우리의 것은 고칠 생각도 않고 외국에다가는 왜곡된 역사니까 수정하라는 앞뒤 안 맞는 행동을 한 것이다.

우리의 앞뒤 안 맞는 모순된 행동을 저들이 알게 된다면 저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스럽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역사를 왜곡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식민사학의 영향이다.

식민사학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고대 사학계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제 때 한국사는 식민사관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우리나라 국사 교과서의 왜곡은 식민사학의 잔재이다.

 

우리 역사는 식민사학과 중화주의로 인해 심하게 왜곡되고 뒤틀렸다.

일제 식민사학은 단군 조선을 부인하고 고조선의 강역을 평안남도 일대라고 주장했고,

중국의 동북공정은 한강 이북이 중국사의 영역이라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일제 식민사관이나 중국 동북공정이 단군 조선이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단지 한국 고대사를 빼앗고 말살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궁긍적인 목적은, 특히 동북공정의 경우 현 중국 영토 안에서 일어난 역사를 모두 중국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것과

우리의 영토 한강 이북 지역을 중국 영토로 편입시키려는 속셈이다.

그런데 한국 고대사는 사료가 턱없이 부족하고, 의도적인 왜곡과 국수주의나 보수주의자들의 조작 등으로

수많은 학설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우리 역사의 아킬레스건이다.

 

[과학으로 찾은 고조선]은 고조선 역사 논란의 대상과 고대 국가의 근원을 과학적인 자료를 통해

과학자의 시각으로 눈으로 설명하는 책이다.

일제 강점기 이후 우리나라의 역사학계에 뿌리 내린 실증사학을 비롯한 역사관에 대한 전말에서부터

동북공정의 전후와 동양의 역사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은 '중화 5천 년', 동이족과 한민족의 연계관계를 설명한다.

이어 고대 국가 성립의 증거를 거쳐 대동강 중심설, 하기점하층문화고조선과 한강 유역 고조선설을 지나

동이에 의해 건설된 고대국가 상나라와 고조선, 고조선의 의문점을 다룬다.

 

저자의 지적처럼,

고조선을 역사로 인정하지 않았던 그 논리가 부메랑이 되어 중국인들이 한국의 역사를 공격하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현실이 어처구니 없고 답답했다.

"동북공정은 분명히 잘못된 시도이지만 중국 탓으로만 돌릴 게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윤내현 박사의 지적에 공감하는 바이다.

중국이 역사찾기를 할 때 우리는 고조선은 없었다거나 단지 신화일 뿐이라는 논쟁만 일삼고 있었다.

중국은 동북방(요하 일대)에 대한 고대사 유물 발굴과 과학적 조사를 치밀하게 진행하며 매섭게 한국사를 공격하고 있다.

중국은 유물과 과학적 검증을 통해 동북방 동이족 고대사를 자국사로 만들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자기들의 논리를 내세워  그것을 대외에 발표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한민족 것이라고, 우리의 역사라고 목소리만 높였다.

그러나 목소리에 힘만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사학계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의 뿌리와  올바른 정체성을 찾기 위해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래야 주변국들의 도전에 대응해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고조선에 대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모아지고 우리도 우리의 역사찾기에 나서게 되길 바란다.

 

* 오타 신고*

10 페이지 밑에서 4번째 줄 [과학이 찾아준 잃어버린 고조선]이 아니라 [과학으로 찾은 고조선],

11페이지 책제목 [과학이 찾아준 고조선]에서 띄어쓰기가 잘못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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