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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한국사 - 역사 속의 진실 혹은 거짓
이정범 지음 / 풀빛 / 2009년 2월
평점 :
최근 몇 년 동안 대중 역사서는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넓고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대중 역사서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부상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원하는 역사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 역사서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풍부한 사료에 근거한 역사적 고증과 치밀한 추론으로 사실에 접근하며
다양한 소재와 주제로 읽는 이를 매료시킨다.
게다가 시대와 인물을 만나는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역사에 대한 지식의 확장이라는 측면까지 충족시켜 준다.
역사와 대중의 거리를 좁혀주며 은폐되었거나, 과장 되었거나, 조작 되었거나, 잘못 알려진
역사의 진실을 밝혀준 점은 대중 역사서의 커다란 공로라 아니할 수 없다.
이것은 나를 역사서에 빠지게 한 이뮤이며, 내가 역사서를 읽는 까닭이기도 하다.
[서프라이즈 한국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를 진실이라는 프리즘으로 통찰하면서,
역사적 고증에 입각한 객관적인 여과기에 진실과 거짓을 걸러내는 책이다.
우리에게 알려진 역사, 우리가 배웠던 역사에 대해 '그것이 과연 진실이었을까'라는 의문으로 출발한 이 책은
주변 국가와 학계 내부에서 쟁점이 되었던 문제, 역사적 사실이나 해석이 왜곡되어 잘못 알려진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아울러 역사의 이면에 있는 흥미로운 내용도 소개한다.
이면의 역사는 필요한 것이다.
역사가 이덕일은 그의 책 [조선왕 독살사건]에서
정의가 승리하는지, 승리한 것이 정의인지를 판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하며,
불의는 일단 승리하고 나면 정의로 뒤바꾸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게 마련이고 때로는 이런 기도가 성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의니 불의니 하는 것들도 시대의 산물이어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의미가 변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면의 역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
저자의 말처럼 역사란 승리한 자의 기록일 수도 있고, 사관이나 역사학자의 주관적 기술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역사의 이면 너머에 있는 역사적 의미까지 짚어보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 책은 한반도에 정착한 힌민족에서부터 대한민국 정부 수립까지 역사 속의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3000 궁녀와 함께 낙화암에 몸을 던진 것으로 잘못 알려진 백제의 의자왕과
지역 감정의 시초를 왕건이 남겼다는 훈요십조의 조작설 전말에 관한 이야기는무척 흥미로웠다.
이덕무와 박제가, 이서구의 친구인 북학파 유득공을 만나는 일은 옛 친구를 만나듯 반가웠고,
세자 신분으로 약 한 첩 써보지 못하고 4일만에 의문사한 소현세자를 보는 일은 이번에도 나를 안타깝게 했다.
호탕하고 심성 곧은 탁월한 역관 홍순원과 기생에 얽힌 일화는 언제 읽어도 재미있고 극적이다.
이 책은 다양한 사료와 고증을 기반으로 한 객관적인 역사서이다.
그렇다고 지루하거나 딱딱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재미있고 흥미로우며 역사에 대한 지식을 넓혀주는 책이다.
저자는 놀랄만한 주제를 내걸고 독자들을 진실게임에 초대한다.
재미와 지식, 새로움을 경험하고 깊은 독자들은,
사람 냄새나는 역사 이야기를 듣기 원한다면,
바로 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