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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의 The Boss - 쿨한 동행
구본형 지음 / 살림Biz / 2009년 1월
평점 :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삶의 모습이 달라진다.
인생에 있어서 만남은 참으로 중요하다.
황상이 조선에서 제일가는 시인이라는 칭송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다산을 스승으로 만났기 때문이며,
조광조가 서른일곱 젊은 나이에 사약을 받고 죽은 것은 한때 환상의 정치적 파트너였던 중종의 견제 때문이다.
이 둘의 교훈은 만남은 우리 인생에 여러가지로 좋고 나쁜 영향을 미치며,
스승과의 관계이든 상사와의 관계이든 관계에 일방통행은 없다는 것이다.
[구본형의 THE BOSS 쿨한 동행]은 상사와의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내기 위한 부하 직원의 주도적 영향력에 대해 집중되어 있다.
저자는 상사와의 관계를 증진시키는 기술을 '상사학'이라 부르며 상사를 이기기보다는 자신의 지지자로 만들어 상생하라고 한다.
상사와 유쾌한 관계를 만들어 행복한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은 모든 직장인들의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상사가 존경할 만 하거나 흠모할 만 하다면 매일 아침 출근길이 신바람이지만,
매일 만나는 상사가 쓰레기 상사, 나쁜 상사라면 그건 고역이다.
그렇다고 상사를 갈아치울 수도 없고, 나와 맞지 않는다고 안 볼 수도 없거니와
내좇을 수 있는 힘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책은 이런 부하 직원들을 위해
상사와 나쁜 관계에 놓이게 된 사람이 상사와 다시 화해하는 법,
대책 없는 악질 상사에게 강력하게 재갈 물리는 법,
나쁜 상사의 리더십을 답습하지 않고 반면교사하는 법 등 적극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더불어 상사가 함부로 대하지 못하도록 능력과 실력을 갖추어 일로써 장악할 것을 주문한다.
상사와 부하는 '업무'로 연결된 관계다.
때문에 업무로 인한 갈등은 필연적인 것이며,
상사의 성격이나 능력에 따라 갈등은 얼마든지 추가될 수 있다.
갈등 없이 일하려면 상사와 부하 모두의 노력과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 책은 부하 직원의 대처와 변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지만,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변화만을 강요하는 것은 오래가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그것은 절름발이 걸음과 같아 힘차에 뛰어오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부하직원들 뿐 아니라 상사와 오너들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상사들이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을 점검하고
자신의 모습이 부하들의 눈에 어떻게 비춰지는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저자가 말하는 '훌륭한 상생'은
부하의 자원과 재능을 얻어내는 상사와 모든 능력과 재능을 다하여 조력하는 부하의 공동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므로.
저자는 이상적인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는 좋은 스승과 제자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다산은 소극적이고 자신감 없는 제자를 조선이 알아주는 문장가로 키운 스승이다.
황상이 다산을 스승으로 모셨다 하더라도 그가 정진하지 않았다면 그 이름이 후대까지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훌륭한 스승에 좋은 제자의 모델이나 정치적 환상의 콤비였던 조광조와 중종의 관계는 그 반대다.
중종은 불타는 개혁 의지를 왕위를 넘보는 것으로 오해한 의심 많은 상사이며,
조광조는 상사를 조선의 요순 임금으로 만들려했던 곧고 강직한 부하였다.
그러나 둘 사이에 생긴 오해와 견제로 인한 갈등이 악화되어 결국 상사는 부하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나는 조광조의 죽음을 상사의 손실로, 회사의 비극으로 비유하고 싶다.
'훌륭한 상생'을 원하는 사람,
직장에서 관계로 인해 갈등하는 사람들에게 읽어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