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교사여, 일어나라 - 교사의 관심과 열정이 주일학교를 살린다!
최윤식 지음 / 브니엘출판사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청소년부 교사로 봉사했던 지난 5년간 내 머릿속을 지배했던 생각은 '도망'이었다.
영적 침체에 빠져 있던 나는 붙잡을 '끈'이 필요했고 그러던 차에 지성전에 새로 설립되는 청소년부 교사를 자원했다.
처음 몇 달은 의욕이 넘쳤으나 얼마 안 가서 곧 시들해지고 말았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 시작한 것도 아니고,
불타는 사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청소년부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나 비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장기간 침체에서 벗어나게 해 줄 무엇가를 찾던 차에 교사모집 광고를 보고 자원했던 것이다.
동기는 다소 불손하지만, 하다보면 애정도 생기고 사명도 생기고 회복 될 줄 알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직분이 주는 무게에 서서히 눌려가며 죄책감과 책임감의 이중고에 시달렸다.
그만두고 싶어도 청소년부의 여의치 않은 사정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고,
계속 하자니 양심에 가책이 되어 당당함을 잃고 점점 움츠러드는 소극적인 교사로 변해갔다.
마음 한 편에선 이마저도 그만두면 그나마 현상 유지도 어려울 것 같다는 계산을 하면서,
놓치도 붙잡지도 멋한 어정쩡한 상태로 5년의 시간을 그렇게 보냈다.
[교사여 일어나라]는 주일학교 교사와 사역자를 위한 책이다.
저자인 최윤식 목사님은 현재 위기에 처해 있는 주일학교 운영과 교사, 사역자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지적한다.
17년간 교사와 사역자로 섬긴 전문가답게 교회와 교사와 사역자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꼬집고 있다.
저자의 지적은 주일학교를 통째로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처럼 매우 현실적이며 현장성이 높다.
나를 비롯해 내가 보아온 교사들을 총집합해 놓은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정확하다.
주일학교 투자에 인색한 교회에 대한 교사들의 불만,
시험과 입시로 주일을 어기는 아이들의 부모님을 이기지 못한다는 핑계거리,
내년에는 교사를 하지 않겠다는 교사,
자신이 교사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교사,
타성에 젖은 교사 등 내가 수없이 만났던 교사들의 모습이다.
나도 그 중 한사람이다.
그렇다고 이런 교사만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용돈을 쪼개 간식을 사주는 대학생 교사도 있고,
월급날만 되면 아이들과 영화를 보는 청년 교사도 있고,
집으로 초대해 정성껏 마련한 음식으로 아이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는 교사도 있고,
공과가 끝나고 아이들과 농구나 축구를 하는 교사들도 있다.
아름답고 훌륭한 교사들이다.
저자도 강조했지만, 내 경험으로 봐도 아이들과 먹고 마시며 함께 노는 시간은 참 중요하다.
교회와 교사는 아이들에게 먹는 즐거움을 매 주마다 누리게 해줘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교회에만 가면 푸짐한 먹거리가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어
교회 가는 것이 즐겁도록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교회에 가는 일이 즐겁지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현재 대부분의 주일학교 청소년부 출석 인원은 매 10년마다 약 30%씩 줄고 있는데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고령화 사회와 저출산 추세에 의해 아이들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이나,
교회가 학교나 학원 혹은 세상이나 텔레비전, 늦잠이나 게임 등으로 아이들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도 세상이 훨씬 재미있어 보이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싶다.
교회는 이렇게 술술 빠져나가는 아이들을 붙잡을 힘이 사실상 없다.
아이들을 교회로 불러 들이는 길은 신디와 드럼, 빔 프로젝트가 아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아니고, 타교회에서 성공한 프로그램도 아니고, 찬양 콘서트도 아니다.
기초로, 기본으로,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백배 공감한다.
교사로 세움받은 한 사람 한 사람의 건강한 믿음과 영성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려주는 책이다.
주일학교 모든 부서의 교사와 사역자들이 이 책을 읽고 건강한 교사상을 확립하고 희망을 갖기 바란다.
혹시
의욕이 없고 지쳤거나, 너무 바쁘거나, 도망 갈 기회를 엿본다면 이 책을 반드시 읽으라고 당부하고 싶다.
'회복'이라는 선물과 '희망' 이라는 선물을 양손에 받을 거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양 손에 선물을 받고 힘차게 일어나는 교사가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