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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야, NewYork 가자!
오하영 지음 / 위캔북스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오랫동안 하던 일을 접고 고만고만한 두 아이와 한참 씨름을 하던 내 스물 아홉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어린 두 아이에게 시달리며 늘 잠이 모자라서 어디서든 마음 놓고 원없이 자고 싶었던 그 때의 기억은,
서른 이후의 당당한 삶을 위해 과감하게 뉴욕으로 향한 저자의 삶과 보기좋게 비교되었다.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뉴욕은 나에게 꿈의 도시이다.
내가 막연하게 꿈이나 꿔보는 뉴욕에서 저자는 자신의 꿈을 이루어 갔다.
한 사람에겐 꿈처럼 막연한 공간이 다른 사람에게는 꿈을 실현하는 공간이 된 것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용감하게 도전하는 그녀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녀는 연고도 없는 뉴욕을 당차게 활보하며
구석구석 숨어 있는 다양한 여행정보와 쇼핑정보를 전해주는, 정말 여우처럼 야무진 여성이다.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환상을 품었음직한 도시,
다양한 문화공연으로 볼거리가 넘치고 먹거리가 넘치는 뉴욕을 책으로 따라간 나는 부러움 반 질투 반이었다.
뉴욕의 대중교통에서부터 문화, 음식과 숙박, 쇼핑 정보와 뉴욕투어에 이르기까지 여행자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담고있다.
뉴욕의 먹거리와 즐길거리에 대한 위치와 이용시간, 금액, 주의사항 등을 곰꼼하게 알려 주며,
뉴욕의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와 쇼핑 노하우를 공개 한다.
여행자들이 알고 싶어하고 궁금해하는 정보를 집약해서 사진과 함께 실은 실용 여행서인 것이다.
이는 틈만 나면 영국, 캐나다, 홍콩, 일본 등지로 여행을 떠났다는 그녀의 여행 경력과
쇼핑 칼럼니스트의 경험이 뉴욕을 알짜배기로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리라.
이 책이 다른 여행서와 다른 것은 방대한 분량을 가득 메운 다양한 정보에 있다.
그리고 그 정보는 실속 있고 유용한 것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차별성이 이 책의 장범이자 단점이다.
방대한 분량의 정보를 수록하다보니 저자의 뉴욕 생활과 여행담을 실을 수 없었으리라.
그녀가 뉴욕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여행 중 에피소드나 실수를 곁들였더라면 뉴욕이 한결 훈훈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사람들과 부대끼며 일어났던 일상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더라면 그저 먼나라 이야기로 들려지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책을 덮고 난 후에도 뉴욕은 여전히 멀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