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을 질주하는 법
가스 스타인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빗속을 질주하는 법]의 작중 화자인 '나'는 특이하게도 사람이 아닌 개이다.

엔조라는 이름을 가진 개는 주인인 데니와 시애틀에서 함께 산다.

엔조는 주인과 주인의 가족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녔다.

자신의 영혼속에 사람의 영혼을 담고 있다고 믿는 엔조가 내레이터로 등장하는 이 소설은

주인 데니와 카레이싱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갈등을 엔조의 시각으로 들려준다.

비록 말은 못하지만, 노회한 철학자처럼 사고하는 엔조는

자신이 죽으면 내생에는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몽고의 내세관을 믿고 있다.

 

데니는 정비소 직원이면서 챔피언을 꿈꾸는 레이싱카레이서다.

그는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 걸음씩 챔피언의 꿈을 향해 나아간다.

이런 데니 곁에는 항상 그를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동반자인 엔조가 있다.

주인의 일상을 지켜보고 주인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는 엔조는 데니의 동반자이다.

슬픔과 고난의 시간에도 그들은 서로를 신뢰했고 서로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의 이갸기이며 나의 이야기인 것이다.

 

 

우리 집에도 6년째 함께 살고 있는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나하고 의논 한 마디 없이, 퇴근 길 느닷 없이 강아지를 담은 상자를 안고 들어온 남편은

아이들에게주는 선물 이라며 상자 안에서 갓 태어난 강아지를 한 마리를 꺼냈다.

사람 외에는 꿈틀거리는 그 어떠한 것도 만지지 못하는 나는 강아지가 징그러웠다.

새끼 강아지라서 얼굴은 귀여웠지만 손으로 만졌을 때  꿈틀거리는 느낌이 싫어서 손도 대지 않았다.

강아지가 내 옆으로 오면 나는 손으로 만지기가 싫어서 발로 밀어냈다.

심지어 강아지가 감기에 걸렸을 때,

나는 강아지를 안을 수 없어서 쇼핑백에 강아지를 넣어서 동물병원에 간적도 있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지나자 징그러웠던 강아지가 차츰 귀여워보이기 시작했고,

만졌을 때의 느낌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5년이 지난 지금은 내가 그녀석을 제일 예뻐해주는 처지가 되었다.

그녀석도 나를 제일 따르고.

 

 

시골로 이사온 후

엔조처럼 나와 하루 종일 함께 지내며 내 일상을 지켜보는 이 녀석도 엔조처럼 모든 걸 다 알고 있을까?

비록 말만 못할 뿐이지 사람처럼 생각하고 있단 말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 책을 먼저 읽은 큰아이가 느꼈던 그 궁금증이 내게도 일었던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이 녀석이 책을 읽기 전과 달리 보였다.

 

 

소설 속 데니가 좋아하는 카레이싱은 인생과 닮은점이 많다.

충돌과 전복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경기는 인생의 시련과 비슷하다.

카레이서가 위기의 순간을 대처하는 방법은 우리가 고난을 헤쳐나가는 과정과 닮아 있다.

비 오는 날의 레이싱은 미끄럽고 위험한 빗속을 질주하는 인생의 레이스에 비유된다.

이 책은 두려움  없이 빗속으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인생의 빗길에 동행할 사람이 있는가?

인생의 빗길을 함께 지나는 동행자는 우리의 삶을 희망과 용기로 채워주어 빛나는 결승점으로 안내할 것이다.

데니와 엔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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