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 - 누구나 생애 한 번은 그 길에 선다
윌리엄 폴 영 지음, 이진 옮김 / 세계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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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윌리엄 폴 영의 <오두막>을 읽은 이들은 <갈림길>을 망설임 없이 택했을 것이다.  오두막을 읽었을 땐, 내 세계만이 너무나 힘이들고 처절하게 무너진다고 느꼈을 당시였기에, 딸을 잃고 방황하는 맥은 내게 특별하게 다가왔었다.  맥과 함께 불켜진 오두막안으로 들어가서 차원분열도형을 너무나 좋아한다는 검은 여인을 만나고, 맥이 "주님...당신은 어디 계신가요? 네가 당신을 필요로 할 때는 한 번도 옆에 계시지 않는군요." 라고 외쳤던 모든 것은 내 속에서 사라지는 경험을 했었다. 나를 사랑하고 계신다고 맥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계시는 삼위의 하나님을 만나면서 차원분열도형으로 되어있는 정원과 같은 정신없는 나 역시 귀한 존재라고 알려주시던 그 무언의 외침이 나를 흔들어 놓았었다.  그래서 <갈림길>을 선뜻 잡을 수 있었다.  '누구나 생애 한 번은 그 길에 선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갈림길>에서 나는 누구를 만나고, 어떤 길을 택할지 궁금했다.

 

 

 어쩌면 이렇게 못된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시셋말로 보자면 성공한 삶이라고 여기는 40대의 사업가 앤서니 스펜서를 만났다.  협상의 귀재로 불리고 있고, 뛰어난 전략가로 존경과 두려움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그에게 복종하는 인간들은 사랑받을 자격도, 존경받을 자격도 없다는게 그의 철학이다. 이 남자가 얼마나 사악한 사람인지는 두번의 결혼과 두번의 이혼만 보고도 알수 있다.  사랑해서 결혼을 했음에도 아내, 로리의 당담함이 싫었단다.  그래서 이혼후에 재결합을 하고 완벽하게 망가지고 자신에게 굴복하는 것을 보고 싶다는 갈망 하나로 재결합날 이혼을 하는 치밀함을 보여준다.  얻는것도 없으면서 그는 그랬다.  그렇게 로리와 사랑하는 딸, 앤젤라를 보내버렸다. 아무도 믿지 못하기에 혼자만의 비밀 장소를 만들고, 매일 매일 유언장을 바꾸는 것이 취미인 그가 어느 날 혼수상태에 빠지면서 <갈림길>은 시작된다.  

 

기분이 묘했다.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도 모르고 현재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런 결정을 해야 하다니. 그는 자신이 어디서 왔고, 또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 그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 모르는 채 선택을 해야만 했다. (p.45)

 

 앤서니는 이제 자신이 알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너무나 허름한 곳에 있는 남자. 그곳에서 40년을 살았다고 이야기 하는 이 남자. 처음에 그는 몰랐다. “40년을 이곳에 사셨다고 하셨는데 너무 낡고 못쓰게 되었네요. 그동안 관리를 하셨는데도 이렇습니까?” “맞아요. 안 그래도 지금 손보는 중입니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결국엔 잘될 겁니다.” (p.83) 예수라는 사람을 만나고, 성령이라고 소개되어지고 있는 할머니를 만나면서 앤서니(토니)는 또 다른 경험을 하기 시작한다.  오로지 영으로만 다른사람들에게 미끄러져 들어가는 경험.  영혼이 순수한 캐비에게 미끄러지면 토니는 처음으로 친구를 알게 된다.  그렇게 캐비를 거쳐 몰리와 클래런스에게 미끄러지면서 토니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생각하게 된다.  육은 없이 오리지 영만 있는 상태에서 말이다.   게다가, 예수와 성령 할머니가 토니에게 준 단 한번의 '치유의 능력'. 처음 만난 토니라면 두말할 필요 없이 자신을 구했을 것이다.  오로지 자신만 살면 되었던 남자, 무섭고 두렵운 삶일지라도 떨면서 은둔하면서 살면 되니까 말이다.

 

 윌리엄 폴 영은 토니가 바라보는 것을 함께 바라보게 만들면서, 토니 외부의 모습과 내면의 모습을 교차하면서 보여주고 있다.  처음, 토니가 보게되는 거칠고 다 망가진 집들과 정원이 조금씩 관리되어지는 모습들과 캐비에게서 느껴지는 사랑. 몰리에게서 느껴지는 캐비와 린지에 대한 절실함과 클래런스 장로에 대한 두근거림.  다른 이들의 심장소리가 들리고 그 느낌이 100% 전달된다면 어떨까?  토니는 그 모든것들은 그들과 함께 느끼면서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하기 시작한다. “전 단지…… 죽음이 끝이기를 바랐던 것뿐이에요.”(p.119 ) 라고 이야기하던 토니에게 예수와 성령의 존재는 떨림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남지 않기에, 아니 이후의 삶이 없다고 믿었기에 그는 사람들을 미워하고 자기 자신을 증오할 수 있었다.  그에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사실들을 토니가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은, 아니기를 그토록 바랐던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면 그동안 제가 저지른 짓들을 어떻게 만회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제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당신이 하는 말이 진실이라면 제겐 희망이 없어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만약 죽음이 끝이 아니라면 제게 희망이 없다는 것이…….” (p.120)

 

 <갈림길>은 <오두막>보다 훨씬 다이나믹하다. 예수님과 성령님을 만나는 장면이나 토니가 캐비와 몰리의 영에 속하게 되는 과정들은 판타지적인 요소까지 포함하면서 읽는 이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믿지 않는 이들이 읽어도<갈림길>은 환상적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어찌보면 짐캐리 주연의 '브루스 올마이티'를 떠올리게 될 지도 모른다.  굉장히 재미있다.  순순한 캐비와 토니가 이야기 하는 장면도 그렇고, 사랑을 시작하는 몰리와 클래런스의 콩닥거리는 사랑을 몰래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그와 함께 가족을 떠올리게 되면서 고양이에게 모든 재산을 상속한다는 토니의 유언장 사수 작전은 스릴러까지는 아니지만, 그들과 함께 올바른 유언장을 사수하기 위해서 뛰어다니는 경험까지 하게 만든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죽음 이후 아무것도 없다고 믿는 토니가 자신의 어머니가 그렇게도 믿었던 예수님을 알게 되고, 성령님에게 자신의 모든것을 내주는 것이다.   

 

  나의 삶을 내가 100% 주관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매일 죽어가는 사람들도 있고, 죽음 직전에서 살아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일들이 우연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알고 있다.  내가 99%의 길을 만들어 걷는다고 해도, 주님이 움직이시는 1%의 길로 내 길이 만들어 진다는 것을 말이다.  오늘 내 생명을 주님이 그의 나라로 데리고 가신다고 해도 나는 어쩔 수가 없다.  주님이 내게 주신것이니까 말이다.  <갈림길>은 색다른 이야기다.  육신이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토니는 영으로 주님을 만나고 영의 세계가 변화기 시작하면서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의 내면은 변화를 맞게 된다.  이게 가능할까라고 의문을 품을 수도 있지만, 왜 그런 의문을 <갈림길>에서 품어야 한단 말인가?  기욤뮈소의 판타지 소설속에서는 당연하게 '너머의 세계'나 '중간세계'를 받아들이면서 말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  부활의 주님이 첫열매가 되시는 부활절에 나는 토니의 삶의 변화를 이렇게 만나고, 죽음이후에 삶을 생각해본다.

 

진실을 구한다면 언젠가는 평화를 얻으리라.  평화를 구한다면 평화도, 진실도 얻지 못하리라.  아첨과 희망 사항만으로 시작한다면 모두 절망으로 끝나리라. - C.S. 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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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로티 탐 청소년 문학 8
유영아 원작, 김현정 소설 / 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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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몇 주전에 큰 아이가 친구와 함께 '파파로티'를 보고 왔다.  얼마나 재미있었는지를 내 뒤를 따라다니면서 이야기를 하더니, 지난 주에는 혼자 또 영화를 보고 왔다.  같은 영화를 두번이나 볼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의 특징이니 그냥 웃어넘겼는데, 영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내가 아이의 반응에 동하기 시작했다.  어떤 내용일까?  그래서 책이 필요했다.  나는 영화보다는 책이 훨씬 잘 들어오니까 말이다.  물론, 책이 오자 마자 나보다 아이가 먼저 읽기 시작했다.  아이의 표현으로는 영화와 똑같단다. 원작자인 유영아씨를 검색해보니 영화 <파파로티>의 각본을 쓴 분으로 나오니, 똑같은게 당연했을 것이다.  읽는 내내 영화를 떠올리면서 깔깔 거리고 웃는 아이의 모습만으로도 이책은 읽고싶은 책이었다.

 

 

지방 예고의 음악 교사인 상진은 꽤나 잘 나가던 성악가였었다.  종양이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성악으로 성공을 하리라 생각했던 상진에게 닥친 시련은 상진보다 못했던 친구들의 모습을 바라보기가 힘이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상진에게 교장으로부터 말도 안되는 미션을 받게 된다.  교장이면서 상진의 후배인 덕수는 아버지를 들먹이면서 상진에게 전학생인 장호를 성악 콩쿠르에 입상시키라고 막무가네로 떠 넘겨 버린다.  잘 나가던 성악가였으니 기교도 있을테고, 지방이지만 예고에 입학한 학생이니 조금만 레슨을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면 오산이다.

 

"내 노래 안들어 봤다 아입니꺼.  똥인지 된장인지 꼭 찍어 먹어 봐야 아냐? 샘요. 내 똥 아입니더!" (p.45)

 

 무슨 선생님이 노래도 안들어 보고 아이에게 똥이라고 이야기를 한단 말인가? 이 아이 장호의 첫 대면부터 상진은 꺼림직 했다. 자신보다 좋은 차를 타고 있던 애기 건달. 훨씬 나이 많은 건달들에게 형님 소리를 듣던 이 녀석은 상진이 보기엔 문제나 일으키는 고딩 건달일 뿐이다.  이런 아이를 덕수는 왜 성악 천재라고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일까?  가정 환경으로 인해 어린 나이에 건달의 세계에 투신하였지만 성악에 타고난 재능을 지닌 장호. 결코 융화될 수 없는 두 가지 재능을 타고나 밤에는 업소를 관리하는 건달로, 낮에는 성악가를 꿈꾸는 학생으로 살아가는 건달 고딩, 장호의 가장 무서운 상대는 큰 형님도, 상대 조직도 아닌 그의 진가를 척 보는 순간부터 무시해 버리는 시니컬한 선생 상진이다. 제발 노래 좀 들어봐달라구요.

 

 이야기의 발단은 고딩건달을 성악 콩쿠르에 입상시키겠다는 덕수의 희망이었지만,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장호와 상진의 이야기가 풀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장호를 무시하는 상진과 무조건 노래를 부르고 싶었던 장호.  이들과 함께 숙희와 창수같은 인물들을 통해서 이야기는 시종 톡톡 튀면서 싱긋 미소를 띄게 만들고 있다.  물론, 장호의 어린 시절 이야기나 상진의 유학시절 이야기는 가슴을 싸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런 부분보다는 미소 지으면서 깔깔 웃게 만드는 경우가 훨씬 많다. 풋풋한 사랑도 나오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열정도 나오고..  그렇게 흘러가는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의 해피엔딩을 말하고 있는 영화들처럼 완벽한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간다.  이 이야기에서 클라이맥스가 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기본 내용만 봐도 장호의 콩쿠르일것이다.  업소를 관리하는 건달이 연미복을 입고 콩쿠르 무대에 서는것.  장호는 콩쿠르 무대에 아무런 시련 없이 설 수 있을까?

 

"니 10년 안에 세상 종자가 모두 알아보는 인간 몯 돼 있으면 그땐 내 모가지 딴다.  니 선생 발모가지도!" (p.175)

 

 장호를 아끼는 창수와 아닌 척 하면서도 제자를 사랑하는 상진의 속 깊은 모습은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힐링이다.  세상이 아직은 그렇게 각박하지 않다는 것을 창수와 상진 덕분에 알게 된다.  영화에서 창수역을 조진웅씨가 맞았단다.  딱이다.  상진과 정호역을 맞은 한석규씨나 이재훈씨 역시 그렇지만 말이다.  영화와 책의 원작이 같은 만큼 굉장히 비슷하다.  영화를 감상하지 않고도 아는 이유는 옆에서 끊임없이 '파파로티'를 이야기하고 있는 딸 때문이다.  영화를 두번이나 보고 와서도 책을 읽고 있으니, 나보다는 아이의 감성에 딱 맞는 책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청소년 책은 해피엔딩이 좋다고 생각하는 나에게도 이 책은 참 좋다. 

 

 

 

 

p.s. 영화를 보고 온 딸 아이가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을 연신 부르고 있다. 이 노래가 언제적 노래인데..  선생님과 제자의 사랑이 가장 잘 표현된 부분도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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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잘나가는 여자
아리카와 마유미 지음, 신지원 옮김 / 이지북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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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쳐간 직업만 47개, 나는 '안나가는 여자'였습니다.  라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있다. '서른에서 멈추는 여자 서른부터 성장하는 여자'라는 에세이를 쓴 아리카와 마유미가 자신을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을 처음 만나서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지만, 47개의 직업을 가졌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어떻게 이렇게 많은 직업을 가질 수 있었는지는 알게되었지만 그래도 놀랍다.  이직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5년동안 다녔던 직장을 접고 다른 곳으로 취업을 했다.  일이 힘든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 일보다 지치게 만드는 경우가 더 많았다.  직장을 한번 이직하는 것도 이럴진데, 47번... 어떻게라는 말이 나옴과 동시에 아리카와 마유미가 궁금해 졌다.

 

 

 그녀가 이렇게 많은 직업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파견 회사에 등록을 해 두었기 때문이었다.  파견회사에서 소개받은 일이 운송회사 분류작업, 전화 상담사, 슈퍼마켓 계산원, 당구장 직원, 마네킹 관리, 판매업, 컵퓨터 입력 작업등이 있었단다.  거기에 어린시절엔 술집에서도 일을 했고, 유니클로 점장일도 하다가 기모노 자격증을 따서 기모노 강사도 했단다.  웨딩 코디네이터를 할떄는 눈동냥으로 익힌 사진이 주업이 되기도 했다고 하니, 배우는 일의 습득 속도가 굉장히 빠른 사람이다.  그뿐이 아니다. 전혀 상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신문사 편집자와 엔카 가수 매니저까지 했단다.  그리고 서른여덟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단다.  정말 산전수전 다 겪은 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이 책속에 들어있다.

 

 Prologue와  Epilogue 사이에 25가지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Can 무리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낸다 / Happy 쉽게 불행해지지 않는다 / Sorry 자신이 잘못하지 않은 일에도 먼저 사과한다 / Success 실패를 습관으로 만들지 않는다 / Praise 상대방의 사소한 부분까지 칭찬해준다 / Selling Point 어디서든 통하는 나만의 매력이 있다 / Believe 스스로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 Miracle 기적을 믿는다 / Inspiration 메뉴는 시간을 들이지 않고 고른다 / Jump 상대방의 기대를 1% 뛰어넘는다 / Lie 거짓말을 인정한다 / Difference 나와 다른 점을 좋아한다 / Good Timing ‘딱이다’라고 되뇐다 / Money 돈 버는 여자가 된다 / Act 따라 하면서 배운다 / Waiting 먼저 부탁하지 않는다 / Well 사소한 일이라도 제대로 한다 / Hole 함정이 있으리란 걸 예상한다 / Unclear 회색분자가 된다 / Needs 수요는 내가 만든다 / Free 뭐든 정해놓지 않는다 / Kindness 보답할 줄 안다 / Standard 자기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 / Continue ‘모든 게 잘 될 거야!’라고 생각한다 / Choice 스스로 선택한다

 

 그녀는 25가지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잘나가려면 방법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말 별거 아닌거라고 말이다.  물론 너무나 많은 자기계발서를 통해서 그녀가 한 이야기를 들어왔었다.  'Good Timing'의 경우만 보더라도 시크릿의 자기 암시와 많이 닮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뭐가 있겠는가?  모든 자기계발서들은 비슷하다.  그럼에도 어떤 이야기들은 내게 딱 들어맞아서 마음을 움직이고 어떤 이야기들은 그냥 사장되고 만다.  이글은 아리카와의 에세이다.  에세이기에 결코 거창하지는 않지만,  바로 내일 아침부터 실천할 수 있을것만 같은 생각을 들게 만들고 있다. 상대방의 사소한 부분까지 칭찬해주고, 먼저사과하고, 나와 다른 점을 좋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 말이다.

 

 거짓말을 인정한다라는 챕터에 이런 말이 나온다. 거짓말하는 방법에도 나름의 방식이 있는데, '자기 자신을 위한' 거짓말은 결과적으로는 잘 풀리지 않지만, '상대방을 위해서 하는'거짓말은 무죄가 된단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위해서', 혹은 '상대방과 나의 관계를 위해서'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자잘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아하~"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이야기들이 많다. '딱이다'라고 외치는 것을 습관처럼 하는것을 이야기하면서 인생은 우연의 연속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우연은 한편으론 한 사람의 자질과 바람에 맞춰서 일어나는 필요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필연을 일어난게 하는 것은 결국 나 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딱이야'를 외치면서 '하고 싶어', '하자'라는 마음을 갖고 있으면 현실이 서포트 해줘야할 타이밍에 '딱'인 일이 슬쩍 나타난다는 것이다. 얼마나 멋진가?    

 

 저자는 간단하고 사소한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결코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저자는 말한다. '지금 잘나가지 않는 것은 앞으로 잘나가기 위한 연습. 그러니 괜찮아요. 걱정할 것 없어요. 지금 일이 잘 풀리지 않아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배우느냐예요'라고 말이다.  서른 여덟에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된 아리카와 마유미.  왠지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내가 아직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도 씩 웃으면서 '딱이다'를 외쳐봐야 겠다.  내게 현실이 서포트 해줄 '타이밍'이 슬쩍 나타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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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개의 붓
구한나리 지음 / 문학수첩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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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몇 주전에 읽고는 잊고 있었다.  가독성이 뛰어나서 하루만에 다 읽고나서는 이 신예 작가에게 푹 빠져 있었는데, 다른 책을 넘기고 있자니 또 다른 내용에 빠져 버리기 일수다.  그렇게 잊고 있었는데,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싸움을 하는 책이 있었는데, 그게 뭐였더라 하는 생각이 드는게 아닌가?  한참을 생각한 끝에 <아홉개의 붓이> 떠올랐다. 그렇지?  그렇게 책 표지가 떠올랐고, 갈무리 해놨던 책의 내용들이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곱게 한복을 입은 소녀가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이 소녀가 여간 이상한것이 아니다.  머리에 뿔이 있는 소녀.  뭘까?  그 소녀가 들고 있는 붓이 '아홉개의 붓'인가?  아니면 붓이 아홉개라는 말일까?  

 

 

바람과 물의 아이들이 자유로이 날개를 펼치며 하늘에 가까운 이들이므로 '천인'이라하고, 흙과 나무의 아이들이 낮은 곳을 즐기는 까닭에 '비인'이라 하고, 소와 불의 아이들이 가장 번성하여 그 수가 많았으므로 그들이 스스로를 '상인'이라 불렀다. (p.32)

 

 신화적인 요소가 훨씬 강한 나라가 '한'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아홉개의 붓>의 배경은 한이다.  이 한을 만든 신적인 존재가 '아홉의 감'이다. 아홉 감은, 빛과 넋과 시간, 바람과 물, 흙과 나무, 쇠와 불의 감으로 표현이 되고 있다.  이 하늘 세상에 살던 감들이 혼돈의 세상을 하늘 세상과 닮은 모습으로 빚기로 마음먹고, 삼인(천인, 상인, 비인)을 만들어 현세로 보내는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이들의 모습이 지금의 세상과 비슷해 져 버렸다.  아무런 힘도 없던 상인의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그들은 하늘을 나는 천인은 신적인 존재로 생각을 하고, 함께 하지만 욕심 없는 비인은 낮게 여기고, 자신들의 노비나 가축쯤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런 세상에 한골이라는 작은 마을의 높은 어르신 류원은 17년 전에 맞아들여 키운 ‘갈’이라는 아이에게 아홉 감과 아홉 붓의 이야기를 들려주게된다.

 

감의 수와 똑같은 아홉 개의 붓을, 감들께서 인간들에게 내리셨단다.  천인에게 셋, 상인에게 셋, 비인에게 셋. 똑같이 그렇게 주셨단다. (p.28)

 

 상인과 비인 사이에서 태어난 상인들로부터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는 비극을 겪었지만, 갈은 류원의 호의아래 아가씨 소리를 들으면서 자랐다.  상인보다 오래 살수 있는 비인. 비인의 피를 받았기에 17세 소녀임에도 보통의 소녀티가 나지 않는 갈은 류원이 말한 '감'을 찾아 길을 떠나기 시작한다.  왜 갈일까? 그녀도 모르는 사이에 그녀가 '감'의 주인이었으니까.  그녀가 만든 붓으로 그린 그림은 향기가 났고, 실존하는 것이 되어버렸으니까 말이다.  게다가 천인인 이린이 갈의 뿔을 없애 주면서 갈은 상인 소년의 모습으로 세상으로 나아간다. 세계를 창조한 감(신)들은 자신의 힘을 아홉 붓에 나눠 두었고, 그것을 모두 모으게 되면 세상은 삼인이 모두 조화롭게 살 수 있게 된다고 류원은 말했다. 갈이 세상속으로 나가면서 갈과 함께 하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약초를 쓸줄 아는 재찬, 비인이면서 피리로 물을 불러들일 수 있는 아리, 나무칼을 사용하는 시겸.  여러 형태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붓'이 하나씩 갈에게 모여지기 시작한다.

 

 가독성도 좋고, 그리 두껍지도 않은데, 아홉개의 '붓'이야기가 설렁설렁 쓰여진 부분이 없다.  갈과 일행들이 들리는 곳마다 '붓'은 있었지만, 이 붓은 주인과 함께 사라지기도 하고 다시 만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아홉개의 붓>은 '붓'을 찾는 이야기가 아니다.  어느곳이든 그들이 가는 곳엔 천재가 만들어낸 삼인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의 삶은 모두 같았을까?  인간이 아니라고 믿어버리는 순간, 사람들은 잔인해 진다.  인간이 아닌이들로 인해 자신들이 살 수 없다고 믿게 되고, 그들이 벌인 일이 아니라도, 말 못하는 이들에게 덮어 씌여버리기도 한다.  소수의 약자에가 다수는 왜이렇게 악해지는걸까?  갈이 가는 모든 곳에 '비인'들은 숨죽이고 두건과 모자로 뿔을 가리고 있다.  물론 모두다 그런것은 아니다. '짚풀동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함께 공존하고 살아가는 곳도 있기는 하다.  눈살이 찌뿌려지기도 하고 미소가 머금기도 하는 곳들을 지나면서 갈의 일행들은 붓, 피리, 방울, 나무깎는 칼, 종, 도기, 뜨개바늘, 옥돌과 끊임없이 악인으로 여겨지게 만드는 '영암'의 옥달까지 모으게 된다.  

 

붓을 모으는 것이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했나? 그건 곧 삼인의 권력이야. 수단으로서 그만한 수단이 없지. (p.279)

 

 아홉개의 붓이 모여지면 아홉 감이 바라신 세상, 조화의 세상, 누구도 위에서 군림하지 않고 누구도 아래에서 고통 받지 않는 세상이 된다고 류원은 갈에게 분명 말했었다.  그랬기에 갈이 움직였고, 아리와 시겸이 함께 했었다. 이부명이 갈을 쫒으면서 이렇게 이야기하기 전까지 갈은 류원을 의심치 않았었다. 의심은 또 다른 의심을 품게 만들어 버린다.  어린 소녀가 의지하던 재찬이 천인인 '이진'이라는 사실을 아는 순간, 아니 류원과 함께 했던 이린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갈이 품었던 생각은 어떤것이었을까?   '붓'을 찾으면서, 갈과 함께 하는 이들은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넋업사리를 선택하는 어린 소녀 아리도, 비인인지 상인인지 알 수 없었던 시겸도, 천인이면서 불량품이라 생각하는 재찬도 모두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면서 이들은 아홉 개의 붓을 다 모은다.  붓이 다 모이면 천지가 바뀐다고 생각을 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세상은 이전과 똑같았다. 오로지 갈이 그렇게 믿고 따랐던 사람이 힘을 위해서 '붓'이 필요했음을 알게 될 뿐이었다.  

 

 붓이 무엇일까?  감이 만든 아홉개의 붓은 분명 세상에 존재했다.  갈이 만난 인물들은 뿔이 있던, 날개가 있던 모두 사람이었다.  '붓'은 그들의 삶에 이야기였다. 간절히 염원했을 때 만들어 진다는 '붓'.  자신의 욕심이 아닌 남을 위한 염원이 담겼을 때 '붓'은 향기를 내고 물을 모으고 소리를 냈다.  권력이 아닌, 사랑과 희생이 있을때만 움직이기 시작했다.  갈과 재찬, 아리와 시겸은 '붓'을 모으면서 그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들이 만들어 낸 '붓' 역시 그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이제 또 다시 그들은 움직일것이다.  사라지는 '붓'과 다시 생겨나는 '붓'을 모으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 서로 감싸주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움직일 것이다.  천인과 비인과 상인, 그리고 비인이면서 상인인 이들은 어쩌면 지금도 '붓'을 이야기 하면서 우리 주변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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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형으로 스피드를 구해줘! - 삼각형으로 배우는 갈릴레이의 낙하법칙 수학으로 통하는 과학 1
정완상 지음, 이지후 그림 / 자음과모음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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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호~!  자음과 모음에서 기차게 재미있는 책이 나왔다.  어떻게 알았냐면 저자가 정완상 교수님이다.  정완상 교수님은 우리집 작은 녀석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분이다. 유치하기 한이없는 우리집 작은 녀석과 코드가 딱맞는 <과학공화국>시리즈의 저자가 정완상 교수님이시다.  물론, 과학공화국이 초등학교 저학년 부터 읽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에 그런면도 있지만, 그 많은 시리즈속에 나오는 인물들의에 작명센스만 봐도 실컷 웃을수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과학공화국>시리즈가 끝이나 버렸다.  정완상 교수님을 어찌 만나나 하고 있던 차에 <삼각형으로 스피드를 구해줘!>라는 기찬 책을 가지고 나오셨다.

 

 

삼각형으로 배우는 갈릴레이의 낙하법칙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삼각형으로 스피드를 구해줘!>에서는 르네상스 말기, 이탈리아의 과학자 갈릴레이의 초대로 피사왕국을 방문하게 된 주인공 자모스의 이야기이다.  자모스가 어떤 이야기를 펼쳐낼지 들어가 보기 전에,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을 먼저 만나보자.

 

 

자모스 : 초등학교 6학년, 수학 영재. 수학 문제 풀기를 좋아하고, 답이 날올 때까지 끈질기게 매달린다.

레이왕 : 13세. 야구와 사건 해결하기를 좋아하는 피사왕국의 왕으로 모르는 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소피아 : 레이왕의 어머니로 암산하는 것을 좋아하고, 어린 왕을 위해 모든 것을 잘 알아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어서 누가 옆에서 잘못을 지적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

매직스 : 50대의 왕궁 전속 마법사이며 백작이다. 마법사임을 굉장히 자랑스러워하지만, 정작 마법은 신통치 않다.

 

 '수학 천재', '수학 도사', '척척박사'등으로 불릴 때도 많지만, 아무도 묻지 않는 문제를 선생님께 질문해서 '꼬끼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자모스는 피사왕국에서 신나는 수학 여행을 하기 시작한다.  한 번 마주한 문제는 끝장을 보고야 하는 좌충우돌 성격이지만, 피사 왕국을 위험에 빠뜨리려는 괴물, 앤티스에 맞서서, 물체의 빠르기를 나타내는 속력의 개념을 정의하고, 경사면을 내려오는 물체, 수직으로 떨어지는 물체, 줄에 매달려 움직이는 물체 등 다양하게 운동하는 물체의 속력을 풀어내고자 피사왕국의 레이왕, 소피아, 매직스 백작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토론을 통해 전개해간다.

 

 

 전개해 가는 과정들은 초등 저학년이 읽기에는 어렵다.  아니, 내가 읽기에도 막히는 부분들이 있지만, 모든 문제들이 왜 그런지 설명을 하기를 끊임없이 요구하기 때문에 아주 쉬운 문제조차도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우리는 아무 생각없이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라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어떻게 180도임을 증명해 보일 수 있을까?  가장 편한 방법이야 삼각형의 각 부분을 찢어서 180도를 만드는 방법이 있지만, 증명으로는 어설프다.  피사제국의 소피아는 두 평행선을 이용해서 내각의 합이 180도임을 증명해 보이고 있는데, 엇각의 성질을 이용하여 보여준다.  그뿐이 아니다.  여러가지 상황들이 생길때마다 끊임없이 증명을 하면서 '경사면 법칙'을 통해서 깡총수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분명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증명'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부터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 이유는 지금까지의 우리의 교육이 주입식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쉬우면서도 어려운 <삼각형으로 스피드를 구해줘!>는 정완상 교수님의 유머가 곳곳에서 들어나는 책이다.  자모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수학의 법칙들을 자신이 처음 만든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다른 인물들은 격하게 공감을 한다. 하지만,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한가?  정완상 교수님이 만들어낸 자모스를 통해서 꽤나 어렵지만, 이 책 한권을 읽고 나면 분명 삼각형으로 스피드를 구하고 있다.  삼각형의 내각의 합부터 배수와 약수, 비율 이야기까지 수학은 참 재미있다.  거기에 과학까지 더해지면....?  그 모든 것이 <삼각형으로 스피드를 구해줘!>에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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