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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20 - CSI, 꿈을 향해 날다!, CSI 시즌 2 ㅣ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20
고희정 지음, 서용남 그림, 곽영직 감수 / 가나출판사 / 2012년 7월
평점 :
CSI 시즌 2의 마지막 편을 드디어 만났다. 2008년에 출간된 책을 작년초에 만나고 푹 빠져서 시즌 1을 지나 시즌 2를 맞이했었는데, 이제 시즌 2에서 만난 아이들도 졸업을 하게 되었다. 지구과학형사인 강별과 송화산, 물리형사인 황수리와 최운동, 화학형사인 양철민과 장원소 그리고 생물형사인 신태양과 소남우. 이아이들 뿐이 아니다. CSI 1기 형사들, 나혜성, 이요리, 반달곰, 한영재와 어린이 형사 학교의 영원한 쌤들, 박춘삼 교장선생님과 어수선, 정나미, 안미연 형사. 동화일 뿐인데도, 나는 이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꽤나 정이 들었나 보다. 참, 잊을 뻔 한 등장인물이 또 있다. 어디서든 불쑥 불쑥 나오지만 왜 나오는지 알수없는 누렁이. 이름도 모르겠지만, 1권부터 20권까지 빠짐없이 나오고 있는 이 녀석도 그리울듯 하다.
시즌 2가 시작되었을때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혜성이가 너무 좋았던 별이, 고향인 해남에서는 천재소래를 들었지만, 서울에 올라와서도 잘해 나갈지 걱정이었던 수리, 새로운 친구에 형사라는 직업이 마냥 좋았던 철민이, 소심한 성격탓에 친구들과 어울릴것이 걱정되었던 남우, 남우가 떨어지고 CSI가 되어 부담감이 컸던 태양이, 고생하는 부모님을 돕고 싶은 맘 뿐인 운동이, 요리의 팬 카페 회원으로 요리를 보기 위해 입학한 원소와 형사는 되고 싶지만, 소극적이라 자신이 없었던 화산이까지. 하지만, 이 아이들은 여러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자신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영재학교로 진학해서 법학을 공부하려는 태양이, 일본의 경찰대학 부속고등학교에 입학하기로한 철민이, 과학추리소설가의 꿈을 키우는 수리와 배우의 꿈을 키우는 별이, 법화학자가 되기위해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하기로 한 원소, 국립형사학교에 진학하기로 결정한 운동이와 화산이. 미국유학을 가서 사회복지하글 공부하기로 결정한 남우까지 아이들이 저마다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시즌 2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어린이 과학형사대 CSI 20』은 이 아이들의 마지막 사건을 들려준다. 아이들이 가는곳은 빠지지 않고 사건 사고가 일어난다. 그게 CSI의 매력이지만 말이다. 이번에 어떤 사건들이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을까? 첫번째 사건은 <위조 지폐범을 잡아라!> 워낙에 칼라 복사기와 레이저 프린트가 잘 갖추어져 있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이런 유혹이 있을 법도 하다.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정신이 없는 전자상가에 한장씩 나타난 위조 지폐.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듣도 보도 못했던 전기영동으로 DNA를 분석을 한단다. 물질 중에는 전기적으로 중성인 것도 있고 양 전기와 음 전기를 띠고 있는 것들도 있다. 다른 부호의 전기 사이에는 서로 끌어당기는 인력이 작용하는데,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 전기영동이란다. 완충액 사이에 혼한물을 넣고 전기장을 걸어주면 성분 물질이 가지고 있는 전하와 이동도에 따라 각기 다른 방향과 속도로 이동하고 물질을 비교 분석해서 성분을 확인하는 것. 초등 과학이 이렇게 어렵구나를 세삼느끼게 만들어 버리는 CSI다.
두번째 사건은 <뇌 지문을 읽어라!>. 뇌 지문이라... 이건 뭘까? 1기 아이들처럼 2기의 아이들도 졸업여행으로 땅끝마을까지 자전거 여행을 간단다. 그곳에서 만난 아주머니의 딸이 사라졌다. 집에 남겨진 혈흔. 아이는 어디로 간것일까? 이웃들의 제보로 양현식이라는 인물이 의심이 가기 시작한다. 본명 양현상. 나이 31세. 7년전 강도폭행 혐의로 5년 형을 받고 수감되었다가 출소한지 2년정도 된 이 사람이 왜 이마을에 나타난 걸까? 범행을 강하게 부인을 하면서 폭력성까지 나타내고 있는 그에게 사용한 방법은 뇌지문 검사. 집중력을 높이는 뇌파 학습기와 비슷한 것으로 최근엔 뇌 지문 분석 결과가 법원에서 증거 능력으로 인정되고 있단다. 거짓말 탐지기락 비슷하지만 뇌파 반응이나 변화를 세밀하게 분석해 내기 때문에 정확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하니 점점 과학수사가 늘고 나고 있는 추세인 듯 하다.
세번째 사건은 <소설에서 답을 얻다>다. 우리나라 30대 기업안에 드는 건국기업의 회장이 죽었단다. 그리고 회장의 아들이 사장을 범인으로 고발을 했다. 정황상으로는 사장인 것 같은데, 아무런 증거가 없다. 주치의 한상민의 말로는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 회장의 아들이 사장을 범인으로 고발한 이유? 전 회장인 박회장이 박사장의 아버지였단다. 그역시 사망원인이 심금경색. 연달아 죽은 기업의 두 총수의 사망원인이 동일하다면 이상한것이 아닌가? 이제 사건의 배경이 밝혀지기 시작한다. 40년전에 무슨일이 있었던걸까? 건국의 초기 설립자는 한창훈 이었다. 그가 죽었다. 그리고 그를 죽인이들이 박만식과 강수산. 현 건국의 회장들이다. 한창훈의 사라진 아들. 당시 여섯살이던 한창훈의 아들. 이 책을 통해서 프로포폴을 알았다. 우유주사라는 프로포폴. 이게 쓰일지 어떻게 알았겠는가? 프로포폴은 중추신경을 빠르게 억제해서 통증을 없애 줄 뿐만 아니라 불면증과 피로감을 없애주는게 환각을 일으켜서 환각제 대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단다. 별걸 다 아이들 책에서 만난다.
마지막 사건으로 들어가 보자. <답안지 도난 사건>. 하루에 8시간씩 4일 내내 보는 졸업시험. 졸업시험지가 사라졌단다. 졸업시험지가 없으면 재 시험을 4일동안 또 봐야 한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시즌 1을 읽은 친구들이라면 이게 뭔지 알겠지만, 2기의 아이들은 처음이니 우왕좌왕 난리가 아니다. 시험지를 찾아야만한다. 그것도 네시간 안에. 정형사님이 이상한 사건을 맡기는데도 아이들은 시험지 찾을 생각에 정신이 없다. 사건 현장에 있는 철민이와 운동화 자국과 운동이의 빨간 스웨터 자락. 철민이와 운동이가 범인? 시험을 망쳐서? 설마...드디어 아이들이 눈치 채기 시작한다. 졸업 실기시험이라는 것을. 시즌 1에서는 납치된 교장선생님을 찾는 것이었는데, 시즌2의 졸업시험은 졸업시험지를 찾는 것이다. 얼마나 다양한 사건들을 다루었던 아이들인데, 눈치까지 챘으니 못 풀리가 없다. 이렇게 아이들은 문제를 해결하면서 성장해간다. 그리고 나는 CSI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시즌 3가 나올지는 모르겠다. CSI가 과학 만화로 나오고있고, 과학형사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은퇴를 하셨고, 정형사님은 경찰대학 교수로 옮겨가셨으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기는 힘이들 것 같다. 물론 나는 다른 이야기를 원한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는 알수 없지만,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를 통해서 많은 이야기와 과학 상식을 배웠다. 처음 시즌 1이 만들어졌을때는 한권에 다섯편씩의 에피소드가 나와서 빽빽하게 읽을 맛을 만들어 주더니, 어느 순간 네편의 에피소드가 설렁설렁 나오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그건 또 그대로의 장점이 있었다. 동화속일지라도 많은 아이들을 만났다. 우리집 아이들과 비슷한 성향의 아딜도 있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어린이 과학 형사대는 분명 '추리로 배우는 교과서 과학'을 모토로 삼고 있지만, 그보다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조금씩 아이들은 변화고 그 변화는 동화속 아이들만의 모습은 아니다. 그 아이들을 보면서 나 역시 성장하고 있으니, 과학 형사대에서 다룬 과학상식은 머리뿐 아니라 가슴까지 성장시켜 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