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로티 탐 청소년 문학 8
유영아 원작, 김현정 소설 / 탐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몇 주전에 큰 아이가 친구와 함께 '파파로티'를 보고 왔다.  얼마나 재미있었는지를 내 뒤를 따라다니면서 이야기를 하더니, 지난 주에는 혼자 또 영화를 보고 왔다.  같은 영화를 두번이나 볼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의 특징이니 그냥 웃어넘겼는데, 영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내가 아이의 반응에 동하기 시작했다.  어떤 내용일까?  그래서 책이 필요했다.  나는 영화보다는 책이 훨씬 잘 들어오니까 말이다.  물론, 책이 오자 마자 나보다 아이가 먼저 읽기 시작했다.  아이의 표현으로는 영화와 똑같단다. 원작자인 유영아씨를 검색해보니 영화 <파파로티>의 각본을 쓴 분으로 나오니, 똑같은게 당연했을 것이다.  읽는 내내 영화를 떠올리면서 깔깔 거리고 웃는 아이의 모습만으로도 이책은 읽고싶은 책이었다.

 

 

지방 예고의 음악 교사인 상진은 꽤나 잘 나가던 성악가였었다.  종양이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성악으로 성공을 하리라 생각했던 상진에게 닥친 시련은 상진보다 못했던 친구들의 모습을 바라보기가 힘이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상진에게 교장으로부터 말도 안되는 미션을 받게 된다.  교장이면서 상진의 후배인 덕수는 아버지를 들먹이면서 상진에게 전학생인 장호를 성악 콩쿠르에 입상시키라고 막무가네로 떠 넘겨 버린다.  잘 나가던 성악가였으니 기교도 있을테고, 지방이지만 예고에 입학한 학생이니 조금만 레슨을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면 오산이다.

 

"내 노래 안들어 봤다 아입니꺼.  똥인지 된장인지 꼭 찍어 먹어 봐야 아냐? 샘요. 내 똥 아입니더!" (p.45)

 

 무슨 선생님이 노래도 안들어 보고 아이에게 똥이라고 이야기를 한단 말인가? 이 아이 장호의 첫 대면부터 상진은 꺼림직 했다. 자신보다 좋은 차를 타고 있던 애기 건달. 훨씬 나이 많은 건달들에게 형님 소리를 듣던 이 녀석은 상진이 보기엔 문제나 일으키는 고딩 건달일 뿐이다.  이런 아이를 덕수는 왜 성악 천재라고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일까?  가정 환경으로 인해 어린 나이에 건달의 세계에 투신하였지만 성악에 타고난 재능을 지닌 장호. 결코 융화될 수 없는 두 가지 재능을 타고나 밤에는 업소를 관리하는 건달로, 낮에는 성악가를 꿈꾸는 학생으로 살아가는 건달 고딩, 장호의 가장 무서운 상대는 큰 형님도, 상대 조직도 아닌 그의 진가를 척 보는 순간부터 무시해 버리는 시니컬한 선생 상진이다. 제발 노래 좀 들어봐달라구요.

 

 이야기의 발단은 고딩건달을 성악 콩쿠르에 입상시키겠다는 덕수의 희망이었지만,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장호와 상진의 이야기가 풀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장호를 무시하는 상진과 무조건 노래를 부르고 싶었던 장호.  이들과 함께 숙희와 창수같은 인물들을 통해서 이야기는 시종 톡톡 튀면서 싱긋 미소를 띄게 만들고 있다.  물론, 장호의 어린 시절 이야기나 상진의 유학시절 이야기는 가슴을 싸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런 부분보다는 미소 지으면서 깔깔 웃게 만드는 경우가 훨씬 많다. 풋풋한 사랑도 나오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열정도 나오고..  그렇게 흘러가는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의 해피엔딩을 말하고 있는 영화들처럼 완벽한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간다.  이 이야기에서 클라이맥스가 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기본 내용만 봐도 장호의 콩쿠르일것이다.  업소를 관리하는 건달이 연미복을 입고 콩쿠르 무대에 서는것.  장호는 콩쿠르 무대에 아무런 시련 없이 설 수 있을까?

 

"니 10년 안에 세상 종자가 모두 알아보는 인간 몯 돼 있으면 그땐 내 모가지 딴다.  니 선생 발모가지도!" (p.175)

 

 장호를 아끼는 창수와 아닌 척 하면서도 제자를 사랑하는 상진의 속 깊은 모습은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힐링이다.  세상이 아직은 그렇게 각박하지 않다는 것을 창수와 상진 덕분에 알게 된다.  영화에서 창수역을 조진웅씨가 맞았단다.  딱이다.  상진과 정호역을 맞은 한석규씨나 이재훈씨 역시 그렇지만 말이다.  영화와 책의 원작이 같은 만큼 굉장히 비슷하다.  영화를 감상하지 않고도 아는 이유는 옆에서 끊임없이 '파파로티'를 이야기하고 있는 딸 때문이다.  영화를 두번이나 보고 와서도 책을 읽고 있으니, 나보다는 아이의 감성에 딱 맞는 책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청소년 책은 해피엔딩이 좋다고 생각하는 나에게도 이 책은 참 좋다. 

 

 

 

 

p.s. 영화를 보고 온 딸 아이가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을 연신 부르고 있다. 이 노래가 언제적 노래인데..  선생님과 제자의 사랑이 가장 잘 표현된 부분도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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