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은 렌탈 로봇 읽기의 즐거움 7
다키이 사치요 지음, 미키 겐지 그림, 김보경 옮김 / 개암나무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이 전광판에 글자는 로봇을 원하는 사람에게만 보이거든요 (p.8)

 

  동생을 원하는 겐타에 눈에 '로봇을 빌려드립니다'라는 글귀가 들어온다.  항상 다니던 길이었는데,  처음보는 건물, 처음보는 글귀였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점원은  겐타가 가지고 있는 용돈 전부와 로봇을 교환하기로 한다.  겐타가 가지고 있는 돈은 2,160엔. 이걸로 가능할까? "괜찮아요.  용돈 전부와 바꾸는 것으로 약속했으니까요.  렌탈 기한은 무기한입니다.  원하는 기간 동안 잘 데리고 있으면 좋겠군요.  동생 로봇이 필요 없게 되면, 다시 돌려주기 바랍니다."(p.12) 이제 겐타에겐 초등학교 1학년, 쓰토무라는 로봇 동생이 생겼다.   "쓰토무가 로봇이라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돼요.  만약 들키면 그때는 바로 돌려주셔야 합니다."(p.16)

 

 

 

  까맣고 커다란 도토리 같은 눈을 반짝이는 아이가 겐타를 보고 웃는다.  특수한 전파가 흘러나오는 로봇으로 인해서, 겐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처음부터 겐타에게 남동생이 있었다고 믿는다.  겐타의 엄마 아빠까지도 말이다.  오랜 세월 아이를 갖지 못하다가 겨우겨우 겐타를 낳았다고 하는 엄마, 아빠에게 늘 동생이 있었으면 했지만 차마 부모님을 조르지도 못하던 겐타에게 드디어 사랑스러운 동생이 생겼다.  겐타는 바라는 대로 동생이 생겨 정말 행복해 한다.  글자도 알려주고, 같이 놀기도 하고.  그런데, 형 노릇이 그렇게 쉬운것이 아니다.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할수도 없고, 형이니까 동생에게 뭐든지 양보를 해야만 한다.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엽운 동생이 이젠 얄밉게 느껴지고, 겐타가 보기에 고집쟁이 쓰토무를 순하게 만드는 '마법의 언어'를 찾아낸다.

 

  "상점으로 돌려보낼 거야."(p.50) 물론 이 말을 쓰고나면 바로 찜찜한 기분이 되어 버렸다.  반칙인 줄도 안다. 그래도 쓰투무가 양보를 하니 좋다.  어쨌든, 겐타는 형이니까 참으려고 했다.  쓰토무가 엄마와 둘만의 비밀을 만들기 전까지는 말이다.  고이치가 겐타에게 마마보이라고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나는 형 아니라고요!  아빠도 엄마도 모두 속고 이는 거예요.  이 녀석은 내 동생도 뭣도 아니야! 로봇이라고요! 내가 빌려 온 로봇!  이 따위 녀석, 빌려 오지 말았어야 했어!  이런 동생은 없어지는 게 훨씬 낫겠어!"(p.68)

 

  금기시되는 것은 왜 그리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소돔땅을 바라보지 말라고 해도 롯의 아내는 소돔을 바라보고 소금기둥이 되고, 얼굴을 보지 말라는 에로스의 말을 무시한 푸시케는 에로스를 잃게 된다.   그뿐인가?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역시 하지말라는 걸 기어코 하고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가?  겐토가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언어'는 금기시되는 말이었다.  그리고 겐타는 입밖으로 말을 벹는 순간, 쓰토무를 돌려보야만 한다.  어쨌서 잃은 뒤에야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일까?  다시 찾아간 상점에서 겐타는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잃은 채, 할아버지. 할머니를 따라가는 쓰토무를 반나게 된다.

 

  초등 중.고학년을 위한 개암나무 읽기의 즐거운 시리즈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들이다.  굉장히 쉽고 편한 문제를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에 담겨져 있는 이야기들은 '어...?'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편한 문체를 사용한다고 쉬운 이야기는 아니다.  로봇을 소재로한 영화나 책들은 많다.  어쩜, 수년내에 이런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고 있는 형제애는 가족을 이야기한다.   동생 로봇 이기에 형 로봇은 될수 없는 로봇과 왠지 억울한 켄타.  형제는 그리 쉽고 편한건 아니다.  양보도 해야하고, 동생을 위해서 싸울때도 있고, 무섭게 둘이 싸울때도 있다.  하지만 그래서 형제가 아닐까? 그리고 그러기에 가족일 것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써니람다 2012-04-21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