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견 애로우와 프라다 마을의 미스터리
가스미 류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성안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제14회 요코미조세이시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가 가스미 류이치의 '세계 최초 본격 개 추리소설!'을 만났다.  분명 개(犬) 추리소설은 확실한데, 세계 최초까지는...  내가 읽어본 추리소설속에 반려견이 주인공인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물론, 성인용은 아니다.  아동소설 중에 반려견이 주인공인 소설은 정말 넘쳐나게 많다.  하지만, 이책은 확실히 독특하다.  작가가 얼마나 반려견를 좋아하면 이런 새심한 부분까지 알고 있을까 할 정도로 반려견에 대한 지식이 탁월하다.  큰 아이가 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 집에서 개를 키우지 못하지만, 어렸을 적 집에서 키우던 진돗개는 어린시절에 든든한 친구였다.  멀리서 들려오는 아빠의 발소리를 가장 먼저 듣고 아빠를 반겼었고, 친구와 큰소리라도 나는 날엔 내편에 서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으니 반려견은 분명 인간에겐 친구이다.  하지만, 우리는 반려견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상식이상은 알지 못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혹시, 반려견들이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지 알고 있는가?  멍멍 짖으면서 의사소통을 한다고 생각한다면 아주 일각만 알고 있는 것이다.  매일 짖으며 의사소통을 하면 동네가 얼마나 시끄럽겠는가?  반려견들은 독특한 발성법을 가지고 있단다.  인간을 들을 수 없고, 그들만 들을수 있는이 특이한 발성법은 인간의 목소리인 '보이스'와 차별되게 '바우스'라고 부른단다.  바우스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바우스로 말하다라고 쓰긴 뭐하고, 바우스를 냈다, 바우스를 발하다라고 표현을 해야하지만, 사람 입장에선 바우스를 말하다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게 다가온다.  애로우에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결코 알수 없었던 바우스.  이 녀석들 바우스를 할 줄 알면서 아파트에서 사는 녀석들은 왜 그리도 시끄럽게 짖어되는걸까?  사람에게 들으라고 짖어되는걸까?

 

  프라다 마을에 살고 있는 반려견들은 따박따박 산책도 잘하고 반려견들만의 규칙도 가지고 있다.  반려견이 집을 지키는 것은 의무일까, 답례일까?  "나도 이렇게 번견 일을 하고 있지? 그건 신페이 씨 부부가 먹여 주고 재워 주는 그 은혜가 매일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감사하는 마음에 답례를 하는 거라고." (p.60)  집앞 우엉밭에 우엉을 지키지 못해 괴로워하는 본타에게 우리의 주인견 애로우는 의무가 아닌 감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어떤 반려견은 집을 지키는 것으로, 어떤 반려견은 사람에게 동무가 되어주는 것으로 감사에 대한 답례를 한다는 것이다.  반려견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네니 '레노'같은 영웅 개의 동상이 세워지는 것도 당연하게 느껴진다.  

 

  사건의 시작은 레노 동상앞에 심겨진 길쭉한 우엉이었다.  우엉의 출처는 분명 순종 시바이누, 본타가 지키고 있는 접골사, 난조 가쓰히토의 집이니, 본타가 안절부절 하는것도 이상하지 않다.  새하얀 시바이누였던 레노를 존경하는 본타는 주인이 이사가기전에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고, 탐정견 애로우에게 의뢰를 하게 된다.  적갈색 몸에 코부터 머리, 등 한가운데까지 하얀 하살표 무늬가 들어있는 애로우는 주인이 번역가여서 인지, 상당히 지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사건 의뢰를 받은 후 미스터리한 일들은 점점 늘어나는데, 반려견들 사이에서는 레노의 유령이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한다.  겁이 많은 본타는 꿈에서 레노를 만나고 운명적으로 레노와 연결되어져 있다는것을 강하게 느끼게 되고, 애로우는 본타의 의뢰를 해결하기 위해 전직 경찰견이자 조사의 달인인 워치에게 조언을 구하게 된다.

 

"정확하게는 GOOD 8, 다른 이름으로는 팔견단.  말하자면 개 세계의 특수 부대 같은거지." (p.165)

 

  이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팔견단을 만나보자.  굴파기의 달견인 미니추어 닥스훈트 뫼비우스, 자물쇠 따기의 달견인 볼독 듀크, 물자 조달의 달견인 웰시코기 에드워드 2세, 잡동사니를 개조해 만들어내는 것이 특기인 비글 스누퍼, 힘쓰는 일은 당할견이 없는 시베리안 허스키 그레이, 그레이와 더불어 비밀 기술을 가지고 있는 골든 레트리버 자이스케, 변장의 달견인 치와와 폴리와 쿵푸 못지 않는 멍풍의 달견 차우차우 신티까지 이 반려견들이 모이면 못할것이 없다. 뫼비우스가 굴을 파고 듀크가 개들의 목줄을 푸는 장면을 읽다보면 긴장감에 손에 땀을 쥐게 만들지만 나무위에 올라가기 위해 G8이 하는 행동들은 내가 반려견 이야기를 읽고 있는지, 사람 이야기를 읽고 있는지 헛갈리게 된다.   

 

  팔견단이 정보를 모아오고, 워치의 조언을 종합해서 애로우는 모든 사건을 완벽하게 해결해준다.  사람보다 낫다는 표현은 애로우에게 사용해야 할 것 같다.  그뿐이 아니다. 워치와 팔견단이 본타를 위해 해줬던 것까지 파악을 하고 있으니, 당장이라도 경찰견으로 파견을 보내야 할 것 같은데, 잡종견은 받지 않는지, 아니면 주인을 떠날 수가 없는지 애로우는 프라다 마을을 지킨다.  굉장히 유머러스하다.  변장의 달견인 폴리가 변장을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개의 변장은 무시무시하지만 완벽한 고양이다.  낮에도 눈치보지 않고 다닐 수 있는 동물은 고양이 뿐이라고 개들은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집 주변을 봐도 개보다는 고양이들이 많이 다니니 일리가 있는 말인듯 싶다.  이사가기전에 본타의 의뢰를 완벽하게 해결해주고, 본타의 무서워하는 사이렌 트라우마까지 해결해주니, 애로우와 G8의 능력은 실로 대단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사건의 해결 과정에서 깨닫게 되는 나의 진정한 모습일 것이다.  반려견을 빚대어 이야기를 해주고 있지만, 사람 역시 경험을 통해서 지금의 모습으로 태어난다.  그러기에 과거도, 현재도 모두 나의 모습이고, 나 스스로를 자랑스러워 해야만 한다.  

 

"너는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으로 태어난 게 아냐.  여러 경험을 해 가면서 네가 되어가는 거지. 나는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그래서 우리 동료로 인정해 주었잖아."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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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는 맨홀 2015-01-19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개 특공대 멋지고 귀엽네요. 아파트 개들도 바우스 해주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