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자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4
선자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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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외우자. 돌이킬 수 없는 계약이 시작되었다!

 

  '열려라 참깨'가 모든 주문의 레전드일텐데, 큰 아이는 '아브라 카타브라'란다.  아니, '수리수리 마수리'라도 해줘야 주문이 이뤄지는 것은 아닐까?  어떤 주문이든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쓱쓱 램프 몇번 문지르는 것만으로도 지니를 불러낼 수 있고, 여학교에서 유행하는 '분신사바'도 별 주문없이 빨간펜과 흰종이만 있으면 주문을 위한 요소는 완벽하게 갖춘것이니 말이다.  하기사 요즘엔 예전처럼 푸세식 화장실이 없으니 변소에서 칼 물고 미래의 배우자에 얼굴을 보기위해 기다릴 일도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누군가 죽어서 귀신이 나올것 같은 폐가에 소희와 알음이가 소문을 빌기 위해 왔단다. 소희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온 곳에서 무엇이 어긋났는지 소희가 아닌 알음이가 소원을 말해버렸다. '이 애를 없애 주세요!'  주문을 외웠는지도 모르게 주문을 외워서는 돌이킬 수 없는 계약이 시작되었단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  주문을 제대로 외우긴 한걸까?

 

 

  '보려는 대로 보이는 것이다 / 가지고 싶을 것은 것을 가져라 / 거짓말은 나쁘지 않다 / 내 것이 될 수 없다면 남의 것도 될 수 없다 / 사라진 것을 찾지 마라 / 혼자가 되어야 원하는 것을 얻는다 / 넌 나다, 나는 너다 ' 거미처럼 생긴 괴물의 출현. 계약자란다.  계약을 한적도 없는데, 계약자의 출현은 알음이의 정신을 쏘옥 빼놓기에 충분했다.  그런것이 없어도 아름이의 심기는 불편하기만 한데 말이다.  부족한 것 없는 집에 다움이가 오면서 모든게 엉망이 되어 버렸다. 여자관계가 복잡한 아빠가 데리고 온 아이. 아빠의 아들이라고 믿는 할머니. 게다가 소희가 짝사랑하는 신율에게 끌리는 마음. 모든게 엉망이다. 모든게 so cool한 알음이에게 가당키나 한 말인가?  그런데, 이 묘한 느낌은 뭘까?  그리 잘생기지도 잘나지도 않은 율이 알음이의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왜 소희가 아닌 율이 생각나는 걸까?

 

  서서히 계약자의 선택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알음은 죄책감과 함께 묘한 희열을 느끼게 되고, 소희는 알음이 율과 가까워 지고 나비와 가깝게 지내는 것을 보면서 점점 알음을 멀리하기 시작한다. 그뿐인가? 엄마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알음은 베프의 남자친구를 빼앗은 아이가 되어버렸다. 이제 알음은 원래 가지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조차도 헷갈리게 되어 버린다. 도대체 알음이 갖고자 했던것이 무엇이었을까?  계약자가 이야기하는 것이 진실인것 처럼 느껴졌지만, 어느 순간 알음은 소원을 들어주는 계약자의 존재에 대해 하나씩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징그러운 거미에서 꽁알을 거쳐 절대 그럴수 없다고 생각했었던 존재까지.  알음은 금기시된 곳에서 주문을 외웠던 것일까?  그 주문이 폐가에서만 가능한 일이었을까? 

 

내 목소리였다. 나는 혼자 계약자가 됐다가 내가 되었다가 했다.  그리고 이제 내 목소리만 남았다.  나는 왜? 의식과 주문은 무엇을 불러낸 거지? 빈집에서 불러낸 게 아니라 내 속에서 불러낸 것일까. (p.216)

 

  『제 2우주』의 선자은 작가의 글이다.  전작을 읽어보지 못해서 그 내용을 알수 없으나, 전작 역시 과감하게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단다.  그리고 이글은 『제 2우주』의 후속편 격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전작을 이어서 속편이라 이야기 하기는 힘든 면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이들에 내면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능력은 분명 타고난 작가임에는 틀림이 없다.  사랑만 받았던 아이가 어느날 자신이 받았던 사랑이 다른 곳으로 넘어가는 것을 느꼈을 때, 겪었을 마음과 베프임에도 질투를 하는 마음은 아이들만 느끼는 감정은 아니니 말이다. 작가는 결국 모든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고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빈집에서 불러낸 것이 아닌 내 속에서 불러낸 '계약자'에 대해서 사랑, 미움. 욕망이라는 내 안의 소용돌이들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넘치려 할 때, 그걸 억제할 수 있는 것 역시 자신이라고 말이다.  그러기에 '계약자'의 마지막 말이 '넌 나다, 나는 너다' 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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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2 - 시오리코 씨와 미스터리한 일상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2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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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 좋다.  이렇게 리뷰를 쓰는 시간보다 책을 읽는 시간이 훨씬 좋다.  누구나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읽을때는 책 첫장에 있는 차례부터 작가후기와 역자후기까지 읽는 편이다. 혹시 읽으면서 내가 놓쳐버린 감성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어느순간부터 그렇게 읽고 있다.  책만 읽는다면야 하루에도 몇권씩 읽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는 이유는 리뷰를 쓰기 때문일 것이다.  읽는것보다 쓰는게 더 어렵다.  그럼에도 쓰는 이유가 있다.  궁금해서 읽으면서 하나에 이야기를 정리해 놓지 않으면 뒤죽박죽이 되어 버리기 일수이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만화방'이라는 곳에 가면 몇시간이고 앉아서 만화를 읽었었다.  다른 친구들보다 1.5배 이상에 속도로 책을 읽어서 같은 돈을 내고 훨씬 많은 책을 읽지만 만화방을 나오는 순간 내 머릿속에선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다.  읽고 하루만 지나도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대략에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주인공과 배경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리기 일수이기에, 리뷰로 정리를 해놓지 않으면 나중에 이 책을 읽었는지 책표지를 어디서 봤는지 구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만 그런지 다른이들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시노카와는 그런면에서 천재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루종일 책을 읽고 책만 생각하는 미모의 아가씨.  이 아가씨가 가지고 있는 책에 대한 지식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뭘 쓰는 것도 아니면서 작가가 나오면 필명과 책에 출판년도, 출판사까지 줄줄이 나오니 말이다.  어떤책은 개정하면서 어떤 이야기가 추가로 실렸다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는걸 보면 시노카와는 보통 사람이 아니다.  게다가 청년들 가슴을 흔들 정도로 왜 이렇게 예쁜지.  책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이 시리즈가 일본 드라마로 나왔었단다.  드라마는 흥행면에선 실패했다고 하는데, 책은 3권까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단다. 3권은 아직 국내엔 출판되지 않았지만, 일본에선 벌써 출판이 되었다고 하니 조만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2권의 마무리가 은근 3권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시리즈로 나오는 책들은 잘 읽지 않으려고 하는데, 또 읽고는 궁금해서 3권만 기다리게 생겼다.

 

  2권은 시오리코 씨와 미스터리한 일상으로 되어있다.  1권을 통해서 시오리코에 박식함과 추리실력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 2권에서는 시오리코와 고우라에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게다가 1.2권이 동시 출간이 아니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2권에서는 계속해서 1권에 나왔던 인물들을 언급해주고 있다.  물론 이야기 등장 인물들이 1권과 연관이 되어있기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을것이다. 내 입장에서는 만족한다.  다시 1권을 펼치지 않아도 아... 그랬었지 하고 기억을 떠올릴 수 있으니 말이다.  '책등빼기'를 하는 시다 아저씨에 책을 훔쳐서 아저씨와 책 친구가 된 고스가가 동생이 쓴 독후감을 가지고 왔다.  앤서니 버지스의 <시계태엽 오렌지>.  동생에 글쓰기 실력을 자랑하고 싶은 고스가와 대비될 정도로 당혹스러워 하는 시오리코.  중학교 1학년 소녀가 읽기엔 폭력적인 글이 아닐까 싶지만, 이글을 시오리코는 초등학교 4학년때 읽었다고 하니 대단하긴 대단하다.   두번째 이야기 <명언수필 샐러리맨>은 고우라와 연인 관계였던 아키호가 아버지의 유품을 감정의뢰하며서 펼쳐진다.

 

  무뚝뚝한 아버지가 유언으로 남긴 책들.  생전에 느낄 수 없었던 아버지에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명언수필 샐러리맨>은 책에 매입가보다 부정이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워낙에 잘사는 집에서 수십만엔하는 책값이 대수였겠는가?  이제 시오리코가 입을 다물고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시오리코와 똑 닮은 여인, 그녀의 어머니.  어머니로부터 재능을 물려받은 시오리코.  어머니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수는 없다.  시오리코가 입을 다물고 있으니까 말이다.  시오리코에 어머니와 관련된 <UTOPIA 최후의 세계대전>.  책에 상태만 보고도 그 책이 어떤곳에 보관되어 있었는지 까지 알아내는 그녀가 만나게 되는 어머니 이야기.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함께하고 있는 고우라.  1권과 2권을 읽으면서 희귀한 고서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책과 출판에 관한 전문적인 정보, 명작의 비하인드 스토리 때문에 열광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일본 책들을 잘 모른다.  흔하게 접하고 있는 책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뿐 더러 요즘은 추리소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시오리코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이야기는 달달하다. 뭔가 있을듯 있을듯 하면서도 그냥 넘어가지만, 1권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의 후일담과 다른 사건들이 연관되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고, 이야기가 깊어진다.  1권에 나온 인물들을 부연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에 사실 1권을 읽지 않고 2권부터 읽어도 별만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1권을 읽던지 2권을 읽던지 책속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2권에서 다루고 있는 세권의 고서외에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서 다루고 있는 시카구치 미치요의 <크라크라 일기>는 아르바이트생인 고우라가 시오리코 못지 않는 추리를 하는 것을 보여준다.  아마도 이젠 넋놓고 시오리코에 추리만 바라볼 필요가 없을 듯 하다.  그래서 3권이 더 기다려지는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었던 독특한 주인공들과 책을 통해서 던져지는 수수께끼.  어느 글에선가 이 책은 책과 사람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힐링 미스터리'라고 본 적이 있다.  힐링.  요즘은 여기저기 '힐링'이 많이 들어가서 별 감흥이 없지만, 이 책엔 정말 붙여주고 싶은 '딱'인 표현이다.  시오리코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 만으로도, 그리고 그 속에 들어있는 사람과 사람사에이에 애정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오래된 책속에 담겨져 있는 이야기.  그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이든 나쁜 이야기이든 마음속에 있는 약하고 악한 부분을 풀어주는 있다. 책과 함께 만날 수 있는 달달한 로맨스와 미스터리가 함께 어우러져서 사랑을 느끼게 하는 책이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다.  그리고 이제 나는 기다린다. 3권은 언제 나올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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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 시오리코 씨와 기묘한 손님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1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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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오래된 책 몇 권에 대한 이야기다.  오래된 책과 그것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오래된 책에는 내용뿐 아니라 책 자체에도 이야기가 존재한다.  나도 어떤 이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  그 '이야기'가 반드시 아름다우리라는 법은 없다. (p.13)

 

  근래에 주변에서 헌책방을 본 기억이 없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청계천 헌책방을 들락거렸었고, 동네에도 헌책방이 한두군데는 있어서 집에있는 책을 가지고 가서 바꾸기도 했었는데, 이젠 헌책방도 인터넷 헌책방외에는 찾기가 쉽지 않다.  가끔 인터넷 헌책방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절판된 책들이 굉장히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어지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도 거래가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은 했었지만 나와는 다른 세상 일이라고 치부해 버린 경우가 훨씬 많았던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여전히 헌책방은 인터넷보다는 어린시절 즐겼찾던 책방들이 먼저 떠오른다.  알싸하게 오래된 종이 냄새가 풍겨오는 책장을 넘기면서 책 앞등에 쓰여있는 글들을 발견할때는 누가 썼을까하는 상상속으로 빠져들곤 했었는데, 이제 그런 일은 없을 듯 하다.  아니 가끔 동네에 기증된 도서를 판매하는 '굿윌스토어'에서 근사한 책들을 발견하고 좋아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책을 읽을 수 없는 이상한 '체질'을 가지고 있는 청년 고우라 다이스케와 조용하고 낯가림이 심하지만 완벽한 '책벌레'인 시노카와 시오리코.  그들이 있는 공간은 가마쿠라의 한 고즈넉한 마을에 있는 고서점 '비블리아 고서당'이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책에 대한 기묘한 사건들을 풀어내는 미스테리한 이야기일것 처럼 보이지만, 표지부터 '로코'에 향기를 여실히 뿜어내고 있다.  처음엔 '로코'에 뜻을 몰랐다.  이말은 로맨스 코메디에 줄임말이란다. 달달한 사랑이야기가 펼쳐지는 이야기.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비블리아 고서당을 지나치던 고우라에 눈에 하얀 민소매 블라우스에 남색 롱스커트의 수수한 차림으로 책을 읽고 있는 여자가 들어왔다.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출 만큼 아름다운 사람이었지만 그것 뿐이었단다.  그곳에 주인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남성임을 알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할머니의 유품으로 남겨진 <소세키 전집>을 정리하기 위해서 고우라가 비블리아 고서당으로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점장은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하고 감정가를 알기위해서는 점장을 만나야만 한단다.  청년 백수인 고우라는 시간이 남아돌았을테고, 점장이 입원한 오후나종합병원은 집에서 몇분거리이니 별 생각 없이 갔을 것이다.  설마 그곳에 학생시절 봤던 아름다운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그곳에 그녀가 있었다. 그저 할머니의 유품의 가치를 감정하기 위해서 찾아갔을 뿐인데, 낯가림이 심해서 말한마디 못하는 여인이 책을 보자마자 확 달라지기 시작했다. 책을 만나는 순간부터 책을 사랑하기 시작하는 여인.  짧은 시간동안 비블리아 고서당의 점장 시오리코는 <소세키 전집>의 가치보다 더욱 중대한것을 추리해 내기 시작하고, 고우라는 고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시작한다.

 

  제1장 나쓰메 소세키 『소세키 전집 신서판』(이와나미쇼텐)  /  제2장 고야마 기요시 『이삭줍기 성 안데르센』(신초문고)  /  제3장 비노그라도프, 쿠즈민 『논리학 입문』(아오키문고)  / 제4장 다자이 오사무 『만년』(마나고야쇼보).  책에 구분이 책명과 출판사로 되어있다.  신기하기도 하지.  이 오래된 책들은 어떤 이야기들를 펼쳐내려고 하고 있을까?  <소세키 전집 신서판>을 통해서 시오리코는 고우라 할머니의 꽁꽁 숨겨둔 아련한 사랑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삭줍기 성 안데르센>은 '책등빼기'를 하는 후지사와시 구게누마 해안 다리밑에서 노숙을 하고 있는 시다씨에 이야기다.  시다씨에게 소중한 책 고야마 기요시의 <이삭줍기.성 안데르센>이 도둑 맞았단다.  해결 할 수 있을까?  <논리학 입문>은 책을 팔겠다는 남편과 팔지않겠다는 아내에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마지막 이야기는 시오리코를 다치게 만든 책, <만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묘한 아가씨 시노카와 시오리코.  고서에 대해서는 어마어마한 지식을 가졌고 뛰어난 통찰력을 발휘하는 사람이지만 무척 내성적인 성격이라 책 이야기를 하지 않을 때는 남들과 눈조차 맞추지 못하는 이 아가씨가 180도 바꾸는 순간은 책 이야기를 할때뿐이다.  어린시절에 트라우마로 책을 좋아하지만 책을 읽지 못하는 고우라에게 책이야기를 하기 좋아하는 시오리코는 딱 맞는 동료일것이다.  책을 읽고싶지만 읽지못하는 청년과 책 이야기를 해야만 살 수 있는 아가씨.  <비블리아 고서단 사건수첩 1>, 시오리코 씨와 기묘한 손님들은 이 시리즈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을 소개해 주고 있다.  '책등빼기'의 달인이라 할 수 있는 시다씨와 첫사랑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고스가, 책 한권으로 믿음과 사랑을 확인하는 사카구치 마사시와 그의 부인 시노부, 그리고 1권에서 가장 스릴넘치는 장면을 펼쳐내는 언컷 <만년>을 둘러싼 오바 요조.  오바 요조에 이야기는 책을 통해서 만나봐야 한다. 남작 가사이 기쿠야와 복각판, 그리고 다나카 도시오까지.  

 

  아르바이트 한달안에 참 별일이 다 벌어지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다.  믿음에 문제로 고우라가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기로 하면서 이 달달한 로맨스가 깨질 위기에 처해져 버렸다. 물론 2권과 3권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어떻게든 다시 이어지겠지만 읽으면서 가장 조마조마했던 부분이 아니었던가 싶다.  이야기는 계속 된다.  고서.  이 오래된 책들은 사람들에 마음을 담고 있고. 고우라는 그 마음을 읽어내는 시오리코에게서 마음을 듣고 싶어 하니까 말이다.  소중한 책에 마음을 담고 마음이 담긴 책은 사람들의 인연을 이어준다.  그리고 그곳에 '비블리아 고서당'이 있다.  비밀과 함께 찾아오는 기묘한 손님들.  해결의 열쇠는 오래된 책속에 들어있고, '책'을 통해 '인연'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가슴 따스한 미스터리 <비블리아 고서단 사건수첩>은 책속에서 사람을 찾아내고 있는 시노카와 시오리코 만큼 묘한매력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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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별 - 가장 낮은 곳에서 별이 된 사람, 권정생 이야기
김택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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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어김없이 <강아지똥>이 한권씩은 있다.  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만나기 시작하는 이 책을 아이들은 어찌나 좋아하는지 '똥'만 들어가면 강아지똥을 이야기한다.  개똥이 아닌 강아지똥이니 어감도 사랑스럽기 그지 없지만 이 책은 참 곱다.  쓸모라고는 눈꼽의 반쪽 만큼도 없을 것 같은 강아지 똥이 예쁜 민들레 꽃을 피어나게 만드니 묘한 이야기이지만 고와도 너무 곱다.  이 책뿐이 아니다. <훨훨 간다>, <황소 아저씨>, <아기 너구리네 봄맞이>, <오소리네 집 꽃밭>, <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와 같은 책들은 유년기를 거치면서 아이들과 함께 했고 학교에 들어가면 필독서로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 책들에 저자는 권정생 선생님이다.

 

 

  2007년에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벌써 그렇게 되었다.  뵌적도 없으면서 어찌나 가슴이 아팠는지 몇일을 아렸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그리 아파하니 아이들에게도 권정생 선생님은 특별한 분으로 남았고, 그분에 책들은 더욱 소중한 책이 되었다.  유작으로 남겨진 <랑랑별 때때롱>까지 읽고 읽고 또 읽었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권정생 선생님에 생을 만났다.  이럴 수도 있구나.  사람이 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 아니 이분이 사람이었을까?  글을 쓴 김택근 작가가 이야기를 한다.  20여년전에 권정생 선생님에 인터뷰를 마치고 오는데 함께 한 노재덕 사진기자가 "꼭 성자를 만나고 온 느낌이네요. 기분이 그냥 좋아요."라고 했다고 말이다.  눈물로 헹군 동화들을 만들어 낸 우리 시대 어린이 권정생.  평생 어린이로 살다가 우리시대의 성자. 

 

  익숙하게 알고 있는 이야기 외엔 선생님을 알지 못했다.  피상적으로 책으로 만나는 몽실언니를, 강아지똥을, 다리없는 강아지 달이를, 난쟁이 할머니 똬리골댁을 통해서 만났던 선생님이 전부였다.  그러면서도 선생님을 잘 알고 있다고 여겼었다.  잘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생각했던 선생님을 이제 만나보려고 한다.  그립고 그리운 선생님을 말이다.  1937년에 태어난 선생님은 어린 시절 두 번의 전쟁을 겪고 열아홉 살부터 폐결핵, 늑막염 등을 앓기 시작해 죽기 전까지 병의 고통을 짊어지고 살으셨단다.  40킬로그램도 되지 않는 몸으로 힘겹게 써 낸 동화들은 슬프지만 결코 절망적이지는 않았고, 작가로서 많은 수입이 생긴 뒤에도 자신을 위해서는 거의 쓰지 않고 어려운 이웃들을 도왔으며, 10억 원이 넘는 재산과 인세를 어린이들을 위해 써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2007년 세상을 떠나셨다.

 

  선생님의 생애가 이렇게 가벼우면서도 묵직한 책으로 바뀌어 나왔다.  동화형식으로 쓰여있어서 두어시간이면 다 읽을 정도로 가볍게 넘어가는데, 읽는내내 목구멍에서 울컥울컥 뭔가가 넘어오려고 한다.  어젯밤엔 아이들에게 선생님 이야기를 했다.  국민학교때 1등으로 졸업한 이야기, 염소를 살만큼 돈을 모아 중학교를 가려하니 전쟁이 나고, 병아리를 키워 중학교를 가려하니 닭들이 다 죽어서 결국 못간 이야기. 평생 교회학교 선생님을 하시고 종지기를 하셨던 이야기. 인세를 불쌍한 아이들을 위해서 써달라고 남기신 유언이야기.  엄마가 그리워하고 사모하는 마음은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느껴지는지 아이들도 듣는다.  평생 교회학교 선생님이셨던 분.  그렇게 많은 인세를 받으셨음에도 책속에서 보여지고 있는 선생님에 유품들은 고개를 들수 없게 만든다.  비료푸대로 만든 부채, 테이프로 대충 붙여놓은 책상, 끝이 뭉뚱해져 버린 싸리비, 이젠 찾기도 힘든 털들어있는 고무신과 세로로 쓰여진 성경책.

 

  출판사에서 말한것처럼 <강아지똥별>은 선생님의 일생을 동화형식으로 재구성했는데, 어린이용 위인전 형식의 책과 연구서를 제외하면 성인을 대상으로 선생님의 '삶'을 조명한 첫 번째 책이란다.  선생님의 유품을 그린 세밀화와 마음을 울리는 경구들을 엮은 어록 페이지가 있어서, 선생님의 삶과 생각이 바로 앞에서 듣는것처럼 느껴진다.  한평생 슬프고 아프고 외롭게 살았던 선생님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몇 번이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사람이 이렇게도 살 수 있구나 하고 말이다.  그럼에도 선생님은 강한 분이셨다.  아프다 말을 하시지만 그 아픔을 서로운 사람들에 서러운 이야기로 풀어내주고 계신다.  새날을 불러오고 사람들을 깨우는 새벽종을 치는 예배당 종지기의 모습으로 철없이 허허실실 웃기만 하는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선생님은 그렇게 사람들 옆에 계시다가 하나님 곁으로 가신 진정한 성자가 아니셨을까?   시대의 성자, 그 분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서러운 사람에게 서러운 이야기는 위안이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서러운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그들에게 가슴에 맺힌 것들을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정생은 슬픈 이야기를 썼습니다.  그러나 절대 절망적이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정생이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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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들의 전쟁 2 - 얼음과 불의 노래 2부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바쁘다.  눈코뜰 사이도 없이 바쁜데, 책장을 넘기는 순간 모든게 올스톱이 되어버렸다.  뻔히 그러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는 <왕들의 전쟁>2권을 읽어버렸다.  몇일까지라고 기한이 정해져있는 책들이 책상위에 쌓여있는데도 얼토당토하게 도서관까지 가서 빌려왔으니 뭔짓을 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을 하지만, 읽는 일주일은 어쩜 이렇게 달콤하고 짜릿한지 다른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책속으로 빠져들었다.  책을 읽지 못한 동안엔 즐겨보지도 않는 미드까지 찾아서 봤다. 궁금해서 도통 있을수가 없었으니 말이다. 대너리스가 어떻게 되었는지, 브랜은 새로운 눈을 찾았는지, 아리아는 롭에게 갔는지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었다.  판타지 소설의 거장이라 불리는 조지 R.R. 마틴의 연작 소설을 원작으로 한 <왕좌의 게임>시리즈를 말이다.   책을 읽다보니 이시리즈가 4부로 되어있긴 하지만, <왕좌의 게임>과 <왕들의 전쟁>은 <얼음과 불의 노래>에 속해져 있는 이야기였다.  4권을 읽고 나서야 왜 책에 '얼음과 불의 노래'라고 되어있을까 하고 있었으니 참 둔하기도 둔하다.

 

 

 

  <얼음과 불의 노래>의 배경은 세븐킹덤이다. 어느날 갑자기 알 수 없는 기상이변이 일어나 세븐킹덤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나긴 겨울의 세계로 접어든다. 계속해서 여름만 왔던 이 가상에 나라에 다가오는 겨울은 그 끝을 알수 없을 정도로 길고 두렵기까지 하다. 그와 함께 로버트왕의 죽음으로 왕의 세력은 약해지기 시작하고, 수많은 왕자, 제후, 기사, 마법사, 여걸들이 저마다의 야심을 펼쳐나간다. 배신, 살인, 음모가 어둠이 무성한 세븐킹덤에서 씨실과 날실같은 갖가지 사건들이 펼쳐지기 시작된다.  에다드의 아이들이 큰 줄기를 이루면서 그들에 다이어울프도 함께 보여지기 시작한다. 롭-그레이윈드, 산사-레이디, 아리아-니메리아, 브랜-서머, 릭콘-섀기독과 존의 백색 다이어울프, 고스트.  조프리에 의해서 산사의 레이디는 죽음을 당하고 아리아의 니메리아는 행방이 묘현한 상태이긴 하지만 다른 다이어울프들은 주인의 곁을 충실하게 따르면서 주인을 지키고 있다.   

 

  세븐킹덤에 북부의 왕이 된 롭과 그에 형제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바다건너에서 드레곤을 가지고 세븐킹덤으로 향하고 있는 대너리스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다른 세상을 꿈꾸는 이들에 이야기도 들어줘야한다.  빛의 신을 잉태하고 그림자로 죽음을 불러오는 묘령의 사제와 함꼐하는 스타니스 바라테온과 바다만이 살길이라고 외치고 있는 그레이조이 가문의 인물들.  다가오는 겨울은 두려워 하면서도 이들은 서로가 가지고 있는 불가사의한 힘들을 믿지를 않는다.  그림자에 의해 렌리 1세가 죽었음을 알면서도 풍문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로 치부해버리기도 일수다.  예전에 사라져 버린 드레곤이 다시 살아난다니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드레곤이 오래된 알에서 부화하고 불속에서 죽지않고 살아서 나오는 칼리시가 있고, 죽은이가 다시 살아나서 움직이는 곳이 세븐킹덤이다.  하지만 자신의 눈으로 보지 않은 것은 믿지 않는 사람들 역시 세븐킹덤의 사람들이다.  무지하고 모르기에 이들에 마법은 연기처럼 펼쳐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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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찾을 일이 있으면 브라보스에서 온 아무에게나 이 동전을 주면서 발라 모르굴리스라고 말해."  아리아의 속삭임에 차례로 사람들을 죽여주던 자켄이 자켄을 죽여달라는 말엔 선뜻 나서질 못했다.  아리아를 돕고 사라져 버리면서 알수없는 모습으로 변해서 이야기를 하는 자켄. '발라 모르굴리스'.  이게 어떤의미로 다가올지는 아직은 알수가 없다.  <성검의 폭풍>과 <까마귀의 향연>을 만나야 알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라져 버린 자켄이 어떻게 나타날지는 모르겠다.  아니, 지금은 아리아가 롭을 만날 수 있을지 조차 의문이다.  아리아 뿐일까?  조프리의 약혼자로 있다 파혼을 당한 산사가 캐틀린을 만날 수는 있는걸가?  그녀뿐 아니라 존은 어떻게 되고 있는 걸까?  자신들의 늑대와 한몸처럼 움직이고 있는 존과 브랜은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되지만, 그들 역시도 꿈인지 현실인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배신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보여진다.  브랜과 릭콘을 죽인것처럼 장대에 메달아 놓은 테온이나 테온을 피해 납골당에 숨어있던 아이들.  이제 이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할까?  

 

  미드로 <왕좌의 게임> 시즌 2를 먼저 봐서 대너리스에 용들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했는데, 그 부분은 나오지 않은걸 보면 <성검의 폭풍>에서 나오는 것 같다.  <성검의 폭풍>은 다시 세븐킹덤을 찾고자 하는 대너리스와 그녀의 용들에 이야기일것이다.  거세병사의 이야기도 나올것이고 더욱 커진 용들이 갖는 힘도 보여질 것이다.  그리고 와이즐링들과 함께하는 존에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와이즐링을 속속들이 알기위해서 와이즐링 무리에 들어간 존.  에다드를 가장 많이 닮았다고 이야기함에도 서자이기에 스타크트의 성조차 쓸 수 없는 존 스노우.  워낙에 많은 인물들이 나와서 처음엔 와이즐링을 데드맨으로 알고있었던것 같다. 서로 다른 신을 믿고 있기에 같은 사물을 보고 다른 이야기를 펼치는 이들을 보면서 지금 우리가 그렇게 싸우고 있는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와이즐링과 존.  어느 인물도 그저 그런 인물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그려지면서 그들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왕좌의 게임>시리즈는 그 끝이 어떻게 끝날지 상상조차 불허하게 만들고 있다.  난 도대체 누가 승리를 하길 원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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