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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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어딘가에 잘 감추었다 해도, 깊은 곳에 잘 가라 앉혔다 해도, 거기서 비롯한 역사를 지울 수는 없어" (p.51)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진짜 세상인가를 고민하게 만들던 무라카미 하루키가 3년만에 장편소설을 가지고 나타났다.  일본에서 50만 부라는 파격적인 초판 부수로 화재를 일으키더니, 출간 이후 7일 만에 100만 부를 돌파하는 등 서점가에 난리가 났다. 역시 무라카미 하루키를 외치게 만들면서 베스트셀러의 역사를 다시쓰고 있는 그의 새로운 작품은 제목이 어찌나 긴지 읽기 조차 힘든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이다.  역시나 그의 전작들 처럼 주요 테마 음악이 잔잔하게 흘러나온다.  제목의 반을 차지하는 '순례를 떠난 해'는 프란츠 리스트의 작품 '순례의 해'를 떠올리게 하니 말이다.  물론, 책을 통해서 프란츠 리스트의 작품인지 알았고, 작품 속 쓰쿠루가 즐겨듣는 음악은 라자르 베르만 버젼이라는 것도 알았다.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순례의 해'를 '첫 번째 해-스위스'편부터 듣기 시작해서 '세 번째 해'까지 넘어가면 책과 함께 만나는 느낌들이 다르게 다가온다.

 

 

 

  프란츠 리스트의 '순례의 해'를 배경으로 인파가 밀려드는 도쿄의 역에서 과거가 살아 숨 쉬는 나고야, 핀란드의 호반 도시 헤멘린나를 거쳐 다시 도쿄에 이르기까지, 망각된 시간과 장소를 찾아 다자키 쓰쿠루는 운명적인 여행을 떠난다. 다자키 쓰쿠루는 한때 흐트러짐 없이 친밀하고 완벽한 공동체에 속해 있었다.  '다섯 명은 나고야 시 교외에 있는 공립 고등학교에서 같은 반이었다. 남자가 셋, 여자가 둘. 1학년 여름에 자원봉사 활동을 하다가 친해져서 학년이 바뀌고 반이 바뀐 후에도 변함없이 한 그룹으로 뭉쳤다.'  (p.11) 아카(赤), 아오(靑), 시로(白), 구로(黑). 색채 풍성한 네 명의 친구들 곁은 다자키 쓰쿠루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곳이었다. 대학에 들어가가면서 나고야를 떠나 도쿄로 올라온 쓰쿠루는 대학교 2학년 여름 방학, 친구들로부터 제대로 된 이유조차 듣지 못하고 갑작스러운 절교를 당한다. 그 다음 반년 가까운 시간 동안 다자키 쓰쿠루는 죽음만을 생각하며 시간을 보낸다.

 

  친구 하나 없는 도쿄에서 혼자서 죽음에 가까운 절망을 느끼고, ‘돌아갈 장소’가 없는 절대적인 고독을 겪고 그 고통을 견뎌 낸 후 쓰쿠루는 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친구들에게 입은 단절의 상처로 남에게 마음을 순수하게 터놓지 않는, 어른이 되어 버린 것이다.  서른여섯 살이 된 쓰쿠루는 도쿄의 철도 회사에서 일을 하고 겉으로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는 삶을 영위하고 있지만 그런 그에게 16년 전 입은 상처는 여전히 속으로 피를 흘리며 그를 괴롭혔다. 쓰쿠루는 여자 친구 기모토 사라에게 ‘네 명의 완벽한 공동체’와 그곳에서 소외당한 경험을 이야기했다가 마음에 걸려 소화되지 않은 무엇인가를 풀기 위해서라도 다시 그 친구들을 찾아보라는 권유를 받는다. '아직도 잘 모르겠어. 당신 머리에 또는 가슴에, 아니면 그 양쪽 모두에 아직도 그때 상처가 남아 있어. 아마도 꽤 선명하게. 그런데도 자기가 왜 그런 일을 당해야 했는지 15년, 16년이 지나도록 그 이유를 밝히려 하지 않았어.' (p.51) 사라의 말대로 그간 잊고 지내 온 것들을 되찾기 위하여 인파가 붐비는 도쿄 역에서 쓰쿠루는 순례의 여정을 시작한다. 

 

  프란츠 리스트가 평생에 걸쳐 작곡한 거대한 작품 '순례의 해'는 크게 세 개의 권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권에는 '첫 번째 해-스위스', '두번째 해 - 이탈리아', '세 번째 해'와 같은 부제가 붙어있고, 각각의 여행지에서 느꼈던 감상과 풍경, 해당 지역의 특정 장소들에서 얻은 예술적 감흥이 음악으로 표현되어있단다.  1권이 리스트의 나이 44세이던 1855년에 나왔고 마지막 3권이 그가 사망하기 전인 1883년에 나왔으니 이 작품이 그의 인생의 궤적과 함께 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설의 제목과는 정반대로, 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는 큰 규모의 작품답게 다양하고 풍성한 색채를 자랑하고 있으며 리스트 피아노 음악의 정수가 고스란히 담겨있단다.  음악의 문외한이니 색채는 잘 모르겠다. 단지 그리 기복이 없는 잔잔한 음악이 쓰쿠루에겐 그리도 다이나믹하게 들렸다니, 듣는 이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일것이다. '프란츠 리스트의 「르 말 뒤 페이」예요. 「순례의 해」라는 소곡집의 제 1년,스위스에 들어 있죠. Le Mal du Pays. 프랑스어예요.'전원 풍경이 사람의 마음에 불러일으키는 영문 모를 슬픔' 정확히 번역하기가 어려운 말이예요'(p.78)  하이다를 통해서 다시 만난 '순례의 해'는 쓰쿠루 인생에 배경음악이 되어버린다.  

 

  정각형을 이루고 있던 모임에서 자신만 색채가 없다고 생각했던 스쿠루는 잃어버린 과거를 찾기 위해 친구들을 만나면서 도쿄에서 만난 하이다가 들려준 이야기 '인간에게는 제각기 자신의 색깔이 있어서 그게 몸의 윤곽을 따라 희미하게 빛나면서 떠올라. 후광처럼. 아니면 백라이트처럼. 내 눈에는 그 색깔이 뚜렷이보여.'(p.108)를 떠올리게 된다.  미스터 레드, 미스터 블루, 미스 화이트, 미스 블랙으로 대변되었던 친구들과 달리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쓰쿠루에게 친구들은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고, 이해의 폭을 넓혀가기 시작한다. '그룹 안에서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에 대해. 난 천하태평 스포츠맨이고 아카는 두뇌 명석한 인텔리, 시로는 가련한 처녀, 구로는 기지 넘치는 코미디언, 그리고 넌 집안 좋은 도련님.' (p.202)

 

  잃어버린 과거를 찾기 위해 떠나는 순례의 여정을 통해 쓰쿠루는 개인 간의 거리, 과거와 현재의 관계, 상실과 회복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16년의 시간은 '시루가 왜 그랬을까? 왜 나에게 그래야만 했을까?'하는 분노보다는 이해의 마음으로 보듬어 줄 수 있을 만큼 흐른 시간이었다.  자신의 내면의 피 흘리는 상처의 아픔을 보듬어주고 안아주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상처난 곳에 새살이 돋아나고 새로운 것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아니 그 16년이 아닌, 순례를 마친 지금부터 쓰쿠루에게는 새로운 시작이었다.  '비통한 절규를 내포하지 않은 고요는 없으며 땅 위에 피 흘리지 않는 용서는 없고 가슴 아픈 상실을 통과하지 않는 수용은 없다. 그것이 진정한 조화의 근저에 있는 것이다.'(p.364). 알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것이지만 그것을 들춰 내는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모른다.  하지만 은폐하고 무시하려 해도 무시할 수 없는 것들은 돌아봐야한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도 말이다. 순례를 마친 색채있는 다자키 쓰쿠루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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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호텔리어입니다
제이콥 톰스키 지음, 이현주 옮김 / 중앙M&B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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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속해있지 않은 사회는 항상 궁금하다.  얼마전까지 보험회사에서 비서일을 했었다. 그곳은 그곳만의 룰이 있기때문에 밖에서 바라보는 풍경과는 분명 다르지만, 안에 있지 않는 사람은 안을 스치듯 들여다 볼 뿐 속해 있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알 수가 없다.  호텔은 어떨까? 스무살 무렵에 다녔던 직장은 외국인들과의 만남이 많아서 호텔 커피숍에서 미팅이 많이 잡혔었다.  그 당시엔 지금처럼 카페가 많지 않아서 호텔 커피숍이 당연했었지만, 사대문안에 들어있는 호텔은 들어갈때마다 왠지 그곳은 나와는 다른 세상 사람들이 사는 곳 처럼 느껴졌었다.  도어맨이 문을 열어주고, 호텔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90도로 인사를 하는 곳이었으니까 말이다. 몇해전에 <호텔리어>라는 드라마가 꽤 인기를 얻었었는데, 내가 알고 있는 호텔리어들의 이미지는 드라마와 밖에서 슬쩍 본 것이 전부였다. 

 

 

 

  다른 사회가 궁금한것은 나만 그런 건 아닐것이다. 여기 그 궁금증을 해결해 주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다. '10년차 돌직구 호텔맨의 위트작력 내부고발담' 이라는 발찍한 호텔리어의 이야기가 전미 호텔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단다.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위치한 호텔의 10년 차 베테랑 호텔리어, 제이콥 톰스키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의 군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번듯하게 철학을 전공했으나 어디서도 뽑아주지 않아 방황하던 중, 우연한 계기로 대리주차 요원이 되어 이 애증의 서비스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뉴올리언스의 작은 호텔 주차 요원에서 시작해 놀라운 속도로 '호텔의 심장부'로 불리는 프런트 데스크에 진출했고, 객실관리 지배인으로까지 승진, 마침내 뉴욕 맨해튼의 특급 호텔에 입성했다.


  톰스키는 세련된 말솜씨, 무시무시할 정도로 재빠르고 필요 이상으로 정직한 업무 능력, 고객의 심금을 꿰뚫어보는 서비스 정신으로 승승장구하지만, 호텔업계의 추접한 사기 행각과 낯 뜨거운 고객의 횡포, 술과 환락에 취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지치고 만다.  일련의 해고 사태를 겪으며 쓰기로 결심했다는 제이콥 톰스키의 이 발칙한 고발서는 호텔의 추잡한 상술과 거짓말을 적나라하게 보여줌과 동시에, 호텔업계에 몸담고 있는 수많은 동료들의 애환을 담았고, 손님들이 호텔에 가서 써먹으면 좋을 다양한 팁(룸 업그레이드를 받는 방법, 미니 냉장고의 음료를 무료로 마시는 방법 등)을 시종일관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소개한다.


  작가 소개글을 읽어보니『저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호텔리어입니다(Heads in Beds)』는 출간 즉시 미국 전 언론이 주목한 화제의 책으로 주목 받았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아마존이 선정한 ‘이 달의 논픽션’(2012년 11월)에 뽑혔단다.  현재 저자 제이콥 톰스키는 ‘가장 만나고 싶은 호텔리어’로 꼽히며 미 ABC <굿모닝 아메리카>, <케이티 쿠릭 쇼>, CNN <앤더슨 라이브> 등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되어있는데, 지금은 호텔리오로 일을 하고 있지는 않는것 같다.  이렇게 치부를 다 드러내놓고 일하기에는 너무 얄밉지 않는가?

 

  벨맨과 도어맨, 룸메이드 등 그의 동료들에 관한 이야기가 꽤나 재미있게 펼쳐진다.  내가 모르는 세계의 이야기니 더욱 그랬을 것이다.  팁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분명 흥미롭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궁금한 내용은 부록으로 되어있는 '호텔 손님에게 알려주면 안 되지만 알려주기로 결심한 몇 가지 팁'이 아니었나 싶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실려 있는 글이긴 해도 이렇게 간단하게 알려주니 말이다.  물론, 이 팁이라는 것이 손님만을 위한 용은 아니다.  자신들의 입장을 고려해 달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 어차피 사용할 팁이라면 후보다는 전에 사용하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거기에 약간의 불법까지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데, 이게 가능한일인지 모르겠다. 아니, 불법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들에겐 불법이 아닌것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미니바를 사용하고 사용하지 않았다고 우기거나, 영화를 보고는 잘못 봤다고 한다거나, 심한경우 객실에서 담배를 피고 미니바를 턴 다음 담배 냄새가 난다면서 업그레이드를 요구하는 경우를 저자는 당연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이건 양심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미국이라는 나라는 이래도 되는것인지 모든 사람이 이렇다는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비치되어 있는 휴대용 욕실용품 몇가지가 아니라 약간의 팁으로 질좋은 슬리퍼를 얻고, 룸 업그레이를 하고, 조식권을 받는것과는 다른 문제가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  어느 사회, 특히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분노조절'이 안되는 경우가 상당하다. 항상 미소를 지어야하고 고객만족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이 '분노조절'의 문제로 치료를 받는다면 서비스업의 일을 하면 안된다.

 

  분명 저자는 자신이 성실했고 책임감 강한 모습으로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아 감사의 편지를 받았던 적을 이야기 하지만, 어제의 친절이 오늘까지 계속된다는 법은 없다. 고객의 객실료를 깎아주면서 잘한일이라고 하지만, 그 이면엔 자신의 팁이 높아진다는 것이 깔려 있었던것 같다.  도어맨과 벨맨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이유 역시 저자가 고객에게서 더 많은 팁을 얻어 낼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기 때문이 아닐까?  호텔에서 이런 일도 일어나구나 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읽기는 했지만, 그리 개운하지는 않다.  이 10년차 베테랑이라는 호텔리어의 말만 믿고 일을 저지르기에는 양심이 많이 찔릴듯 하니 말이다.  사람마다 다르고 나라마다 다르겠지만 세상엔 이런 사람, 이런 곳도 있구나 하고 읽기엔 무난한 책이『저는 분노조절이 안되는 호텔리어입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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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샌드위치 홈베이킹 - 누구나 쉽게 만드는
이상정 외 지음 / 광문각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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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샐러드를 자주 해먹는다.  몸이 무겁고 기분이 우울할 때 산뜻한 샐러드는 기분을 좋게만드는 마법같은 음식이다.  양상추를 씻어 얼음물에 담가놓고, 살짝 얼린 훈제연어를 썰은 다음 양상추에 토마토와 훈제연어를 올려놓고 올리브오일과 발사믹식초를 살살뿌린 후 바질가루를 홀홀 뿌려서 커다란 포크로 찍어 한입먹으면 그 맛이 환상이다. 기운도 나게 할 뿐 아니라 산뜻한 양상추가 나른함도 없애준다.  이렇게 적어놓으면 굉장히 잘 해먹는 같지만, 내가 할 줄 아는 샐러드는 온갖 과일에 마요네즈 듬뿍 넣어 뒤섞어 먹는것과 이 훈제연어 샐러드가 전부다.  다른 요리는 어렵다고 만들지도 않고 해 먹지도 않는다. 좀더 근사한 샐러드가 먹고 싶을땐 세븐 스프링스같은 채소가 많은 샐러드바를 찾는게 고작이다.

 

  홈베이킹은 어떨까? 오븐을 처음 장만했을때는 신세계가 열리는지 알았었다.  닭도 통으로 구워먹고, 여러가지 쿠키도 해먹고, 스콘도 만들면서 진짜 요리사가 된 기분이랄까?  하지만 나의 요리는 발효가 없다. 발효없이 그냥 할 수 있는 쉽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요리만 한다.  이러니 베이킹의 세계로 빠져들려고 발을 들여놓았다가도 1, 2차 발효, 발효 몇시간 하면 그냥 뒤로 쌩하니 돌기 바빴다. 그런데 이상도 하다.  이러면서도 누군가 샐러드를 이야기하고 홈베이킹을 이야기하면 눈이 가고 귀가 열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왠지 듣기만 해도 조금은 주부처럼 느껴져서 일수도 있겠지만, 자기 만족처럼 난 하진 않지만 어떻게 하는지는 알아하고 으쓱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쉽게 만드는 샐러드, 샌드위치, 홈베이킹』는 요리 초보들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샐러드& 샌드위치 기본 이론을 시작으로 샐러드, 샌드위치종류와 만드는 법이 나오고 베이킹 기본 이론과 함께 파운드, 타르트, 치즈 & 초콜릿, 구움과자, 머핀, 롤케이크, 무스, 찜 케이크 & 영양 떡빵 과 기능성 건강빵까지 어마어마한 양의 샐러드와, 샌드위치, 베이커리가 나와있다. 이러니 책 두께도 꽤나 된다. 거의 300페이지에 달하는 『누구나 쉽게 만드는 샐러드, 샌드위치, 홈베이킹』은 홈메이드 샐러드, 샌드위치, 홈베이킹을 전문가 못지않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샐러드와 샌드위치의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샐러드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한 샐러드 드레싱에 대한 이야기들도 있는데, 드레싱에 소금도 들어있다는 걸 책을 통해 알았다. 거기에 드레싱은 유화형 드레싱, 분리 액상 드레싱, 마요네스, 샐러드 드레싱, 프렌츠 드레싱까지 있는데, 마요네즈도 드레싱으로 분류하는데, 난황 또는 전란, 식초, 식염, 당류, 향신료, 조미료, 산미료 및 산화방지제 등에 식용유를 혼합하여 난황에 함유되어 있는 레시틴의 유화작용을 이용하여 생산하는 전형적인 유화식품이라고 설명을 해주고 있다.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다.  드레싱의 종류도 A La Cream, A L'huile, Mayonnaise로 되어있고, 오일 종류만 봐도 땅콩오일, 잇꽃오일, 참깨오일, 호두오일을 비롯해 굉장히 많은 오일들이 있다.

 

 

  가끔씩은 이런 요리들이 땡길때가 있다. 아니 땡기지 않아도 생일상 차릴 때 이런 요리들을 한번 한다면 얼마나 근사할까?  내가 할줄 아는 요리에 조금은 더 멋과 맛을 가미시켜서 한상 멋지게 차려보는 것도 행복할 것 같다.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이렇게 근사한 요리가 완성되어 지는데, 너무 게을렀던 것 같다.  이번 주말엔 이 멋진 요리책을 통해 알게 된 샐러드 한접시와 아이들을 위한 사랑스럽게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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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장미 자수 디자인
아오키 카즈코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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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느질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바느질도 뜨개질도 자수도 못하는게 없는 이 친구는 조곤히 앉아서 뭔가를 뚝딱뚝딱 잘도 만들어 낸다.  10년전에 처음 만났던 날도 옆에 앉아 뭔가를 하더니 아크릴 수세미라면서 내게 건넸었다.  나랑은 맞는게 하나도 없는것 같은 이 친구가 사회에 나와서 만난 가장 친한 친구다. 그리고 이 친구가 생각이 나서 『행복한 장미 자수 디자인』을 읽기 시작했다.  바느질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내가 이런 책을 읽고 있으니 '푸하핫~'하면서 시원하게 웃고 있지만, 내가 읽는 이유는 친구가 왜 이런 책을 좋아하는지 알고 싶어서 였다. 그리고 선물 하면 되니 일석이조 아닌가?  그리고 지금 이 오밀조밀한 책을 펼쳐서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든다. 요거 요거 은근 재미나다.

 

 

  자수책을 재미있게 읽는 이유를 친구는 알고 있다. 나는 이 예쁜 자수보다 아오키 카즈코가 자수에 얽힌 이야기를 써놓은 곳을 보고 있으니 말이다. 장미를 6년째 키운 아오키 카즈코가 작은 장미가 성숙해져 탐스럽게 피어나고 꿀벌 날갯짓 소리를 들으며 우두커니 정원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장미 자수 디자인을 하고, 그 과정에서 그냥 바라보기만 할때는 알아채지 못한 미묘한 색 차이나 다채로운 꽃술 등 세세한 점에도 눈길이 가고, 장미의 디테일을 재확일할 수 있어서 수확이 크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장미를 기르고, 수놓고,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는 저자의 글들은 참 사랑스럽다.

 

 

 

 '장미 중독'이라고 저자는 이야기를 한다. 처음 장미를 열그루 심다가, 오십 그루 넘게 심었을 즈음부터는 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가, 백 그루에 가까워지고 나서도 더 심을 데는 찾고 있다고 하니 분명 그녀는 장미 중독인 것 같다. 하지만, 그녀의 장미 중독은 사랑스럽다.  장미를 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손꽃으로 또 다른 장미를 탄생해내고 있으니 말이다. 장미 중독자 답게 이 책에는 29종의 장미가 수놓아져 있는데, 작가는 자수로 '장미도감'을 꾸미기도 한다.  장미를 수놓고 장미를 심은 날짜를 함께 수놓거나, 피어 있는 꽃을 보며 자수를 놓으면서 사랑스러운 장미 중독자들은 틀림없이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작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수를 놓지 않으면서도 책만으로도 나는 작가가 말하는 이야기에 끌려 그녀가 놓는 자수를 행복하게 바라보고 있다. 어쩜 이렇게 장미를 놓는 방법들이 많은지 대단하다는 생각만 든다.  그뿐인가? 장미에 대한 상식들도 자수와 함께 곳곳에 뿌려주고 있다. 장미와 허브를 섞어 심으면 병충해를 입지 않는다거나, 장미 양옆에 마늘을 심으면 좋다는 이야기. 미스터 블루버드라는 파란색 장미는 꿈의 대명사이지만, 파란색과는 거리가 먼 보랏빛을 띤 분홍색이라는 이야기.  들러리가 있어야 주인공이 더 빛나는 것처럼 장미를 둘러싼 나무와 화초가 있기 때문에 장미가 더 아름답게 보이고, 제철에 피는 비색이 훌륭한 꽃과 해충 기피 식물도 자수의 소재로 완벽하다는 이야기까지 이 얇은 책속에 장미와 관련된 에피소들이 오밀조밀 사랑스럽게 펼쳐진다.

 

 

  자수책이다. 나처럼 읽는 것을 더 좋아하는 이들이 아니라면, 이 책은 다른면으로도 훌륭하다.  장미를 수놓는 여러가지 자수 기법이 자수를 놓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 확실하고 가장 근사한것은 실물도안이 실려있다는 것이다. 언젠가 친구가 옷을 만들기 위해 도안을 구하는 과정을 본적이 있는데, 이 도안을 만드는 과정이 굉장히 어려웠었다. 돈으로 살수는 있지만, 옷만드는 옷 본 한장이 그렇게 비싼지 몰랐었다. 그런데 『행복한 장미 자수 디자인』속에는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모든 종류의 장미가 실물크기로 실려있다. 도안뿐만 아니라 어떻게 만드는지까지 알려주고 있다. 자수실을 3가닥을 사용하고, 카우칭은 같은 색 25번 자수실 1가닥으로 고정하고, 아플리케 천은 시접없이 재단하라는 등 자수에 빠져있는 이들에게는 굉장한 책이다. 

 

  저자는 장미자수는 정말 어려운 자수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예전부터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이다.  그렇지만 자연스럽고 소박한 일상을 키워드로 자신만의 장미를 찾아 수놓는 것은 행복하다고 이야기를 한다. 평소 사용하는 유리컵에 조그만 장미 한송이. 그런 생활이 자신과 어울린다는 아오키 카즈코는 그래서 쉽게 자수를 놓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서 이 책을 만들었다고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어려운 장미 자수를 쉽게 따라할 수 있게 해주는 『행복한 장미 자수 디자인』는 장미 자수를 놓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것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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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스타일 손뜨개 소품 2 - 북유럽 스타일에 로맨틱을 더한 두 번째 손뜨개 레슨 북유럽 스타일 시리즈
주부와생활사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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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초등학교 시절에 엄마는 항상 뜨개질을 하셨다. 내 기억으로는 뜨개질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세월이 흘러 엄마한테 여쭈어보니 소일거리고 옷의 보풀을 제거하는 일을 하셨다고 하신다.  그 모습이 왜 내겐 엄마가 항상 뜨개질을 하셨다고 생각을 했을까 생각해보니 어린시절 내가 입었던 옷들이 거의 엄마가 만들어 주신 옷들이라 그랬던것 같다.  아빠가 입으셨던 조끼도, 내가 입었던 털 스웨터와 겨울내내 나와 함께 했던 모자와 폭신한 장갑도 모두 엄마 솜씨셨다.  인형을 갖고 싶어 하던 내게 엄마가 만들어 준 인형은 빈 콜라병에 옷을 입히고 얼굴과 머리카락을 만들어 주셨던 인형이었는데, 그 인형이 어찌나 예뻤는지 겨울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가지고 가니 선생님이 감탄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   엄마의 자리는 언제나 제봉틀 옆이나 앉은뱅이 책상 앞이셨고. 그곳에서 뜨개질을 하시고, 재봉질을 하시고, 앉아서 책을 읽으시던 모습이 엄마의 모습이었다.  이제는 눈도 나빠지시고, 기력도 예전같지 않으시지만, 여전히 내 머릿속 엄마는 그런 모습으로 남아계신다.

 

 

  큰 아이가 태어나고 엄마처럼 대바늘을 가지고 아이옷을 만들어 주려고 시도를 했었다. 결국 만들긴 했었는데, 이것이 어찌나 어려운지, 나와는 맞지 않는 것이 손뜨개라는 것을 절실히 알아버린 계기가 되었다.  책을 읽으라면 몇시간이고 읽을 수 있겠는데, 이 뜨개질은 손, 머리와 끊없이 몰려오는 허리통증을 이겨내야만 하는 대단한 작업이었다.  남들은 태교를 목적으로 손뜨개를 하고 바느질을 한다고 하는데, 나에겐 난관도 그런 난관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 시간에 수학을 풀라고 하면 풀겠지만, 손뜨개는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분명 그랬었는데, 이제 손으로 만든 물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만들기도 쉽지 않지만 관리가 힘들어서 스웨터를 좋아하지 않는 내 눈에 스웨터가 들어오고 투박하지만 정감어린 장갑과 워머가 들어오니 참 이상한 일이다.

 

 

  진선아트북에서 나온 책들이 공존의 히트를 치고 있다. 그림그리기를 시작으로 자수를 놓는 법이 나오더니 이제 북유럽 스타일의 손뜨개법까지 나와서 사람들 마음을 들썩거리게 만들고 있다. 이게 뭐야 하고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곱다. 표지 모델로 나온 예쁜 소녀랑 소녀가 하고 있는 소품들이 아기자기 하여 예쁘기도 하지만, 이 속에 실려있는 소품들이 혹하게 만든다. 한번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꿈틀꿈틀 치솟으로려 하고 있다.  에스토니아 스타일 모자 목도리를 보면서 이런게 있을까 싶었는데, 빙글빙글 둥글게 떠서 완성한 뒤 모자로 쓰고, 남은 한쪽을 목에 둘둘감는 모양새가 굉장히 재미있다. 모자와 목도리를 북유럽풍으로 바꾼것도 재미있지만, 아이디어가 독특하고 둘렀을때 굉장히 멋스럽다.

 

 

  손뜨개 소품에 주요 소재는 워머와 스톨이다.  무릎 위에 가볍게 덮거나 큼직하게 만들어 어깨에 두르기도 하는 스툴과 귀여운 디자인의 워머는 디자인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낸다. 그뿐이 아니다. 단추 달린 넥 워머는 세개의 단추로 옷의 스타일에 맞춰서 자유롭게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보여준다.  책은 다양한 소품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지만, 레슨용 책답게 배색뜨기를 알려주고 있다. 너무 느슨하거나 팽팽하면 균등하게 예쁜 뜨개코를 만들 수 없다는 내용이 나오고, 많이 해보는 것이 확실한 요령을 알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준다. 요령과 함께 이 책의 가장 장점은 멋진 소품들의 '기호도'가 나와있다는 것이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한두번쯤은 대바늘 뜨기를 했기에 다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오랜 시간 손을 놓아서 그런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책은 대바늘뜨기의 기초부터 시작해서 알려주고 있다.  겨울이 다가온다.  겨울밤 엄마의 손끝에서 만들어 지던 조끼와 모자가 참 그리운 계절이다.  나도 아이를 위해서 한번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이 이 책을 보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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