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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스타일 손뜨개 소품 2 - 북유럽 스타일에 로맨틱을 더한 두 번째 손뜨개 레슨 ㅣ 북유럽 스타일 시리즈
주부와생활사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시절에 엄마는 항상 뜨개질을 하셨다. 내 기억으로는 뜨개질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세월이 흘러 엄마한테 여쭈어보니 소일거리고 옷의 보풀을 제거하는 일을 하셨다고 하신다. 그 모습이 왜 내겐 엄마가 항상 뜨개질을 하셨다고 생각을 했을까 생각해보니 어린시절 내가 입었던 옷들이 거의 엄마가 만들어 주신 옷들이라 그랬던것 같다. 아빠가 입으셨던 조끼도, 내가 입었던 털 스웨터와 겨울내내 나와 함께 했던 모자와 폭신한 장갑도 모두 엄마 솜씨셨다. 인형을 갖고 싶어 하던 내게 엄마가 만들어 준 인형은 빈 콜라병에 옷을 입히고 얼굴과 머리카락을 만들어 주셨던 인형이었는데, 그 인형이 어찌나 예뻤는지 겨울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가지고 가니 선생님이 감탄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 엄마의 자리는 언제나 제봉틀 옆이나 앉은뱅이 책상 앞이셨고. 그곳에서 뜨개질을 하시고, 재봉질을 하시고, 앉아서 책을 읽으시던 모습이 엄마의 모습이었다. 이제는 눈도 나빠지시고, 기력도 예전같지 않으시지만, 여전히 내 머릿속 엄마는 그런 모습으로 남아계신다.

큰 아이가 태어나고 엄마처럼 대바늘을 가지고 아이옷을 만들어 주려고 시도를 했었다. 결국 만들긴 했었는데, 이것이 어찌나 어려운지, 나와는 맞지 않는 것이 손뜨개라는 것을 절실히 알아버린 계기가 되었다. 책을 읽으라면 몇시간이고 읽을 수 있겠는데, 이 뜨개질은 손, 머리와 끊없이 몰려오는 허리통증을 이겨내야만 하는 대단한 작업이었다. 남들은 태교를 목적으로 손뜨개를 하고 바느질을 한다고 하는데, 나에겐 난관도 그런 난관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 시간에 수학을 풀라고 하면 풀겠지만, 손뜨개는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분명 그랬었는데, 이제 손으로 만든 물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만들기도 쉽지 않지만 관리가 힘들어서 스웨터를 좋아하지 않는 내 눈에 스웨터가 들어오고 투박하지만 정감어린 장갑과 워머가 들어오니 참 이상한 일이다.

진선아트북에서 나온 책들이 공존의 히트를 치고 있다. 그림그리기를 시작으로 자수를 놓는 법이 나오더니 이제 북유럽 스타일의 손뜨개법까지 나와서 사람들 마음을 들썩거리게 만들고 있다. 이게 뭐야 하고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곱다. 표지 모델로 나온 예쁜 소녀랑 소녀가 하고 있는 소품들이 아기자기 하여 예쁘기도 하지만, 이 속에 실려있는 소품들이 혹하게 만든다. 한번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꿈틀꿈틀 치솟으로려 하고 있다. 에스토니아 스타일 모자 목도리를 보면서 이런게 있을까 싶었는데, 빙글빙글 둥글게 떠서 완성한 뒤 모자로 쓰고, 남은 한쪽을 목에 둘둘감는 모양새가 굉장히 재미있다. 모자와 목도리를 북유럽풍으로 바꾼것도 재미있지만, 아이디어가 독특하고 둘렀을때 굉장히 멋스럽다.

손뜨개 소품에 주요 소재는 워머와 스톨이다. 무릎 위에 가볍게 덮거나 큼직하게 만들어 어깨에 두르기도 하는 스툴과 귀여운 디자인의 워머는 디자인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낸다. 그뿐이 아니다. 단추 달린 넥 워머는 세개의 단추로 옷의 스타일에 맞춰서 자유롭게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보여준다. 책은 다양한 소품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지만, 레슨용 책답게 배색뜨기를 알려주고 있다. 너무 느슨하거나 팽팽하면 균등하게 예쁜 뜨개코를 만들 수 없다는 내용이 나오고, 많이 해보는 것이 확실한 요령을 알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준다. 요령과 함께 이 책의 가장 장점은 멋진 소품들의 '기호도'가 나와있다는 것이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한두번쯤은 대바늘 뜨기를 했기에 다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오랜 시간 손을 놓아서 그런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책은 대바늘뜨기의 기초부터 시작해서 알려주고 있다. 겨울이 다가온다. 겨울밤 엄마의 손끝에서 만들어 지던 조끼와 모자가 참 그리운 계절이다. 나도 아이를 위해서 한번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이 이 책을 보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