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서간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1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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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편지를 쓴것이 언제였는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가끔 아이에게 쓰는 쪽지가 있긴 하지만, 편지라고 하기엔 너무 짧은 글이고, 아이 역시 쪽지를 편지로 생각하지는 않는것 같다.  그래도 편지는 받고 싶다.  생일때마다 아이와 남편에게 원하는 선물은 언제나 장문의 편지다.  편지를 쓰기 위해서는 그 시간만큼은 오로지 그 사람만을 생각해야 하니 말이다.  언제부턴가 편지는 손 편지가 아닌, 이메일이 되어 버린 지금, 세편의 다른 편지 글들이 미나토 가나에에 의해서 가슴 서늘하게 보여지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편지로만 이루어진 독특한 글이다.  처음엔 이런 말도 안되는 것이 있을까 싶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편지를, 그것도 이렇게 장문의 편지를 쓰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  <십 년 뒤의 졸업 문집>속에서는 왜 편지를 써야하는지가에 대한 의문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말도 안돼 하면서 한편의 이야기를 읽고 난 후에는 아무런 저항 없이 나머지 이야기들을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말았다.  <왕복서간>의 문을 여는 것은 십 년 만에 만난 고교 동창생 사이에서 행방불명된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 릴레이 편지 형식의 <십 년 뒤의 졸업 문집>이다.  사라져 버린 친구. '월희전설'을 배경으로 행방불명된 지아키에 대한 친구들의 생각은 서로에 입장에서 다른 모습으로 보여지고 있다. 

 

 하나의 사건속에 함께 있었던 아이들.  그 아이들의 현재 생활을 알고 싶어하는 마치코 선생님과 부탁을 받은 오바 선생님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십 년 뒤의 숙제>.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여섯 아이들의 시선은 모두 다르다.  오바군이 마호를 시작으로 리에를 만날 때 까지, 그들이 알려주는 마치코 선생님의 이야기는 한사람을 이야기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이했다.  하지만, 그 보다 왜 선생님이 오바군에게 이런 부탁을 했는지를 알게해주는 마지막 편지글로 인해서 이 글은 가슴 따뜻한 스승의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주고 받는 왕복서간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처음은 국제자원봉사로 외국에 나가있는 연인과의 단순한 연애편지였다.  중학교 동창이었다가 오랜 연인이 되어버린 준이치와 마리코.  이들의 일상적인 연애편지는 편지가 오고가면서 중학교 시절에 있었던 이야기로 흘러들어간다.  20일이상이 걸린다는 그들의 편지는 중학교 시절로 돌아가면서 왜 그랬을까를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면서 <왕복서간>에 실려있는 세편의 글 중 가장 큰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엔 이야기니까 이런 반전이 있을꺼야 하고 생각을 했었고, 그 후엔 또 다시 나오는 이야기는 어허~하고 외치다가 다시 한번 사랑을 이야기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편지'와 그에 대한 '답장'으로 이루어진 <왕복서간>은 대화이면서 일방적인 서술이다.  '이 편지가 도착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 일주일? 아니 열흘? 그보다 더 걸릴까?... 이게 지금 우리 사이의 시간과 거리야.  이러면 오늘 있었던 사소한 일들이나 일시적인 감정을 쓸 수는 없겠어.' (p.182) 처럼 이 시간과 거리는 편지라는 형식을 통해서 과거로 보내지기도 하고 현재로 남아있기도 한다.   작가는 이야기 한다.  '편지라서 하게 되는 거짓말!  편지라서 허락하는 죄!  편지라서 가능한 고백!'이라고 말이다.  3편의 이야기들은 연작 미스터리로 되어있지만, 이 미스터리는 두렵고 가슴 서늘한 그런 미스터리가 아니다. 하나 하나의 이야기속에 들어있는 것은 사랑이다.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들 속에 들어있는 이야기들은 불신을 이야기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따뜻하다.  편지로 고백하는 이야기들. 숨길 듯 내면에 감추고 있다가 봉인된 과거를 풀어내면서 사랑으로 펼쳐내고 있는 이야기 <왕복서간>.  미나토 가나에에 그 전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다.  지금에야 미나토 가나에를 알게 되다니... 그녀의 이야기들이 궁금해 지는 이유는 그녀가 풀어내는 이 모든 사랑이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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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몽 2 - 왕의 전설
김시연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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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종시대 이야기가 드라마를 통해서 나오고 있다.  철종을 이야기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현대를 살고 있는 의사와 함께 풀어져 나오고 있다.  알면 보인다고 했던가?  이몽을 통해서 만났던 철종으로 인해서 드라마 속 흥선군과 고종이 될 아이의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몽(異夢).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사랑밖에 모르던 왕과 왕이 아닌 권력이 필요한 사람들의 눈에 비치던 왕이라는 자리를 두고 다른 곳, 다른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이야기가 펼쳐지는 있는 이몽.

 

 

 

누구에게는 사랑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사랑이 세상의 전부일 수도 있다.  하필 왕은 사랑이 전부인 사람이다.  사랑이 전부인 왕은 살벌한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군왕으로서의 치명적 결함이다. 왕이 살기를 거부한다면 곧 기왓개미처럼 무너져 내릴 것이다.(p.33)

 

 봉이가 죽었단다.  왕의 정인이 그렇게 죽었단다. 왕의 정인을 살리기 위해서 애쓰던 사람들이 있었건만, 왕의 정인을 살릴 수가 없었단다.  왕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싶었던 사람들.  그들의 눈에 왕의 정인은 죽어야만 하는 인물이었으니 말이다.  "이제 자전마마가 알고 있던 왕은 세상에 없습니다.  소자는 이미 죽었습니다.  봉이를 죽이신 날부터 소자 또한 죽은 것입니다. 껍데기만 살아 있음입니다."(p.75) 그렇게 효성스러운 왕의 입에서 포악한 말이 터져나오고, 이렇게 왕의 사랑이 떠나가면서 조선의 왕도 죽어버렸다.  새로운 세상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꿈이었던 왕의 죽음은 아무것도 남지 않는 안동 김씨의 나라만을 남겨놓고 있었다.

 

 한둘의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닐지언데, 왕은 힘이 없었다.  바꾸고자 하지도 않았다.  아무 힘이 없는 왕이었으니까.  경평군이 "조선이 왕동 김씨 나라입니까? 아니올시다!  조선은 전하의 나라입니다.  백성들의 나라란 말입니다. 생령들의 어버이는 안동 김씨가 아니라 바로 전하이십니다.'(p.266)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것 때문에 경평군은 죽었다.  그런 왕이 무엇을 할수 있었을까?  왕의 아이들은 모두 죽었다.  살아있는 아이마저도 정상인 아이가 없었다.  춘약의 빠진 왕은 자신과 같은 아이를 원치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의 아이를 원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세상이 힘들어져 가고 있었고, 힘든 세상은 왕만을 힘들게 하는것이 아니었다.  왕을 믿는 백성들의 눈에 이제 왕은 그들의 전부가 아니였으니 말이다.

 

 권불십년이라고 했던가?   분명 안동 김씨의 나라는 허울 뿐인 전주 이씨의 나라가 아닌, 완벽한 절대 권력을 지닌것처럼 보였다.  견제 세력도 감히 토를 달 사람도 없는 완벽한 절대 권력.  하지만, 권불십년이 어불성설인 듯 보이던 안동 김씨의 권력도 순원왕후의 죽음과 함께 풍양조씨 세력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순원왕후의 죽음. 그리고 모든걸 잃은 철종의 죽음.  후대가 없는 철종을 이을 왕은 누구일까?  난봉꾼 행세을 하면서 살아남은 왕족.  똑똑하면 죽을수 밖에 없었던 왕족 중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자.  흥선군의 2자, 익성군. 그렇게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제 이씨 조선이 다시 태어날수 있을까?

 

 역사를 알고 있다.  그 역사가 사실인지 허구인지는 책을 읽을 수록 알수가 없는 이상한 관계속에 놓여있다.  분명 내가 알고 있던 역사는 이러이러 했건만, 하나의 사건을 다룬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면 또다른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무능한 왕의 표본이였던 '강화도령' 철종이 지존의 몸이면서도 누명과 왜곡과 냉대로 점철된 것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의 사랑이 보이기 시작한다.  승자의 기록인 역사로 내가 알수 없었고,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던 이야기들.  소설은 소설이다.  그러기에 김시연 작가가 만들어낸 철종속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는 허구인지 사실인지 알수가 없다.  하지만, 그녀로 인해서 인간 이원범을 들여다 볼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한다.  김시연 작가를 만나지 못했었다면, 아직도 내게 철정은 유약하고 조선왕조 28대 왕중 참 못난 왕으로만 남아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지금, 사랑에 모든 것을 걸었던 왕이 남겨둔 사랑. 선사와 사유수의 사랑이야기는 읽는 이들의 몫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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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감정에 대하여 - 두뇌 연구 ㅣ 교양과학 오디세이 1
잔 루프너 지음, 김영숙 옮김 / 자음과모음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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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문고 출판사 ‘데테베(dtv)’의 자연과학 입문 시리즈(전12권)가 '교양과학 오디세이'로 완역 출간 되었다.  처음 책을 봤을때는 이책을 어떻게 읽나 하고 걱정부터 앞섰다.  과학에 관한 책들은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내 경우는 말이다.  이야기를 풀어 쓴 책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자음과 모음의 역사공화국 시리즈와 철학자 시리즈를 좋아한다.  수학이나 과학처럼 딱딱 떨어지는 것들은 어렵다부터 나온다.  이 딱딱 떨어지는 이야기들이 왜 이렇게 두렵게 다가오는지 모른다.

 

 

 이 시리즈의 기획 의도는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나왔단다. 자연과학과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 분야들을 두루 선별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것. 뇌 연구, 양자 물리학, 생태학, 유전학, 복잡계 등, 현대 과학의 여러 분야에서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지식과 이론을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할 뿐만 아니라, 과학 잡지 편집자, 동물원 연구원, 청소년 문학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저자들이 일반 대중을 상대로 쉽게 풀어서 전달하도록 힘을 기울였다고 되어있다.   독일어판 편집자 서문에 보면, 전문가들 조차도 전공 분야를 하눈에 파악하지 못하는 책이 아니라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이론을 누구나 알기 십게 설명한다고 되어있다.  그렇담, 한번 도전해 볼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편집자 서문을 읽으면서 스쳐간다.

 

 토머스 하비Thomas Stoltz Harvey가 외과용 메스를 갖다 대었을 때로 시작하는 본문의 내용은 시선을 잡아 끌기에 충분했다.  어디에 외과용 메스를 갖다 대었을까?  천재중에 천재라는 아인슈타인 사후 7시간만에 토머스 하비가 천재의 뇌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분명 일반 범인과는 다를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자연 과학자의 작은 회색 세포들을 200개의 표본으로 만들었다.  미국이나 유럽 남성의 평균 뇌 무게는 1400g이었는데, 천재 과학자의 뇌의무게는 1200g이었단다.  간혹, 어른들이 말씀하시길 머리가 커야 들어가는것이 많다는 것은 이 천재 과학자의 뇌 무게로 어불성설이 되어 버리는 순간이었다.

 

 육체와 정신의 관계에 어떨까?  이러한 궁금증은 옛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어떻게 보고, 듣고, 냄새를 맡고 말을 하는가?  어떻게 생각을 하는가?  19세기 과학자들은 이런 물음들에 답하기 위해 죽은 자들의 뇌 연구로 뇌과학 논쟁의 포문을 열었고,  저자는 최근까지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뇌에 관한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알기 쉽고 간결하게 정리하고 있으며, 지능과 자유의지 같은 미완의 영역과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천재적인 기계라는 타이틀을 걸면서 저자는 뇌 여행의 포문을 열고 있다. 이 천재적인 기계는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그 여행의 길을 지나면,  뇌의 내부 여행인 멋진 신세계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  두리뭉실 시처럼 적혀있는 듯 하지만, 과학자도 아닌 독자가 이야기를 쉽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유가 있다.  이 책은 무작정 쉽게 쓰기보다는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을 전달하며, 각각의 주제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과학 전공자들 또는 예비 과학자들에게 좋은 개요서로서 많은 도움을 줄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교양과학 오디세이 시리즈 12권을 다 만날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가 없지만, 분명 이 책을 다 만나게 된다면 내 눈에 과학이 새로운 세상으로 다가올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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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등생 논술 2012.6
우등생논술 편집부 엮음 / 천재교육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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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뜬금없이 큰아이가 작년에 읽었던 우등생 논술을 찾기 시작했다.  열심히 읽지 않는것 같아서 몇 주전에 정리를 해버렸는데, 자기책을 정리를 했다고 난리가 났다. 잡지책 정리 했다고 난리를 치더니만, 6월호는 봤으면 좋겠다고 사정을 하는게 아닌가?  '잡지는 그냥 도서관에서 빌려서 봐'하고 이야기 하려다가, 이번호는 만나게 해주자 싶어서 근 1년만에 '월간 우등생 논술'을 만났다.  예전에도 그랬나 싶은데, 우등생 논술과 우등생 과학이 천재교육에서 나오고 있다.  큰 아이는 과학보다는 논술이 훨씬 좋다고 하니, 아이의 의견대로 '월간 우등생 논술 6월호'로 낙점이 되었다.

 

 

 작년에도 이랬던가?  한장 한장 넘기는데, 여간 재미있는게 아니다.  큰아이와 작은 아이가 읽고 나서 내게 건네진 잡지를 읽는데, 수준이 제법 높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다. 재밌다.  6월호는 <한국전쟁>을 다루고 있다.  가장 주를 이루는 것이 특집으로 다룬 '한국전쟁을 아시나요?'이지만, 이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으로 눈길을 머물게 하는 것은 '에릭칼 한국 특별전'에 관한 내용이다.  어느집에나 영어를 처음 시작할때는 에릭칼의 책을 가지고 '노부영'을 시작한다.  우리집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에릭칼의 그림은 아이들에게 정겨운 친구같은 존재다.  ' Brown bear, Brown bear, What do you see?'를 시작으로 'Today is Monday'와 ' The very Hungry Caterpillar'까지 아이들이 노래를 부리기 시작한다. 행복한 에릭칼 전을 뒤로하면 큰 아이를위한 <우논 토론 배틀>이 시작되다.

 

 

 <우논 토론 배틀>은 아이들의 생각과 준비과정이 상상 이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을 위한 동물실험은 바람직한가?'를 주제로 찬반베틀을 펼치고 있는데, 동물실험이라는 주제아래서 동물들의 권리와 함께 동물실험을 통한 발견과 동물실험의 3R원칙(필요한 실험 동물의 수를 줄이고, 동물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최대한 적게 하고, 동물실험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채체하자)뿐 아니라, 동물실험의 한계등을 베틀에 참가한 학생들이 알려주고 있다. 이 많은걸 어떻게 찾아냈을까 싶을 정도로 심도깊게 준비를 하고 있다.

 

 백씨형제와 신씨자매의 한판승부와 삼촌따라 세계여행 <필리핀>을 거쳐서 리얼드라마인 <형제는 용감했다>를 넘어가면, <이달의 알짜뉴스>가 나온다.  상당한 내용들이 나와서 아이가 읽을까 생각을 했는데, 대선부터 김용 세계은행 총재, 수원사건과 인터넷 마녀사냥까지 많은 부분을 알고 있는것에 깜짝 놀랐다.  이달의 알짜뉴스는 어른들이 보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정보를 담고 있다.  그리고 나오는 특집기사.  <한국 전쟁을 아시나요?>하면 굉장히 딱딱할 것 같은데, '더킹 2Hearts'라는 드라마를 페러디해서 한국전쟁을  소개해주고 있다.  이렇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를 속결로 페러디를 하다니, 편집부의 능력이 대단하다.

 

 

 조금 지루할만하면 만화가 튀어나온다.  음식도 만들고, 판타지 만화도 나오고, <빅토리아의 위험한 유산>같은 로맨스도 나온다.  어린시절에 동생과 함께 읽었던 챔프가 생각나는 건 이 만화들 때문이다. 그렇다고 만화만 끌리는 것은 아니다.  나를 행복하게 한건 현덕 선생님의 동화 <하늘은 맑건만>이었다.  현덕선생님을 많이 좋아한다.  현덕선생님의 글을 이렇게 만나다니, 어찌나 반갑던지... 물론, 아이들에겐 그리 인기가 있진 않았지만, 내겐 우등생 논술 6월호에서 가장 좋은 코너였다.

 

 

 중간중간 광고가 많이 있어서 210페이지가 그리 두껍게 여겨지지 않는 잡지 <월간 우등생 논술>.  책을 다 읽고 나니, 아이들은 독자퀴즈에 응모하겠다고 부산하다.  <토요식당 요리사>도 응모하고 싶고, <독서 포토폴리오>도 하고 싶고, <시사퀴즈>와 <플러스 퀴즈>의 정답도 보내야만 한단다.  책 한권에 보낼 정답이 굉장히 많다.  어떤것은 책을 읽기만 하면 알수있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지만, 아이들을 동참시키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애독자 선물 대잔치의 선물들이 빵빵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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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몽 1 - 운명의 택군
김시연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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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알고 있던 철종은 어떤 사람이었던가 생각을 해보왔다.  조선왕조 500년 역사속에서 '강화도령'이라 불리던 일자 무식의 왕.  사도세자의 증손이고 3대가 역적죄로 강화도에 유배되었던 인물. 삼정의 문란이 극에 달했고,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에 주색에 빠져 민초들의 삶을 돌아보지 않았던 인물.  나라가 험해 동학이 성행했던 시기 역시 철종 때 였다.  조선의 25대의 왕.  내가 알고 있는 철종이다. 이렇게 왕이지만 별볼일 없던, 나라를 좀 먹었던 임금이라 여겼던 왕, 철종이 인간, 이원범으로 다가왔다.  단 하나의 사랑에 목을 메는 사랑밖에 모르는 남자가 내게 다가왔다.

 

 

단 한 번도 와본 적 없는 낯선 섬, 그러나 왠지 익숙한 곳,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오랫동안 유배생활을 했던 곳, 이제는 3대가 대를 이어 역적 죄인으로 귀양생활을 해야 할 곳... 바로 강화도, 그 섬이었다. (p.21)

 

 왕족은 이러했다. 이러해야만 했다. 흥선군 처럼 난봉꾼으로 모두가 머리를 돌리지 않는 이상은 능지처참 당하는 형제의 모습을 보면서, 아무 잘못이 없어도 민초들의 돌을 맞아가면서 살기위해서 움직여야만 했다. 그래야만 살수 있었다.  그렇게 사도세자의 증손, 경응과 원범은 형의 살이 찢겨 나감을 목숨과 바꾸어 그들의 목숨을 이어나간다. 이렇게 왕실에 씨가 말라갔다.  조선 중기 부터 왕권을 위협할 만한 혈족들은 이렇게 사정없이 제거되어 갔다.  세도정치다.  순조때부터 이어지는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의 외척의 권력 다툼은 힘없는 임금을 핫바지로 만들고,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려고 하고 있었다.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에게 새로운 임금이 필요해진 것은 스물 두살에 헌종의 죽음 때문이었다. 후사가 없던 헌종. 왕실에 씨가 말라버렸고, 누구든지 순원왕후가 조정하기에 딱인 인물이 필요했다.  없던 후사도 만들어 버리는 권력에 눈이 먼 사람들.  "제왕의 사주이던가?" "아닙니다. 누님! 그래서 택한 것입니다"(p.87) 제왕의 사주가 아닌 자. 한여름의 촛불 처럼 뜨겁지도 밝지도 않은 그저 그림 한장 보일 만한 빛, 겨우 한 손만 녹일 수 있는 그런 사주를 가진자가 다음 왕이 되어야만 한단다.  순원왕후의 손에서 놀아날 수 있는 자, 스물이 되지 않아, 순원왕후의 양자가 될수 있는 자, 그가 이원범. 역적이라하여 강화도로 유배를 보낸 '강화도령'이었다.

 

 소학도 떼지 못한 일자무식의 원범. 그저 종친이라는 이유로, 전주 이씨의 피를 받았다는 이유로 왕이 되어야만 한단다.  강화도에 있는 정인, 봉이를 두고 가야만 한단다.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는데, 그녀를 두고 가야만 한단다.  원하지도 않은 삶을 살기 위해서 야무진 정인을 두고 가야만 한단다.  가을이 되면 혼례를 올리기로 한 고운 정인을 두고 가야만 한단다.  그렇게 이원범은 철종이 된다.  왕이 될 수밖에 없었던 가혹한 운명이기에 왕이 되어 버렸다.  열아홉 해, 민초들의 삶을 모두 버리고 익숙하지 않는 왕이 되어, 처음 본 할머니를 '자존마마'라 부르며 왕이 되어 버렸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곳, 원범을 강화도에서 데리고 온 도승지와 상선, 그리고 보모상궁.  이들외에 믿을 수 있는 인물이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들은 힘이 강한 자들이 아니다.  곤욕스러운 왕노릇과 함께 왕궁밖, 또 한명의 왕손.  살기위해 난봉꾼이 되어버린 흥선군이 아들을 키우기 시작한다.  전왕의 아저씨뻘이 되는 사람이 왕이 되는 세상. 전주 이씨가 아닌 안동 김씨가 조선의 왕이 된지 너무 오래 되었다. 이씨성을 가진 자.  그의 아들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길고 긴 세월을 숨죽이며 살아온 그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조선왕의 계보를 역사 소설들로 익혀버린 듯 하다.  아이책으로 몇 주전에 정조와 순조의 이야기를 읽었는데, 그 다음에 만난 인물이 철종이다.  어렸을 때, '태정태세문단세...'하면서 외웠던 계보 보다 책으로 만난 왕들은 살아서 움직이고 그들의 삶을 통해서 민초들의 삶을 마주보게 된다.  철종 역시 그렇게 만났다.  내가 알고 있던 그런 인물이 아닌 조선 역사상 가장 슬픈 운명을 타고난 비운의 왕으로 역사학자 김인호 교수의 추천사처럼 시대의 벽을 뚫고 150년 말에 재발견되어 나타났다.  왜 그럴수 밖에 없었느냐를 이해하게 해주고 있다.  지존이라는 왕이 허수아비가 되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순원왕후 뒤에 김좌근이, 그리고 그 뒤에 나합이 어떻게 조선을 혼란의 극치로 만드는지, 정치도 뭣도 아닌 부패한 권력에서 시궁창 냄새를 풍기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아직 2권으로 들어가지 않아, 철종의 운명을 알면서도 애써 부인하려 함은, 그의 운명이 너무나 가혹하기 때문이다. 조금은 행복해지지 않을까? 정인을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소설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역사 소설이기에 그러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인간, 이원범이 너무나 애처로와 그의 편에 서게된다.  그리고 그렇게 2권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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